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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간은 너무나 행복한? 그런 한 주간 이었다.
일주일이 한 달도 넘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누려본 호사였다고나 할까?
남편과 나는 행복해서 얼굴을 마주치고, 너무나 놀라워서 눈을 마주치고, 꿈같다는 생각에 함께 소리 내어 웃어도 보고,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미안한 맘에 또 살며시 서글퍼지기도 했다.
'300만원'
누가 그것을 껌 값이라고 했었나?
우리 부부에게는 너무나 큰 돈 이었다.
ㅇㅇ교회에서 목사님 일행이 우리 학교를 방문해 주셨다.
앞으로 같이 협력하여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드려야 할 동행, 가족이었다.
기도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순종하며 거룩하게 살아가는,
하나님께 깊이 집중하며 내적 치유를 통해 하나님을 바라는 분들이었다.
우리 부부를 위해 기도와 대언을 해 주셨다.
다음날 이었다. 우리 통장에 300만원이란 돈이 찍혀 있었다.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 싶어 전화를 했더니 사모님께서 그 돈은 우리 부부에게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물질에 상처가 많은 우리 부부에게 300만원을 주고 싶은데 ‘진사모 네가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씀 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그 돈에 대해서는 십일조도 하지 말고 우리부부만을 위해서 쓰라고 하셨다고. 큰 돈을 받고 기뻤다기 보다는 ‘그래도 되나?’ 하는 놀라움이 더 컸다.
하나님은 돈도 주시는 분이었다.
우리 부부는 처음으로 이렇게 큰돈을 받아 들고는 무엇에 쓸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누굴 좀 도와줄까? 우리가 은혜 받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할까? 아님 차라리 남편과 반반씩(150만원씩) 나누어 각기 알아서 꼭 쓰고 싶은 곳에 쓰자고 할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오갔지만 각자 쓰고자 하면 우리 자신을 위해 쓰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생각들이 먼저 들 거라는 생각이었다.
‘아니다. 하나님께서 십일조도 하지 말고 우리 부부만을 위해 쓰라고 하셨다는데 각기 쓴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닐 게다.'
그렇다면 단돈 1원이라도 부부가 뜻을 합하고 꼭 필요하다 생각 되는 일에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흔쾌히 기쁨으로 동의했다.
우선 먹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것 같았다. 사실 너무나 오랜 동안 김치와 밥을 먹으려니 고기도 먹고 싶었고 야채도 먹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과일이 너무나 먹고 싶었다.
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고르며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이것도 아깝고 저것은 비싸고 조심조심 골라 담았다. 4만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얼마 사지도 않았는데 신나고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둘이는 300만원이란 돈이 너무나 커서 도대체 어떻게 이것을 다 써야 할지 설레이기만 했다.
오늘은 차량 LPG도 가득 넣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은 돈을 세어보며 돈에 맞춰 넣었는데..., 차도 '배부르다' 행복해 하는 것 같았다.
중국 음식점에 가서 먹고 싶었던 탕수육, 특면(간짬뽕), 자장면도 먹었다. 너무나 꿀맛 이었다. 10만원도 채 쓰지 못했다.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가 않는 것 같았다. 통장엔 그저 300만원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다음엔 무엇을 할까?
그동안은 없다는 것 때문에 많이 베풀 수가 없었던 것이 참 마음에 걸렸다.
이사람 저사람 같이 식사라도 한 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참 많았다.
남편도 내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오빠네 가족과 식사도 하고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의 학용품도 사 주자고 했다.
너무나 고마웠다. 오빠가 올케도 없이 너무나 어렵게 살고 있는데, 이번엔 작은 조카가 초등학교 입학을 했는데 한번 들여다보지도 못해 늘 맘이 걸렸던 차였다.
조카 학용품과 저녁식사, 속 메리야스를 사 주는데 10만원정도 썼다.
이마트 장도 봤다. 거기서도 10여만, 300만원이란 돈은 별반 줄지 않고 있다. 아무리 써도 아직 260만원이 넘게 남았다.
20년 가까이 옷도 못 사 입었고 신발도 다 낡아 민망했었는데 옷이랑 구두도 사야겠다. 남편도 너무나 바라던 바라며, 내 신을 바라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한 벌 사 입고 신도 사자고 했다.
그날은 맘에 드는 것이 없어 그냥 돌아왔다. 남편은 메이커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지만 아까워 비싼 집에는 못 가겠고 이 귀하고 아까운 돈으로 아무 옷이나 살 수는 없었다.
우선은 다음으로 미루고 그냥 돌아왔다.
