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냇가에서 늑대와 새끼양이 물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늑대는 위쪽에서 물을 마셨고 새끼양은 아랬쪽에서 물을 마셨습니다.
이때 늑대는 새끼양을 잡아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시비를 걸었습니다.
늑대가 말했습니다.
"너는 내가 물을 마시려는데 왜 마시지 못하게 물을 흐려놓는거냐?"
"늑대님. 늑대님은 위에서 물을 마시고 저는 아래에서 물을 마시는데
제가 어떻게 물을 흐려놓는다는 건가요?
오히려 늑대님이 제가 마시는 물을
흐려놓고 있습니다."
머쓱해진 늑대가 다시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런건 내 알 바가 아냐. 근데 말야, 너 일년 전에 다른 동물들한테
내욕을 그렇게 해대고 돌아다녔다며? "
"늑대님. 일년 전에 저는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
새끼양은 무서움에 떨며 대답했습니다.
"음. 가만생각하니 네가 아니라 너의 아버지가 그랬구나.
너를 잡아먹으려고 말로 시비를 거는 건 별 소용이 없구나."
하면서 늑대는 새끼양을 덮쳐서는 결국 잡아먹었습니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과외는 불법이어서 영어학습지 관리를 하였습니다.
일주일분 영어학습지를 배부하고는 한번씩 체크해주는...
당시에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 있었는데 학부모가 저에게
한가지를 신신당부했습니다.
자기 막내딸인데 공부도 못하고 키도작고 얼굴도 못생겼다고
생각해서 맨날 죽어버리겠다고 몸에 자해를 하고 물건을 부수고
이층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난리를 치니까
아이에게 영어관리하러 올 때마다
너는 머리가 좋다. 너는 얼굴이 잘생겼다. 너는 성격이 좋다라고 말을 해서
아이가 자신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해달라고...
저도 그렇게 좋은 말을 해주는것이 학생에게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여
아부는 아니지만, 늘 좋은 말을 해주었습니다.
정말 그여자아이는 그리 잘생긴 것도, 성격이 좋거나 착한 것도
제말을 잘 듣고 고분고분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영어관리를 하러 갈때마다
공부하기 싫다며 몇십분씩 기다리게 하고
영어학습지는 아예 풀지도 않고 관리하는 도중에
숙제하기 싫다며 학습지며 공책이며 연필, 등을 집어던지고
제면전에 욕을 하지는 않지만, 소리지르며
남 공부하기 싫은데 왜 자꾸오느냐거나
나를 이용해서 돈벌려고 오느냐, 는 둥...
그아이의 학부모는 그아이를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하고
애지중지하고 눈에 넣어도 하나도 아파하지 않았습니다.
그아이 위로는 언니둘, 오빠하나가 있었는데
당시에 중고등학생이었고 얼굴도 잘생기고 공부도 잘했습니다.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들 하는데 막내딸만
유독 인물이나 성격이나 머리, 등이 언니, 오빠만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고객이었고 소중한 관리학생이어서
학생이 저에게 어떤 악담을 하거나 푸대접을 하거나
심지어 집어던지고 난리를 쳐도
한마디도 화를 내거나 기분나빠한 적이 없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외모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성격이 저렇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한번도 그학생을 볼 때마다 웃음을 잃은 적이 없습니다.
본래 저는 잘웃는 얼굴이고 밝은 얼굴이어서
보는 사람마다 인상이 좋다는 말을 하였고
나쁘게 보는 사람은
남자가 웃음이 헤프다거나 가벼워보인다거나
실속없어 보인다고 핀잔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당시에 학생 한 명 관리하면 월 200원인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100명을 관리하면 한달에 2만원(인민폐가 아닌 한국돈)을
버는 것인데 시내버스 차비가 80원인가 했으니 그거 아끼려고
하루에 몇십리씩 걷는 건 일도 아니었지요.
그학생 부모는 옷감장사를 하였고 돈이 많았지만,
자기아이에게 잘해준다고 돈을 더 주는 법도 없었습니다.
어쨌거나 저로서는 제가 담당한 아이를 충실히 관리해주고
아이가 열심히 공부해서 영어실력을 향상시켜야할 의무가
있으므로,
게다가 자신의 외모로 성격이 삐뚤어진 학생을
올바로 지도하는 것도 교육이겠다 싶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영어관리 해주었고 그아이도 저에게 어느정도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전보다는 성격도 저를 대하는 모습도 무척 달라졌거든요.
그때까지는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엉뚱한데에서 태클이 걸렸습니다.
그학생에게 어떤 영어문제를 설명하는데 그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며칠 전에 우리고모가 결혼을 했거든요.
사진한번 보실래요?"하며 사진을 내옵니다.
그것도 면사포를 쓴 단한장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고모 예쁘죠?"하길래
"응. 무척 예쁘구나."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그아이가 바로위 언니에게 쪼르르 달려가더니
"언니! 선생님이 우리고모가 예쁘데!!"라는 겁니다.
그러자 그언니(당시 고1)가 오더니
"선생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결혼한 여자보고 예쁘다뇨?"
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혼한 여자사진을 보고 응큼한 마음을 품고서
예쁘다는 말을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는 어머니에게 달려가 결혼한 고모에게
엉큼한 마음을 품고서 예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아이아버지 귀까지 들어가고...
그부모들은 다시는 오지말아달라하고...
