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한국에 돌아와 보니 눈에 보이는 변화는 영종도 공항이 새로 생기고 도서관에 컴퓨터가 신기종으로 들어오고 동생이 집으로 들어와 살고 날씨는 너무 화사하고 아카시아 향기는 너무나 향기로왔다 여행기를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상념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컴퓨터 앞에 앉는다 호주에서 더 있을 생각이었으나 어학원에 갔더니 비자가 만료되면 유학수속을 밟을 수 없으니 빨리 한국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부랴부랴 시티에서 선물을 사고 항공권을 다음날 아침 새벽에 떠나는 걸로 예약해놓고 빌린 책을 돌려주고 짐정리를 했는데 마지막으로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맡기기 위해 비가 오는 와중에도 맡길 사람을 찾아 다녔지만 실패하고 세들어 살던 집 복도에 세워 놓고서 나왔다 하루라도 빨리 나와야 이민국에다가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지 못해 출국하지 못했다는 변명이 통할 것 같아서 서둘렀는데 다행히 12시간안에 출국을 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 워낙 할랑한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암선고를 받은 환자처럼 정리를 하면서 느낀 건데 사람이 죽을 때도 이렇게 죽는 게 아닌가 생각하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고 내일 출국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은 조직원이라도 이렇게 되면 투덜거릴 것이지만 나는 오히려 이러한 갑작스런 변화를 즐기며 끊었던 담배를 연거푸 3대나 태웠다 24시간이란게 이렇게 길 수 도 있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새벽4시에 일어나 마치 몸을 빠져 나온 영혼처럼 나는 낡은 그집을 빠져나와 배낭을 메고 캠시의 어두운 새벽거리를 빠져 나왔다 의식이 조금 희미했지만 조금 있으면 다른 세상으로 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면세점에서 절반의 가격으로 담배를 사서 기분이 좋았지만 마누카꿀은 2배 이상 비싸서 2개밖에 못산 것이 아쉬웠다 킹스크로스 가게가 가장 싼데 미리 사두지 못한 게 후회가 된다 또 온갖종류의 허브오일을 슈퍼에서 5불 주고 샀는데 오늘 한국에서 가격을 확인해 보니 10배의 가격이었다 허브오일의 종류는 티트리 오일(벌레 물린데) 라벤더(육체노동후 긴장완화),페퍼민트(겨울에 코막힐때 ),유칼립투스(기침,감기,천식),로즈마리(두통) 등인데 목욕할 때 한 두방울로 향기를 피워서 흡입하거나 베개에다 한 두 방울 떨어뜨려서 수면하면 기분이 상쾌 해지는 천연오일이며 물과 섞어서 오일버너위에 올려놓고 향기나는 촛불로 연기를 내어 흡입하는 아로마 테라피로도 할 수 있는데 호주나 유럽에서는 아로마 테라피의 효용을 인정하고 있다 또하나 호주에도 아파트가 있는데 바닥은 카페트를 전체적으로 다 깔고 벽은 페인트를 칠하는데 냄새가 나지 않는다 질좋은 수성페인트를 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페인트는 1말에 오만원 가량 하는데 수입페인트는 11만원 가량 한다 또 페인트를 칠하기 전에 석회와 물을 반죽하여 벽에다 칠하면 시멘트벽에서 나는 냄새를 차단해 준다 석회는 조개껍데기를 분말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호주주택은 거의가 벽돌주택인데 벽돌의 자연스러움을 잘 살린 것이 특징인데 그 벽돌은 진흙으로 잘 구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멘트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일반주택과 가격은 비슷 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