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9.(목) 남지 조근현회원이 쌍육회 단톡방에 올린 글과 사진이 곧 묻혀서 사라질 것을 안타까이 여겨 자료의 영구보존을 위하여 이곳 쌍육회 카페에 옮겨 놓았습니다.
프랑스의 곤충학자 파브르(Fabre, 1823~1915)의 곤충기보다 훨씬 생동감이 넘치는 자료이니 남지선생이 올린 글과 사진과 동영상을 다시한번 자세히 감상 바랍니다.
백로를 지나 추석이 가까워진 10여일 전, 동네에서 가까운 숲속을 산책하다가 거미줄에 걸린 매미를 공격하는 말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 거미줄을 쳐놓고 먹이감이 걸려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을 거미는, 말벌이 무서워 줄행랑을 쳐버렸고, 말벌에게 잡히게 된 매미는 단말마적인 비명을 질러대며 발버둥을 칩니다.
△ 말벌은 정말 대단합니다. 끈적끈적하여 다루기가 어려운 거미줄을 하나하나 끊어버리고는 결국 매미를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물어뜯습니다.
△ 매미가 날개 짓도 못하고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는 관찰자가 잠시 다른 나무에 한눈을 팔다가 되돌아보니 그 매미를 까치가 낚아채어 10여m 떨어진 곳에서 쪼아 먹고 있네요.
어차피 매미의 여생은 1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생명입니다. 이러한 매미가 殺身供養하게 되는 마지막 모습을 보게 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말벌이 다른 곤충들을 공격하는 모습을 사람의 눈으로 보면 매우 잔인해보이지만, 말벌들의 사회에서는 극진한 사랑의 실천임을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말벌은 꿀이나 수액은 먹지만 고기(단백질)는 먹지 못한다고 합니다. 말벌이 매미를 공격하는 행위는 매미의 살을 찢어서 씹어 경단처럼 만들고 말벌의 유충에게 갖다 주기 위한 사랑의 행동이라고 합니다.
후손들을 부양하느라 고생하는 말벌에게 너무 욕하지 맙시다!
☞ 위의 동영상에서 ‘단말마적인 매미의 비명소리’가 들리시나요? 보청기나 음증폭기의 도움이 없이도 들리신다면 정말 축복받으신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