결국 무슨 변명이 통하지 않았고 결혼한 여자사진을 보고
엉큼한 생각을 품는 변태선생이 되어버렸고 그여자아이는
고소하다며 혀를 낼름하고...
영어관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말이되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시비거는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거, 왜 남의 결혼한 사진은 봐가지고는...
공부할 시간이지 사진볼 시간이야?"라거나
"학생이 사진을 보여준대도 그러지 말라고하고
계속 공부를 했어야죠. 사진을 왜 보는 거예요?
그리고 정말이지 예쁘다는 말은 왜하는 거예요?
예쁘면 예쁜거지 그걸 말로 해야되요?
그러고 보니 엉큼한 사람같네...", 등등
그러한 비스름한 시비를 걸어 비난할 수도 있겠지요.
나에게는 말도 안되는 사소한 일이지만,
시비거는 사람에겐 엄청난 비난거리일 수 있겠지요.
마음먹고 사기치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는 말처럼...
그러한 일들을 숱하게 겪은 분들 많을 것입니다.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찻잔 속의 폭풍인데도...
위에서 이솝우화를 이야기한 것처럼
마음잡고 시비거는 사람들을 이길 방도는 없습니다.
그런사람들을 안만나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밥을먹다가 숟가락 잡은 모양부터
젓가락으로 국속의 건데기 건져먹는다는 시비부터
심지어는 넥타이색갈이나 매듭모양까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주변에서 시비를 걸려면 시비걸 일은 널널합니다.
특히, 내가 너에게 이만큼씩이나 혜택을 주는데
너는 왜 내맘에 안들게 하는거니 라고 생각하는사람들에겐
더더욱 시빗거리가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고 사는게 편한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던지...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뼈저리게 느낀 일은
세상에 업(業)을 쌓으면 내 세대 아니면 다음세대에
그 업(業)을 반드시 갚아야 하고
세상에 덕(德)을 쌓으면 내세대가 아니더라도
다음세대에 그 덕(德)을 입는다는 것입니다.
업(業)은 악(惡)이요 덕(德)은 선(善)일찐대
나에게 생기는 어떤 악(惡)이 있다면
이미 내가 혹은 우리조상이 쌓아놓은 업(業)을 소멸하기 위해
생겨나는 힘든 일일지 모릅니다.
한번은 억울한 일을 당했습니다.
힘없고 빽없고 돈없고 주변에 사람도 없으면
늘 당하는 일이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힘있고 빽있고 돈있고 주변에 사람들 많은 자는
무슨 말을 하던 어떤 행동을 하던 늘 정당하니까요.
하도 속상해서 눈물을 뚝뚝 흘리니
잘아는 분이 위로의 말을 합니다.
"시골버스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당장은 저들이 잘되는 거 같고 웃는 거 같지만
시골버스님이나 저나 그들을 당할 수 없지만,
착한사람들을 저렇게 괴롭히고서 저들이 잘될 수는 없습니다.
정말 신이 있다면, 그 신이 우리의 억울한 일을 알아준다면
저들을 거꾸러트릴 것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렇게 나쁜놈들이 잘되고 큰소리 떵떵치고 산다면
세상에 정의는 하나도 없는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정의를 실현시켜줄 겁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데미안같은 사람이겠지요."
그로부터 정확하게 1년 후
그토록 괴롭히고 못살게 굴던 사람은
완전히 거꾸러 졌더군요.
돈과 공갈이면 뭐든지 해결할 거 같던 사람이...
그러한 비슷한 일들을 두눈으로 똑똑히 보아왔습니다.
제자신도 어떤 어려움을 겪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릴 적 이웃집에서 복숭아를 몰래 따먹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일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는가 보다라고...
그러면서 다짐을 합니다.
'남에게 해(害)가되는 일은 손톱만큼도 하지 말아야겠다.'
남에게 해를 가하면 나는 기분이 좋지만,
그결과도 감당해야하므로 그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사사로이 시비걸 일도 아니고
남에게 시비당할 일도 해서는 안되겠고
더우기, 남에게 시비를 당한다면
왠만하면 웃고 넘어가는 것이 삶의 지혜이리라 봅니다.
조금은 남에게 당하면서 사는 것도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일테니 말입니다.
아니면 법이 있으니 법정에 가서 옳고그름을 가르면 될일이고...
그런 일이 있은 후 몇년 후에 우연히 시내버스에서
그 여학생을 만났습니다. 그때가 그학생이 중 3이었습니다.
아는 체하기 싫어 얼굴을 피하며 버스를 내렸습니다.
그여학생도 다른학생과 함께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제뒤를 쫓아오며 아는체를 합니다.
"선생님, 시골버스 선생님 아니세요? 맞죠?
그전에 저희집에서 저 영어가르쳐 주셨잖아요.
우리집에 와서 밥도 먹고 제가 우리고모 사진도
보여줬잖아요. 기억나세요?"
"응. 그래? 그랬구나."
첫댓글 아..뒷내용 궁금..+_+~ ㅋ
웃음만 나올뿐입니다.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란 말이 떠오르는군요. 사람이 살면서 자기의 도를지키고, 남을 배려하고 살면 세상이 참 행복해 질텐데...
걍 끝까지 얘기 보따리를 푸시징..인제 궁금해서 잠못잘거 같은데 ^^;
다음편으로 이어지나요.....?...^^
느끼는 바가 많은 글이었습니다. 삶의 지혜를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