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24. '돋우다'와 '돋구다'
"자네 자꾸 내 성미 돋굴 건가"
"땅이 많이 가라앉았네. 흙을 넣어 좀 높게 돋구세"
'돋다'라는 동사의 어간에 접미사 '우'와 '구'가
각각 붙어 만들어진 파생어 '돋우다'와 '돋구다'.
낱말 모양도 비슷하고 뜻도 비슷해서
아무 생각 없이 위 예문처럼 잘못 사용하는 일이 많다.
뜻을 잘 파악하면 '돋우다'와 '돋구다'는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먼저 '돋우다'는
'위로 끌어올리거나 밑을 쌓아 올리고 괴어 높아지게 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심지를 돋우다/바닥을 돋우다/땅을 돋우다/북을 돋우다'가 그 용례다.
'기분, 느낌, 의욕 등의 감정을 자극하여 일으키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이 뜻의 '돋우다'가 가장 많이 쓰이면서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이다.
'화(신경)를 돋구다'가 아니라 '화(신경)를 돋우다'이며
'용기를 돋구다'가 아니라 '용기를 돋우다'인 것이다.
'돋우다'는 '입맛을 좋아지게 하다'는 뜻으로
'입맛을 돋우다/입맛을 돋우는 보약'으로도 쓰이고
'∼을 부추기다'라는 의미로 '싸움을 돋우다'로 쓰기도 한다.
반면 '돋구다'는 '도수를 더 높게 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안경 도수를 돋구다'가 그 용례다.
▲후텁지근하다
무더운 여름철. 열대야 때문에 잠못 이루는 사람들이 많다.
습도까지 높으면 그야말로 견디기 어려울 정도다.
이쯤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날씨가 이렇게 후덥지근하지"
"후덥지근해서 잠을 못 자겠네"를 연발한다.
그러나 여기서 '후덥지근하다'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불쾌할 정도로 무더운 기운이 있다'는 뜻으로
흔히 사용되는 이 말의 바른 표현은 '후터분하다'
'후텁지근하다'이다.
'후덥지근하다'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올라있지 않다.
바른 용례는 '방 안이 후터분하다'
'후텁지근한 장마철' '참 후텁지근하다' 등이다.
<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