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직 출판되지 않은 책이지만, 서론을 쓴다면 다음과 같이 쓸 예정입니다. 따라서 미완성된 <청담신화>의 서론을 미리 써 본 것에 불과합니다.
<청담신화> 서설
필자는 지난번의 두 권의 에세이집에 이어서 세 번째 에세이집 <청담신화>를 출판하게 되었다. 에세이집이 말하듯이 중수필을 주로 싣고 있다. 따라서 독자에게 심금을 울려주는 내용이 아니라 사색하는 글을 주로 올려놓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수필은 크게 경수필과 중수필의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경수필은 주로 몽떼뉴의 <수상록>에서 보인 바와 같이 잠옷을 입고서 읽을 수가 있는 글이다. 반면에 중수필은 베이컨의 <에세이집>에서 보인 바와 같이 서재에서 읽어나가야 하는 글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수필은 일상생활의 체험을 글로 옮기는 것이다. 만약 그 체험이 신변잡기와 관련되면 경수필이 되고 사상적 체험을 글로 옮기면 중수필이 된다. 필자가 추구하는 체험은 주로 사상적인 체험 중에서 종교와 예술에 관련된 것이 많다. 사상 중에서 인문사상에는 철학사상과 예술사상과 역사사상 그리고 종교사상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다.
<청담신화>는 까페에 올렸던 글들이다. 주로 대구수필문학회와 필자의 까페에 올린 글들이다. 까페를 개설하고 나니 글을 올려야겠다는 마음이 강박관념으로 바뀌어 갔다. 그래서 꾸준히 글을 올리게 되었다. 지난 것을 돌이켜 보면 유치해 보이는 것도 몇 편 있으나 그것을 무시하고 싣게 되었다. 과거란 나 자신이기 때문에 잘 난 것도 나이고 못난 것도 나이기 때문이다.
즉 <청담신화>에는 경수필이 약 15편이고 그 나머지는 주로 중수필이며 두 편은 평론이다. 평론은 주로 계간잡지 <수필세계>의 1호와 7호에 실린 “찰즈 램의 수필”과 “수필과 미학”이다. 평론이란 말을 하였지만 오히려 중수필의 “미학이란 무엇인가”와 “문화란 무엇인가”가 오히려 더 깊은 맛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필자는 대부분이 중수필을 써서 <청담예찬>과 <청담일지> 그리고 <청담신화>를 만들게 되었다. 이번에는 주로 신화와 미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신화는 문화의 뿌리이다. 문화는 종교와 예술이 주류를 이룬다. 따라서 종교와 예술에 나타난 신화는 우리에게 정신문화를 통한 휴머니즘과 카타르시스를 일으켜준다. 현대와 같이 응용과학이라는 물질문명에 억압받고 살아가는 인생에게 정신문화의 역할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13년간 K독서회에서 소설문학을 중심으로 300여회에 걸쳐서 토론하면서, 필요한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나름대로 읽어왔다. 결국 소설문학에서 벗어나서 미학으로 찾아가게 되었는데 이제는 졸저 <독서미학>의 출판으로 미학에 대하여 좀 더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지금은 문학미학이라는 이름을 걸고 미학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미학이란 다른 학문처럼 방대하고 그 체계를 알기가 모호하여, 필자와 같이 초보자에게는 알기가 힘이 들고 이해의 폭이 좁아서 그 성과도 별로 없다.
미학은 미적 개념을 중심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미적 개념은 필자가 찾은 수가 약 130개였다. 미학은 미적 개념을 사용하여 미적 체계 즉 미를 도출하는 장치를 만들 수 있으면 더욱 좋은 것이다. 그러나 미학이라면 주로 예술에서 미적 개념을 사용하여 창작하고 감상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의 <독서미학>은 다섯 개의 미적 개념 즉 미적 유형과 카타르시스와 희생양과 원형과 비교라는 미적 개념을 사용하여 미적 체계를 만들었던 것으로, 그 가치는 앞으로 활용하여 나감으로써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꾸준히 학습한 내용을 살펴보면 세 가지가 있다. 먼저 문학에서는 솔벨로우의 소설 작품들이고, 심리학에서는 프로이드의 저서들이고, 미학에서는 미적 개념과 관련된 여러 미학 저서들이었다. 더 나아가 철학서적도 아울러 꾸준히 읽어오고 있다. 요즈음은 영어영문학 입문서들을 다시 열심히 읽고 있다. 주옥같은 작품 해설과 작가들의 생애는 오늘을 살고 있는 작가들에게 많은 교훈과 감명을 던져주고 있다. 한편 역사서의 읽기는 그 성과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중국과 이슬람 문화권에 조금 관심을 갖고 읽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종교철학은 기독교와 불교와 브라만교와 이슬람교와 유교에 관심이 많다. 즉 성서와 대장경과 베다와 우파니샤드 그리고 코란과 사서오경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품의 발문을 써주신 님께 감사드리고 아울러 작품을 꼼꼼히 교열하여주신 님께도 감사드린다. 표지화를 그려주신 님께도 감사드린다. 늘 뒷바라지를 하여준 나의 동반자와 아이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