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를 오가며
오후 4시 10분전
직장을 나선다. 마산행 버스를 타기위해 산업대 앞 버스정류소로 간다. 걸어서 5분 거리. 정류소에는 부산, 마산방향과 사천, 하동방향으로 가기 위해 승객들이 평소 10-20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다. 4시안에 버스를 타야 마산에 5시에 도착하여 김해 가는 버스를 바로 탈 수 있다. 진주에서 5시에 김해행 버스가 있으나 강의시간이 7시이므로 차가 밀리면 지각을 할 것 같아 4시 버스를 타고 마산에서 바꾸어 탄다. 마산까지의 차비는 3,900원이고, 마산에서 김해까지는 2,200원이다.
버스를 타면 5-6명 정도의 승객이 있고, 개양정류소에 가면 학생들이 제법 탄다. 버스는 보통 2명씩 앉는 의자에 한명정도로 채운다. 그리고는 고속도로를 바로 진입하는 경우도 있고, 새로 난 국도를 가다가 진성에서 고속도로를 진입하는 경우도 있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린다. 고속도로는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다. 차창 밖의 광경들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본다. 내가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얼마나 내 인생에 도움이 될까?
아무튼 버스는 1시간 조금 못가서 마산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게 된다. 나는 서둘러 김해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5시 버스를 못타면 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또 시간이 바빠진다. 그래도 화장실은 들려야 한다.
마산 시내를 벗어나면 4차선 고속도로를 달려 김해까지는 30-40분이 소요된다. 차들이 배 이상 늘어나 달린다. 진영휴게소를 지나 고개를 넘으면 수많은 공장들이 보인다. 김해에는 공장이 3000개가 된다니 정말 많기도 하다. 차는 어느새 장유와 김해의 갈림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서김해 인터체인지 근처에 다다르면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서김해는 별로 밀리지 않는 편이라서 쉽게 톨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김해 흥동을 지나면서 부터는 주변의 건물들을 유심히 살핀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나? 그 곳엔 무슨 업종의 영업을 시작하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핀다.
드디어 외동 터미널 근처에 오면 더욱더 관심을 더 가지게 된다. 터미널은 언제 이전될까? 그 곳과 인접한 토지에는 무엇이 들어설까? 그리고 인근 지역에는 무슨 건물들이 더 들어설까? 버스를 내리면 다시 도로를 가로질러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택시를 타면 좋겠지만 이곳에선 택시를 타보았자 코스가 일정하고 도로가 좁아서 밀려가기 때문에 잘못하면 택시비가 5천원 이상 나온다. 버스는 보통 10여분 기다린다. 재수 좋으면 바로, 아니면 20분까지 기다린 적도 있다. 버스를 타고 김해시장을 구경하며 간다. 보통 버스는 8번이나 98번 버스로서 창원과 김해 부산을 순회한다. 그리고 매번 만원이어서 이리 저리 밀린다. 학교 앞까지는 20분 가까이 걸린다.
정류소에 내리면 6시가 조금 넘는다. 애가 있는 큐빅빌 오피스텔 309호에 간다. 애가 있으면 저녁을 같이 사먹지만 없으면 방 정리를 좀 하다가 6시 50분경에 강의실로 간다. 우리의 강의실은 701호실이다. 강의를 들으려온 동료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강의를 듣는다. 주로 강사들이 전직 국무총리, 국정원장, 감사원장, 대학교총장님과 유명대학교 교수들로서 강의 내용은 수준이 높고 배울 점이 많다. 나는 가장 열심히 필기를 하는 학생 중의 하나다. 나는 후반기부터는 주로 맨 뒷좌석에 자리를 잡는데 왜냐하면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빨리 타기 위해서다. 강의는 7시에 시작하여 8시 반 정도에 끝나는데 택시를 타고 외동 터미널에서 8시45분 마산행 버스를 타면 마산에서 정규버스인 10시 막차를 탈 수 있고 안 그러면 11시 심야버스를 타기 때문이다.
수업을 마치면 택시를 탄다. 처음에는 버스를 타려다가 몇 번이나 엉뚱한 데로 가서 고생을 하기도 하였고, 버스가 별로 많이 안다닌다. 택시를 타고 외동 터미널에 오면 시간은 10분정도, 요금은 3,500원정도 나온다. 터미널에 오자마자 마산행 완행버스를 탄다. 고속도로 경유하는 버스는 8시에 끝나기 때문에 주촌, 진영읍을 거쳐 오면 마산까지는 1시간 10분이 걸린다. 버스승객은 김해에서는 서너 사람 정도이고, 진영에 오면 학생들이 제법 탄다. 진영을 지날 때마다 나는 답답함을 느낀다. 왜냐하면 진영의 도로가에는 온통 개구리주차로 버스 통행이 어렵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창원훈련소 앞을 지나 창원시내로 들어서면 유흥가의 불빛이 휘양 찬란하다. 마산터미널에 도착하면 시간이 10시쯤 되거나 10가 살짝 넘는다. 10시 이전이면 서서 국수를 사먹고 10시 버스를 타고, 10시가 넘으면 주차장 뒤편에서 돼지국밥을 사먹고 한참을 기다려 11시 심야 버스를 탄다.
늦은 버스에는 승객이 제법 많은 편이다. 다들 무엇 하다가 이제야 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야경을 바라보며, 차안의 전자시계를 계속해서 본다. 얼마 후면 집에 도착할까? 계산을 해본다. 차안의 사람들도 대부분 눈을 감고 있다. 밤에 달리는 고속버스는 제법 빠르다. 어느새 진주 톨게이트에 도착한다. 불빛이 훤하다. 개양에서 승객을 내리고 시내로 들어와 남중 앞에서 나는 내린다. 버스기사에게 인사를 하고 택시를 바로 타거나 조금 이르면 집에까지 걷는다. 요즘은 시내가 조용하다. 12시가 안 되었는데도 영업집들이 문을 닫거나 휴업을 하는 곳이 있다. 불경기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집에 도착하면 12시가 된다. 바로 잠을 자려고 해도 왠지 피곤하면 더 잠이 안 온다. 이리 저리 뒤척이다 1시가 넘어야 잠이 든다.
* 왜 승용차를 안타냐고? - 내가 이 과정을 선택할 땐 세상을 더 많이 알고 싶어서였다. 그러므로 내가 버스를 타고 때로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인생에서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