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0560코드다.
X-code 05의 특징은 너무 완벽한 상황을 꿈꾼다는 것이다.
꽃이 이 코드의 상징인데, 꽃이 필 때까지는 인정을 안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X-code 02, 03, 04의 위대성을 잘 모른다.
자기 자신이 너무 잘나 옆에 있는 사람들의 신뢰를 사기가 참 어렵다.
기본적으로 낮은 데로 임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항상 뒤늦게 후회할 일이 많아진다.
고상한 말로 하면 종종 임계치를 넘는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작년 총선 때 여당인 한나라당이 압승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대통령 취임한 지 두 달만에 치르는 선거는 대개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이 싹쓸이를 하는 법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가까스로 150석을 넘겼다. 사실상의 패배였다. 나중에 마음에도 없는 무소속 친박연대와 친박연대당 의원들을 억지로 받아들였지만, 하여튼 보기좋은 패배였다. 이 패배는 사실상 임계치를 넘는 그의 만용에서 나왔다. 공천심사를 한다면서 민심에 따르지 않고 멋대로 해버린 것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공천을 하다보니 민심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로부터 몇달 뒤 미국산 수입쇠고기 사태가 일어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굳이 그때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할 이유가 없는데도 서두르다가 그만 경을 치고 말았다. 아직도 한미 FTA가 한미 양국에서 비준이 안되는데, 지금으로부터 1년 전에 우리만 서둘러 쇠고기를 개방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광우병 문제는 핑계고, 위험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시위대가 떠들던 만큼 위험한 건 아니었다. 그냥 국민 허락도 없이 멋대로 미국 가서 '전면 개방'하고 도장찍고 온 걸 주인인 국민이 화를 낸 게 촛불사건이다. 국민의 70%가 이명박에게 투표한 사람이었지만 국민의 70%가 쇠고기 수입에 반대했다. 이 사건도 거의 코미디 수준이었다. 게다가 북악산에 올라가 촛불시위를 바라다보면서 눈물졌다고 하더니 냅다 시위대를 체포해 줄줄이 감옥에 쳐넣어버렸다. 이때 그는 자신에게 투표한 사람들한테서조차 신임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노무현 대통령을 상대로 비리 사건을 몰아가다가 기어이 투신 자살하는 역풍을 맞았다. 분명히 이명박 대통령에게 악재가 되는 사건이다. 너무 몰아댔다. 임계치를 넘어선 것이다. 진작에 불기소처분을 하고 재판을 하도록 했어야 한다.
지지율 10%대에 불과하던 민주당을 순식간에 20%대로 올려주고 늘 30%대에 머물던 여당 지지율을 민주당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거의 사라졌던 노사모가 부활하여 5백만이란 추모 인파로 벌떡 일어났다. 대단한 능력이다.
지금 대북 문제도 그렇다. 이렇다 저렇다 북측에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교류를 끊어버리고 아무 노력도 안한다. 차라리 비난이라도 했으면 좋은데, 그것도 안한다. 우리 관광객 죽이고도 사과 안한다, 뭐 안지킨다, 이렇게 상대의 잘못에 대해 지적을 해줘야 하는데, 이명박은 입 딱 다물고 있기만 한다. 개성공단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 북한이 잘못했으면 잘못을 지적하고, 응징할 건 응징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냥 내버려둔다. 친박세력을 끌어안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은 채 마냥 내버려두는 것하고 비슷하다.
북한이 열받아 미칠 지경이다. 이젠 북한이 촛불시위를 시작했다. 촛불시위가 좀 과격해서 핵폭탄 터뜨리고, 미사일 마구 쏘는 건데 이건 정말 위험한 시위다.
박근혜 문제도 그렇다. 이렇다저렇다 말없이 2년이 돼간다. 이혼할 거면 하고 화해해서 잘 살 거면 잘 살아야지 각방 쓰는 기간이 너무 길다. 세상에 현역 대통령을 뜻하는 <친이 친박>이라는 말이 버젓이 횡행하는 정권은 이번 밖에 없다.
원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은 대개 정치적으로 몰락하는 법이다. 한번 생각해보라. 민주당 대선 경선,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어땠는가. 다 몰락한다. 그런데 유독 박근혜만은 대통령보다 더 센 힘을 갖고 있다. 다 이명박이 키워준 덕이다.
생각해보라. 대통령이 김영삼일 땐 다 친김영삼이고, 김대중 때도 다 친김대중이고, 노무현 때는 다 친노였다.
그렇듯이 이번에는 다 친이여야 한다. 그래놓고 그 아래에 친박근혜계, 친이재오계, 친아무개계, 이런 게 있어야지 어떻게 현역 대통령이 일개 의원하고 대등한 수준으로 떨어지는지, 그걸 그냥 2년씩이나 두고 보는지 그의 정치 감각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대통령직이 우습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계치 개념에 대해 더 배우셔야겠다.
민심을 싸늘하게 떨어뜨리는 지금의 능력은 어서 버리는 게 좋다.
임계치는 정치의 기본이다. 민심은 이 법칙에 따라 싸늘해지기도 하고 열광하기도 한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노무현을 조롱하던 국민들이 이번주 들어 이렇게 펑펑 울어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처럼 민심도 임계치가 있다.
첫댓글 우리 카페의 자유게시판에만 남아 있기 아까운 글입니다. 사안의 핵심을 꿰뚫은 글인데, 당사자는 읽을 기회가 없을테니, 안타깝습니다. 노 대통령도 국민의 인식을 아랑곳 않고 일을 추진하다 민심과 멀어졌고, 이 대통령도 똑같은 과정을 밟아가고 있습니다. 정반대 당에서 어쩜 이렇게 똑같은 행보를 보일 사람들이 연이어 대통령을 하게 되었는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위정자 복이 없는 국민인 건지... 뭐 그래도 남은 임기 동안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좀더 멋진 정치를 해 주기를 바랄 뿐이죠.
노무현 욕하는 사람들이 바로 노무현스러운 이들이고, 이명박 욕하는 사람들이 이명박스러운 이들이지요. 욕하는 수준 그대로 대통령이 뽑힌 겁니다. 우리나라 정치 문화는 댓글을 보면 압니다. 이런 수준으로 누굴 뽑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