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뉴스외 일반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편이 아닌데, KBS TV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모집 이야기를 우연히 보다가 양봉업 한다는 김성록님의 노래를 듣고 조금 놀랐다.
경북 영양 수하계곡에서 양봉업을 한다는 김성록님은 7.17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의 '청춘합창단' 멤버가 되기위해 오디션에 도전했다.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한 김성록씨는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를 보여 제작진의 궁금증을 자아냈다고 한다. 오디션 서두에 그는 "녹내장 때문에 선글라스를 끼고 다닌다고 했고 녹내장 때문에 까불까불한 이경규씨를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해 시력 저하로 인한 아픔을 언급해 듣는 사람들을 안타깝게했다.
그가 노래를 시작하자 심사위원단은 휘둥그레진 눈을 감추지 못했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선곡한 그는 오디션장을 울리는 풍부한 성량과 감정처리 등 완벽한 가창력을 선보여 좋은 평을 받았다.
김씨는 "서울시립합창단 출신"이라고 밝혔다. 알고보니 그는 서울대 음대를 중퇴했으며 테너 박인수 교수의 첫 제자였을 뿐만 아니라 조수미와 동기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록씨는 "이어 "내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하면 안되겠지만 여기 나오는 것이 창피한 일이다. 여기 나갔을 때 나를 아는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나만의 생각인지 그 사람의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고 지원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명예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서울시립합창단을 관두고 귀향해 양봉업을 시작했다는 이분. 녹내장이 심해 선글라스를 끼고 나온 이 양반의 맑은 노래를 잘 들었지만 그의 어두운 사연에 마음이 짠해진다.
http://youtu.be/FVWg1YjvcX8
한편, 김태원씨는 이 꿀포츠' 김성록씨에 대해 "상처받은 야수"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김성록씨는 현재 벌을 치며 살아가고 있었으나 한때 한국 성악계가 기대하던 전도 유망한 성악가였다. 하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성악계를 떠난 후 15년 간 초원에서 벌과 함께 삶을 살았다. 김성록씨는 15년 만에 다시 노래를 부르면서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와 인생사를 털어놔 남격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태원은 “박완규를 다시 만났을 때 느낌처럼 상처를 많이 받은 야수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상처가 많은 반면에 내면은 선한 어린아이 같다”고 김성록 씨에 대해 전했다. 이어 그는 “그 분과 내가 처음엔 부딪힐 수 있지만 내 예상엔 마지막에 그 분이 나하고 포옹을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OT에 참석하기 위해 KBS를 찾은 김성록 씨는 “내가 아는 거 모두 다 바쳐서 돕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