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 라이딩 너무 환상적이었습니다. 초보를 불안케 하는 다운힐이 있었지만 그래도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도착해서 기뻤습니다. 부회장님 이하 모든 형님들의 훌륭한 가이드 덕에. 다시한번 꾸벅.
특히 그날 먼길을 운전하시고 사모님 에스코드까지 하신 총무님... 대단하십니다.
참. 강촌가는 길에 1호차에 탄 7명이 MTB가 무슨 말의 약자인지를 몰라 온갖 추측을 했었는데요...확인해 보니 정확한 용어는 Mountain Terrain Bike랍니다.
제가 연초에 읽은 수필집이 있습니다. 김훈(金薰 54)의 '자전거 여행'(생각의 나무)입니다. 김훈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가 쓴 대표적인 책 '내가 읽은 책과 세상'(1989), '선택과 옹호'(1994),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1995), '칼의 노래'(2000)로 매니아층이 생길만큼 그는 유명한 언론인이자 소설가입니다.
이사람 아주 특이하고 대단한 글재주를 가졌습니다. 2001년에는 東仁文學賞을 수상하기도 했구요. 한국일보를 거쳐, 시사저널 편집장을 하다가 지금은 다시 한겨레 신문에서 종로서를 출입하는 사회부기자노릇을 하고 있답니다. 나이 54살에 1-5년차 기자들이 들락거리는 경찰 출입기자로 다시 입문했다는 건 거의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그래서 다들 김훈을 대단하게 생각합니다.
그가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전국을 다니면서 쓴 에세이가 '자전거 여행'입니다. 아마도 그 당시 그는 백수였을 겁니다. 그는 자신의 자전거에 풍륜(風輪)이라는 이름을 붙여졌습니다. 저도 맘에 드는 자전거가 생기면 멋진 이름을 하나 붙여줄까 생각중입니다. 선배님들도 자전거에 멋진 호를 하나 붙이시죠.
사진 작가 이강빈의 풍경사진도 겻들인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죠.
책의 프롤로그 한구절 인용하면서... 그만 줄입니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락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신비'라는 말이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위의 모든 길을 다 갈수 없고 땅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