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게재된 국제 경제 기사 중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사는 단언 기름값 문제다. 제3차 오일쇼크 위기가 우리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의 가격이 40달러를 오르내리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이 직접 나서서 3차 오일쇼크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세계석유공급량의 10%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생산 증산을 시사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유가 고공행진은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지난 4일(현지 시각) ‘경제 악마의 재발;오일쇼크(Return of economic demom:oil shock)’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기고자인 캐드린 벤홀드는 칼럼에서 “고유가는 필연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내용을 주장했다. 기고자는 지난 두번에 걸친 오일 쇼크에서 보듯이 세계 경제의 불황은 모두 유가가 급등한 뒤 찾아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유가 파동의 가장 큰 원인은 기본적인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예년의 경우 봄이 시작되면 석유류 제품의 소비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대안을 내 놓고 있다. 석유관련 세금 인하를 통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인 것 같다. 그렇지만 유가 고공행진이 오일 쇼크로 진행되면 엄청난 고통이 뒤따를 것이 분명하다.
문제가 예상되면 사전에 대비를 해야 한다. 서민들이 불황에 대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우선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줄인다는 자체가 사치로 느껴지는 서민들은 마냥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는 석유파동 하면 1,2차 오일쇼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의 고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가정에서는 전기와 물을 아껴쓰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대중교통이용은 물론이고 불황에 대비해 소비절약과 저축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저축은 어려울 때를 대비해 현재의 소비를 미래 소비로 移延하는 것이라는 것 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최근 저축률 관련 통계는 그렇지 못다하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최근 저축률 통계 발표는 우리나라 가정이 경기 변동에 얼마나 대비하지 않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02년 우리나라 순 가계 저축률은 1.5%로 대만 15.4%, 독일 10.6% 등 선진국대비 극히 저조해 국가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통계치가 늦게 발표되어 유용성에 문제가 없진 않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절제한 소비보다는 저축을 통한 가계 경제의 안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일쇼크의 먹구름이 다가오는 요즈음 오래전 장농속에 넣어 두었던 저축관련 표어를 다시 꺼내는 지혜가 필요한 때가 지금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