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그랬다. 국민학교 3학년이었던가...장항제련소 뒤 해변 백사장으로 소풍가는 전날밤,
왜 그리도 잠을 못이루었던지...어린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마도 소풍에 대한 기대로 부푼가슴이 진정이 안되었으리라...
장흥...
땅끝마을 해남의 이웃사촌마을, 말로만 듣던 천관산의 아름다움을 직접 본다는 설레임, 내가 속한 산악회-같은 날에 월출산 산행-를 빠지고 가는 천관산이기에...그리고, 장시간 버스 승차시간과 5시간정도의 산행이라는 압박감으로 일찍 잠을 자야된다는 자기체면에 빠져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든 시간은 새벽 3시경...
아침6시 기상해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
어느새 내 산행짝지 김사장이 먼저 와서 반긴다. 부지런한 분이라고 다시 느꼈다.
출발과 함께 임원소개, 그리고 신숭겸 장군---
[고려의 개국공신으로 벽상공신(壁上功臣) 삼중대광 태사(三重大匡太師)에 올랐다.
본관:창성유래 문헌에 의하면 시조 신숭겸(申崇謙)의 초명은 능산으로 광해주(光海州: 지금의 춘천지방) 출신인데, 태봉(泰封: 신라 52대 효공왕 때 궁예가 송악에서 세운 나라)의 기장으로 있다가 918년(고려 태조 원년) 배현경(裵玄慶)·홍 유(洪 儒)·복지겸(卜智謙) 등과 더불어 궁예(弓裔)를 폐하고 왕 건(王 建)을 추대하여 고려가 창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 고려개국 원훈으로 대장군(大將軍)에 올랐다. 그후 927년(태조 10) 공산 동수에서 견훤(甄萱) 군사와의 싸움에 태조(太祖)와 함께 출정 하여 포위로 전세가 위급해지자 태조와 용모가 흡사한 숭겸이 태조를 피신시키고 대신 어 차를 타고 출전하여 전사하였다. 그의 죽음을 슬퍼한 태조는 시신을 잘 보살펴 춘천에 예장하고 벽상호기위태사개국공삼중 대광의경대광위이보지절저정공신(壁上虎騎衛太師開國公三重大匡毅景戴匡衛怡輔砥節底定功臣 )에 추봉하였으며, 숭겸의 아들 보장(甫藏)을 원윤(元尹)으로 삼고, 지묘사(智妙寺: 경북 달 성군 공산면 지묘동)를 세워 그의 명복을 빌었다. 1120년(예종 15) 왕이 서경(西京: 평양)에 행차하여 <팔관회>가 열렸을 때 <도이장가>를 지어 김 낙(金 樂)과 신숭겸의 공을 추도하였다. ]
자손이신 백설공사님의 천관산에 대한 해박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신다.
그리고,......
이게 문제(?)다. 술이다. 아침부터 마시는 술...속이 짜릿해오는 이 기분...에라, 모르겠다,
마셨다. 거의 소주 2병 정도이리라...
차창을 스치는 전라도의 경치...
누가 전라도가 낙후되었다고 했던가... 이렇게 잘 다듬어 진 도로, 주변 경관이 넘 아름답다.
멀리 스치는 산세의 아름다움, 그래서 우리 조상님들이 금수강산이라고 했겠지...
산행이 시작된다.
벌써 숨이 가빠온다. 마신 술 탓이리라... 이럴 줄 알았으면 두 잔만 마시고 올껄...
양근암을 본다.
정말 멋지다.
불끈 솟은 힘찬 양근이 젊음과 패기어린 모습이다.
터질 듯한 精線이 힘차게 길게 아래로 뻣쳐있다.
금방이라도 분출할 것 같은 용암... 아마도 저 용암은 온 대지을 태울 수 있는 정화이리라...
천관산 꼭대기에 올랐다.
여기 저기 환호소리다. 주의가 어지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누가 저렇게 조각해놓았을까... 조물주가 있어 저런 걸작을 남겼을까...
