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사회인으로서 발을 내딛고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서 가지게 된 취미가 바로 오디오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오디오가 아니라 음악감상이라고 해야겠지요.
"오디오는 음악을 듣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라는 것이 신조입니다.
동호회 활동을 하다보니 본말이 전도되어
정작 음악이 주는 감동보다도 오디오가 주는 소리의 변화에 더 깊이 빠져드는 분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물론 그 또한 개인의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옳다, 그르다라는 가치판단의 영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조대로 앞으로도 오디오 자체에 깊이 빠질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미 학창시절 제 마음을 설레게 했던 JBL 대구경 스피커의 커다란 우퍼와 파란 배플
McIntosh 앰프의 파란 창으로 Jazz를 듣는 즐거움은 이미 충분히 만끽하고 있으며
지금도 만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 결혼을 앞둔 후배나 지인들로 부터
추천을 부탁받게 됩니다. '적당한 오디오 좀 추천해 주십시오'라구요.
그럴 때는 솔직히 아주 난처해집니다.
내 눈높이에 맞추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사람이 음악을 듣는 취향이라든지 공간, 예산 등
여타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나는 마음에 들지만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경우
의도와 다르게 난처해지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오디오를 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세계로 발을 들이는 것은 좋지만 오디오라는 취미 자체가 그리 좋은(?) 취미라고 판단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정말 친한 분이 추천을 해달라 하면
저는 조심스레 티볼리를 추천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사용방법 및 AS가 간편해야 한다.
물론 신품가가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대로 중고 오디오 기기로 셋팅을 할 경우
하이파이적 측면에서 소리는 분명 더 좋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10년 이상 묵은 기기들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트러블 발생의 소지가 다분합니다.
막상 한 번 겪어보시면 아주 번거로워 집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로 인한 시간낭비와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제대로 고칠 수 있다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또한 케이블이나 장식장, 스피커 스탠드 등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게 됩니다. 제품의 전원도 미국이나 일본제품의 경우 100V - 117V이므로
일반 변압기를 사용하여야 하는데
분명 득보다 실이 더 많게 됩니다.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차폐트랜스나 AVR까지 고려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비용이 수십만원은 그냥 날라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국내 대리점과 AS망을 갖춘
정식으로 국내에 통관 된 제품이 좋습니다.
두번째, 가격이 어느 정도 접근가능해야 한다.
돈만 많으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집니다만 이는 논외로 쳐야 할 것입니다.
사실 티볼리의 경우에도 가격대 성능비로 따지자면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세번째, 안사람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 가장 중요함
가장 중요합니다. 일단 가전제품 중 특히 오디오는 디자인적 측면이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본질적으로 인간의 감성에 부응하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소리가 좋아도 못 생기면 방출되는 경우를 숱하게 보아왔습니다.
네번째, 주거 공간과 사용하고자 하는 용도에 적합해야 한다.
물론 본격적으로 하이파이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보통 부부들의 안방에서 독서할때나 잠자기 전에 사용할 용도로
신혼부부의 작은 주거공간에서 사용할때
아니면 개인의 서재나 사무실에서의 서브용으로
사용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자인 헨리 클로스도 거기에 염두를 두었습니다.
저는 처음 결혼할때 혼수품으로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금전적 여유가 충분치 않아서 - 물론 지금도 충분치 못합니다만 - 모델 3와 컴패니언 스피커만
구입을 했다가 틈틈이 여유가 되는대로 시디 플레이어와 서브우퍼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모델 체인지가 거의 없다는 것 또한
Tivoli제품의 철학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방에 이렇게 탑을 쌓았습니다.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롭게 DP가 가능하다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서재나 책장안에 쏙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 그렇게도 많이 사용하고 있구요.
얼짱 각도에서 촬영
티볼리 특유의 노브와 다이얼을 돌릴때의 감촉이 참 좋습니다.
세세한 부분이지만 이런 부분이 감성에 호소하는 것 같습니다.
공간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설치시 좌, 우 스피커 사이를 더 벌리게 되면 음장감이 더 살아나는 장점이 있습니다.
야간에는 은은하게 led조명이 들어옵니다.
분위기 있게 흑백으로다가...
Captain님께서 좋아하시는 첼로 연주자 송영훈과 기타리스트 제이슨 비유의 앨범
브라질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한 것으로 티볼리로 조용히 듣기에 딱입니다.
캡틴님께 특별히 구워 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실물도 참하지만 사진도 아주 멋지군요! 보야사 티볼리 소모임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티볼리2셋 보다는 안방용이라면 알람기능이 있는 티볼리3셋이 안성맞춤 일듯 하네요 !!!!
그 참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가 드는 묘한 오디오입니다. 2차대전 후 모든 것이 파괴되었던 당시에 프랑스(?) 어느 지역, 한 꼬마가 운동화를 가슴에 꼬옥 안고 행복해하던 사진이 떠오릅니다. 티볼리로 음악을 들으면 왠지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갈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
^^ 크ㅡㅡㅡ 감사합니다..추천해 주신 티볼리 "쨩"입니다...하나씩 구입하는 맛을 못 느껴 아쉽긴 한데 통큰 서방님 덕에 호사합니다. 음악은 제 힘들었던 소위,중위 시절을 버틸수 있게 해준 힘이었어요. 음악이 있어 그시절을 그나마 잘 보낼수 있었습니다. 그때 인켈오디오를 면세점에서 구입하여 들었지요...월급 50만원 인데 30만원 주고 구입했어요...수많은 밤을 함께 한 인켈이 지금 거실에 버티고 있죠,...이제는 버려야 할때가 뒨듯합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