73 가지치기
손님들 중에는 업소에 이익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나쁜 영향을 지속적으로 끼치는 손님도 있다.
이때는 가지치기를 통해 업소에 활력소를 주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잘라버린다면 그로 인한 역효과도 클 것이고 굵은 줄기를 잠시 메말랐다하여 잘라버린다면 결실의 풍요함을 잃게 됨은 물론 자칫 그 나무의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손님을 가려내는 방법은 생각 외로 단순하다. 우선 어릴 적 미술시간으로 돌아가 빨간 사과나무 한 그루를 그려보자. 그 다음에 나무기둥에다 상호를 적어놓고 가지마다 손님 층을 기여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해 놓는다.
예를 들어 1번 줄기는 주고객인 여성층 50%, 2번 줄기는 신세대 유동인구 20%, 3번 줄기는 단골 단체손님 15%, 일반손님 15%로 식으로 이익의 정도에 따라 가지 굵기를 정한다.
그리고 나서 공짜만 찾는 손님이라든지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손님, 하루 종일 주차시켜 놓고 연락 없는 손님, 알바를 괴롭히는 손님 등등 희한한 손님들을 가려내 사과나무와 비교해보고 그중 어느 줄기에도 해당이 안 된다면 정중하게 출입을 거절해라.
물론 기여도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야겠지만 설령 매출에 부분적 감소가 있더라도 전체를 위해 썩은 부분은 도려내야 한다.
더욱이 어린 학생들이 지나치게 애정표현을 한다든지 담배를 피운다든지 혹은 불량한 자세로 누워 주위에 눈 쌀을 찌푸리게 한다면 그 또한 타일러야겠지만 반대로 나이 드신 분들이 생맥주 몇 잔에 내 집인 냥 편하게(?) 활보를 하며 화장실이나 소파에 영역을 표시해 놓고 고성방가를 한다면 주인은 필사적으로 이들의 출입을 막아야한다. .
하지만 이때 주의 할 점은 1,2,3,4줄기 모두 소중히 다뤄야하지만 그 중에서도 2,3번 줄기는 기여도는 낮아도 한층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
그 이유는 2번 줄기의 단체 손님은 전체손님 층과도 동시에 맞물려있어 자칫 주인이 소홀히 대한다면 다른 줄기에까지 영향을 끼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3번 째 신세대 층 역시 잘 먹고 잘 쓴다.
이들은 매우 유동적이라 주인의 친절한 써비스만이 확실한 호객 수단이 되는데 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결국 업소는 오랜 팝송이 들리는 흐린 날의 기억들로 가득 찰 것이다.
더욱이 고정화된 시각으로 새순을 잘라버리면 꽃은 피지 않아 열매는 열리지 않을 것이고 작은 가지를 잡아 당겨 큰 나뭇가지를 부러뜨린다면 둥지 위의 새는 날아가 버리고 말 것이다.
벌레 없는 나무는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법, 솎아내되 애정을 갖고 보살펴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