산정에서 먹는 점심... 넘 맛있다. 옆에 앉은 두 공주님이 산 사내의 마음을 녹인다.
라면 한 젓가락의 행복...
밥에 라면국물을 말아서 먹는 그 맛이란...
환희대...정말 아름답다. 필설로 어찌 표현하리요...
구룡봉에 오른다.
오른쪽으로 환희대의 멋진 경관이, 왼쪽으로 다도해가 보인다.
여기 저기 바위에 파진 금샘은 사시사철 물 마를 날이 없다한다.
하산하는 길은 더욱 아름답다. 천관산 뒷쪽의 가려진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내려오는 길...
나를 더욱 행복하게 한 것이 계곡에 있었다.
작은 폭포가 있다. 그리고 맑은 물이 조용히 아래로 흘러간다.
양말을 벗고 발을 담근다. 발에 전해지는 시원함은 피곤에 허덕이는 육신에 활력을 안긴다.
버스곁에는 벌써 하산주에 오징어인지 무슨 무침이 그릇에 담겨져 빙둘어 앉아 담소하면서
들고 있다.
구룡암을 보고 사진 촬영으로 늦게 도착한 나...
빈자리 찾아 앉아 소주 한 잔에 안주 한 점 먹을 기분이 왜 안들었을까...
안면이 없어서 그랬을까...
"이리 와서 같이 소주 한 잔 합시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냥 못 본 채...
천관산의 아름다움이 인간의 정과 함께 영원히 빛을 더 하리라...
버스속은 젊음의 축제이다. 좁은 통로에 몸을 부딪치며 지는 젊음을 아쉬어 하는 듯 ...
너와 나가 없다. 남과 여가 없다. 나이가 무슨 대수이리요...
좁은 통로로 소주와 안주가 배달된다.
술은 이래서 좋다. 용기를 주고 양기를 돋군다.
아...그렇다. 오늘 모두 양근암을 보았구나... 내 옆에서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산여인이 신나게 몸을 흔든다. 아마도 양기(?)을 받았는가 보다....
도로는 엄청 밀렸다. 벌초와 산행으로 고속도로는 주차장이었다.
운전기사님의 지혜로 국도로 우회해서 겨우 진영 휴게소에 10시경에 도착했다.
넘 배고팠다. 이럴 줄 알았다면 하산해서 체면이구 뭐고 소주 몇 잔에 안주좀 먹었다면 이렇게 배가 안 고팠으리라...
허겁지겁 우동 한 그릇을 비웠다. 그리고 까폐라떼 한 잔...
연산동에 도착한 것은 12시가 조금 안 되어 도착했다.
좀 일찍 왔으면 옆 짝지와 소주 한 잔 하고 헤어졌을 텐데...
아쉬은 작별을 하고 서면에서 헤어지다.
아, 천관산여...
다시 오르고 싶은 명산...
산이 좋아 산에 오르고 ....
산이 거기에 있기에 난 내 육신의 힘이 있을 때 까지 산에 오르리라...
오늘 함께한 산 사나이, 산 여인들...
항상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첫댓글 칠갑산님! 님의 글월 너무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자연의 신비를 우리 인생 삶에 얽혀지게 표출해내신 기행문이 걸작입니다.소인의 시조이신 신숭겸장절공님의 역사적배경까지 실어 주시니 감사합니다.자주 들려주세요.
공사님의 해박한 지식에 감복했습니다. 건강하게 인생을 멋지게 지내시길...
실감이 넘치는 산행기내용이 다시 천관산과 함께있는 느낌입니다. 산행기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짧은 산행역사에 치우님을 알았다는 것이 내 최고의 행운입니다. 같이 오래오래 산행 동행하지요...감사...
칠갑산님...님에글 너무 감명깊에 잘 읽었습니다...그날의 자연에 신비로움을 같고 갑니더.................늘 같은모습으로 만나기를...
두륜산에 갔을 때 예쁜총무님이 아니신지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