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고문당했다"는 김영환씨… 병원서 '뇌 사진'을 찍어보니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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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고문당했다"는 김영환씨… 병원서 '뇌 사진'을 찍어보니 '충격'

전주=김창곤 기자

고문탓인지는 정밀검사 필요

중국에서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한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의 얼굴에서 고문에 의해 생겼다고 의심할 수 있는 타박상 흔적이 발견됐다.

김씨는 8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에 있는 삼성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눈과 광대뼈 사이의 근육과 뼈에서 정상으로 볼 수 없는 조직(화살표 아래 검게 보이는 부분)이 발견됐다.

이 병원 심용식 원장은 "외부 가격에 의한 흉터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원장은 "눈 아래엔 통증을 민감하게 느끼는 신경 조직이 분포해 있다"며 "김씨가 머리는 맞지 않았으나 눈 아래를 집중 가격당했다고 말하고 있어, 고문 기술자들에 의해 입은 손상이 흉터로 남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심 원장은 "김씨의 눈 아래 피부 조직도 정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에 의해 전기고문 받은 사실을 폭로한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환씨가 8일 전주의 한 병원에서 고문 사실 입증을 위한 건강 검진을 받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8일 촬영된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환씨의 얼굴 MRI. 눈과 광대뼈 사이(화살표가 가리키는 검게 표시된 부분)의 세포조직이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MRI를 촬영한 전주 삼성병원 심용식 원장이 밝혔다. /연합뉴스·전주삼성병원

심 원장은 하지만 "고문 흔적인지를 확인하려면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 대학병원 등지에서 정밀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 MRI의 해상도는 종합병원 MRI보다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의학자들은 이 영상만으로 고문 흔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법의학자는 "구타를 당했다는 시점으로부터 4개월이 지났다"며 "당시 세포가 손상됐더라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도 "검게 보이는 부분이 코를 중심으로 너무 정확하게 대칭을 이루고 있는 점은 구타의 결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영환씨는 "법의학 전문가와 전문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고문 여부를 입증할 수 있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다음 주께 정부와 협의,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 삼성병원 심 원장은 김영환씨가 편집위원으로 있는 계간지 '시대정신'의 이사를 맡고 있으며 김씨와 교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오전 전주의 송천연합내과에서 건강검진도 받았다. 이 병원 검사는 내장과 혈액, 소변 등 내과 검진으로 특이한 소견은 나오지 않았다고 이 병원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