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성구 안산동 뒷산에 오르면 성의 둘레가 약 600미터나 되는 돌로 쌓은 산성이 있다. 이 산성은 백제시대 때 쌓은 것으로 아직도 문터와 집터가 거의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산성은 동편에 있는 유성방면에서 오는 적이나 금강을 이용하여 대평리와 감성쪽에서 오는 적을 방어하기에 아주 적합한 요새지이다. 아직도 이곳에서는 백제시대의 토기편 등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성이 각각 전설을 가지고 있는데, 이 안산 산성도 예전부터 내려오는 슬픈 얘기가 하나 있다.
백제 시대에 이곳에는 남매 장수를 둔 한 어머니가 있었다고 한다. 두 장수 중 누나가 여자 장수이고, 동생이 남자 장수였다. 남매 장수는 어찌나 기운이 좋고 힘이 센지 무엇을 하든지간에 서로 자기가 이기려고 했다. 어떤 면에서는 남동생보다 누나가 훨씬 영특하고 지혜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예부터 한 집안에 장수가 둘이 나면 하나는 다른 남매를 둔 것이 여간 불안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고 늘 걱정을 하였다.
이러한 고심을 하고 있던 터에 어머니는 문득 하나의 꾀를 생각해냈다. 그래야만 두 남매에게 끼칠 액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생각헀던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남매 장수들을 불러 "애들아, 너희 둘 중에 한 명은 돌을 날라 이곳에 성을 쌓는 일을 하고, 또 한 명은 송아지를 몰고 한양까지 다녀오는 일을 하는데, 그 중 먼저 일을 마친 쪽만이 살아남기로 하는 것이 어떻냐?" 하고 제의를 헀다. 서로 힘 겨루기를 일삼고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고 했던 두 남매장수는 "네 좋아요." 하고 그 제의에 쾌히 승낙했다.
이번 시합이 서로 자기가 이길 좋은 기회라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성은 누나인 여자 장수가 쌓기로 하고, 동생인 남자 장수가 송아지를 몰고 한양에 다녀오기로 결정을 보고 시합이 시작되었다. 힘이 좋고 영특한 여자 장수는 돌을 날라 이곳에 성을 쌓는데 불과 며칠이 안되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 송아지를 몰고간 아들은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는 내심 아들이 이겨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터라 여간 불안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한창 성 쌓기에 열중하고 있는 딸에게 "딸아, 인절미 좀 먹고 하려무나." 하고 떡을 주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딸은 어머니의 정성을 져버릴 수가 없어서 "네 잘 먹을게요." 하고 만나게 먹었다. 떡을 먹고 나자 이번에는 어머니가 콩을 볶아주어 성 쌓기 작업을 점차 지연시키고 방해하였다. 그러던 중 서울에 갔던 아들 장수가 돌아왔다.
딸 장수는 자기가 이길 것이라고 굳게 장담했었는데 어머니가 해주신 인절미와 볶은 콩을 먹느라 미처 성을 다 쌓지 못했던 것이다. 여자 장수는 한번 약속한 것을 어길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성을 동생 장수에게 물려주고는 자결했다. 이와 비슷한 성에 얽힌 남매 장수 이야기는 안산 산성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논산군 양촌면 산직리에 있는 산직리 산성에도 있다.
유성문화원-유성의 역사 중에서
첫댓글 남매 장수와 어머니 이야기는 내용이 약간 다를뿐이지 전국에 있는 많은 산성들에서 공통적으로 내려오는 전설입니다. 이러한 전설이 왜 만들어졌는지 궁금한데 잘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허간사님 계속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