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원유순 지음
- 출판사
- 한겨레아이들 | 2007-03-12 출간
- 카테고리
- 아동
- 책소개
- 『얀손 씨의 양복』은 해외 입양 문제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입...
작가가 가난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해외로 입양보내야하는 부모의 가슴아픈 마음을 대변하고 싶었다는 말처럼 입양아이들 역시
버려졌다는 상처로 인해 많은 세월 고통속에 살아가고 간혹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입양아이들의 고통은 그래도
많은 사회적문제로 대두되고 이러한 아픔을 함께 공감하는 나름의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입양을 보낸 부모는 죄인처럼
자신의 한을 어디에 풀어내지도 못하고 꽁꽁 감춘채 죄책감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야만 한다.
그래서 작가는 입양을 보낸 부모의 아픈사연을 통해 우리가 그들에 대해..그리고 그러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그들의 고통에 대해
조금이라도 함께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글을 쓴게 아닌가 싶다.
민재씨는 어느날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을 향해 비행기를 탄다..그리고 그의 가방에는 10살어린애가 입었던 하얀양복이 한벌 곱게
개어져 있다. 그가 암스테르담공항에서 만난 휠체어의 요하네스 얀손 할아버지를 본 순간 민재씨는 먼옛날 자신이 초등3학년시절
이었던 말썽꾸러기시절 자신에게 흰 양복을 빌려주었고 또한 자신에게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게 해준 한 할아버지의 슬픈눈동자가
문득 떠올라온다.
민재는 초등3학년. 늘 때묻은 옷에 생선장사를 하는 어머니를 둔 까닭에 친구들로부터 '고대가리'라고 놀림을 받는다. 공부도
못하고 친구들의 잦은 놀림때문에 싸우기도 일쑤여서 선생님과 친구들은 그런 민재를 못마땅해한다.
그날도 민재는 선생님에게 벌을 받고 돌아가는 길에 친구 정식이와 함께 먼지쌓이고 유리창이 깨어진 낡은 양복점에 숨어 있다
양복점옆을 지나가는 여자아이들을 놀래켜준다. 그때 갑자기 뒷덜미를 잡힌 민재는 할아버지손에 끌려 양복점에 다시 들어가고
할아버지로부터 꾸중을 듣는다.
그렇게 시작된 할아버지와의 만남은 민재에게 뜻밖의 일을 만들어주었다. 무서울 것 같았던 할아버지는 민재가 아주머니와 부딪혀
과일을 깨어 난감해할때 할아버지가 나서 선뜻 과일값을 물어주고 깨어진수박으로 시원한 수박화채를 만들어 민재에게 내어준다.
수박화채를 맛있게 먹는 민재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할아버지에게는 무언가 사연이 담긴 듯하다..
민재는 진열장에 작은소년이 입을만한 하얀양복에 반해 할아버지에게 양복을 빌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할아버지는 민재에게
양복을 내어준다. 민재는 새양복을 입게 되어 아침일찍 부터 일어나 깨끗이 세수를 하고 양복을 멋지게 차려입고 학교를 향한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바로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라는 사실을 깜빡 잊은채.....하지만 민재는 하얀양복을 입고 멋지게 달려 3학년 5반인
자신의 반을 승리로 이끌게 되고 하얀양복을 입은 달리기선수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그전의 말썽꾸러기 민재가 아닌 달리기를
잘하는 멋쟁이 민재로 인식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다.
할아버지와 우정이 싹틀 무렵 어머니가 양복점할아버지네 가게에 가지못하게 혼쭐을 내는데...바로 할아버지가 유괴범으로
감옥살이를 하였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민재는 할아버지를 피해다니고....나중에 할아버지가 죽은후 경찰관의 손에 들려온 양복한벌
을 자신이 받게 된다. 할아버지가 죽기전 민재에게 양복한벌을 남겼다는 것을 알게되며서 민재는 왠지 모를 죄책감에 그리고
슬픔에 목이 메인다.....
민재는 할아버지가 품고 있었던 낡은 사진속의 주인공 근우(얀손씨)를 만나고 나서 양복점할아버지의 가슴아픈 사연을 직접 듣게 된다.
할아버지는 부인이 죽고 막노동을 하면서 근우를 데리고 힘들게 살아가지만 근우가 어느날 많이 아픈후 소아마비로 인해 두다리를
못쓰게 되자 일을 나가지도 못하고 먹을 것이 떨어지자 근우를 위해 입양기관에 근우를 버리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얀손씨는 그렇게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었고 다시는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지 않았으며 자신이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은채 살아가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민재씨가 전해준 낡은 사진한장과 양복한벌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버린후
얼마나 고통속에 살아왔는지 알게된다. 근우만한 아이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고 이야기를 나누다 유괴범으로 몰렸다는 사실과 늘
자기또래의 아이의 양복만을 평생 만들며 자신을 그리워하며 죄책감에 살아왔다는 아버지의 이야기에 얀손씨는 그동안 쌓인 가슴의
원망이 눈녹듯이 사라지며 흘러내리는 눈물과 함께 양복을 감싸안는다.
민재씨가 얀손씨에게 가져다준 양복한벌은 얀손씨와 양복점할아버지의 마음을 다시 연결해주는 기적의 선물이었다. 할아버지의
민재에 대한 관심은 자신의 아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었다. 수박화채를 좋아했던 아들 근우의 모습..자신의 아들이 민재처럼
씩씩하게 달려주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그래서 할아버지는 민재만 보면 수박화채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고 달리는 민재에게
응원의 손짓을 보내주었던 것이다.
민재씨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내밀어주었던 사랑의 양복을 다시 얀손씨에게 전달해주었다. 그속에 담긴 아버지의 고통과 한없는
사랑의 마음을....그리고 얀손씨는 다시금 잃어버렸던 아버지와 고국을 되찾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