문득 지난번 차귀도를 갔던 날이 생각이 났다. 모두가 등산복 차림에 기능성 옷과 신발, 스틱까지 갖추고 나왔는데, 내 모습은 너무나도 초라했다. 마땅히 입을 야유회 복이 없었다. 운동화는 20년도 넘어 밑창과 연결된 고무는 다 떨어져 뒤집어질 지경이었고, 차귀도 오름을 오르내리는 데는 미끄러워 여전히 넘어질뻔 하였다. 모두가 자연스레 내 차림에 집중되어 더욱더 민망했다.
워킹화나 등산화, 등산복을 사고 싶었다. 남편도 너무나 좋아했다. 남편도 그날의 민망함을 표현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마음속으로 말 못하는 아픔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았다.
우리는 신이 나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너무나 비싸 엄두도 나지 않았다. 우리 둘이 그렇게 갖추려면 나머지 돈이 다 들것 같았다. 그래도 사기로 했다. 우선 매장에 들어가 둘러 보려니 무엇을 봐야 할지, 어떻게 물어 봐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어떤 상품들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먼저 조회를 하고 정보도 구하고 필요한 것을 골라 가격을 비교해서 사자고 합의를 했다.
스포츠 전문가라고 할 만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오빠에게 정보를 구 했다. 인터넷을 뒤져 이월상품40% 세일 하는 매장도 찾았다. 우선 바지와 신발 T셔츠를 골라 두 사람의 것을 계산해 보았더니 40%세일을 했는데도 634,800원이나 했다.
살까 말까 너무나 망설였다.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까 너무 성급하게 생각지 말자. 조심조심 생각하고 미루다 결국 세일 마지막 날 저녁 결제를 했다.
마지막 날이라 폭주해서 인터넷 구매가 어렵다면 하나님 뜻이 아니라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너무나 순조롭게 사게 되었다.
살짝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컸다. 오빠에게 말했더니 너무 잘 산 것이라고 함께 기뻐해 주었다.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큰 시누의 딸이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하기 까지 아무것도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용돈을 주고 싶었다. 남편이 10만원을 주자고 했다. 나도 흔쾌히 동의했다.
남편은 큰 시누가 요즈음 많이 어려우니 -큰 시누가 하나님께 드리기로 하고 다마스 차를 할부로 사 준 것이 있는데- 차량 할부금을 내라고 하는 것이었다. 전에도 한번 우리가 낸 적이 있었다. 그것도 현금서비스를 받아서까지- 처음엔 알았다고 했는데, 왠지 맘이 편치 않았다. 그것은 분명 큰 시누가 하나님께 올려 드린 것이고 큰돈도 아니고 월26만원쯤 되는데, 아까워서도 아니고 하나님의 것을 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가 되지 않았다.
그것도 남편은 나와 상의하려던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해서 보내라는 것이었다. 남편의 말에 동의가 되지 않았다. 불편했지만 남편에게 말했다. 이것은 상의가 아니고 일방적인 결정이었으며, 분명 하나님께서 십일조도 하지 말고 우리 부부만을 위하여 쓰라고 하셨는데 옳지 않다고 했다.
남편은 알아들었단 얼굴로 상의 한다는 어투로 "아! 그렇구나! 그럼 그렇게 하면 어떨까요?"라고 말을 바꾸어 물었지만 난 단호히 거절했다. "그건 아닌것 같아요. 아까워서도 아니고 그것은 하나님과의 일이니 우리가 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남편은 무척 섭섭해 하고 안색이 변하여 불편한 맘을 보였지만, 처음, 돈을 쓰기로 했을 때 분명 합의 하에 쓰자고 동의 한 터이라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와 너무나 가까이서 함께 해 온 수단 선교사님 ㅇ박사님이 오셨다. 언제나 우리에게 식사를 함께 하자며 밥을 사 주셨던 박사님 오늘은 우리가 사자고 합의했다. '오소록'이란 유러피안 레스토랑으로 가서 한껏 맛있는 것들을 시켜 먹고 이야기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마음의 짐을 조금은 내려놓은 것 같았다.
처음 300만원이란 돈을 그것도 우리 부부만을 위해 쓰라니 정말 어디에 써야 할지 막막했다. 먹고 싶은 것만 생각났다. 우리 둘이서야 아무리 먹어도 별것이 아니었다. 세상에 누가 300만원을 껌 값이라고 했는지 우리에게는 3천, 3억과 같이도 느껴졌다. 아무리 아무리 써도 다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옷과 신발을 사고 싶었는데, 등산복 같은 스포츠 용품을 사려고 하다 보니 정말 껌 값이라 말 한 이들을 이해 할 것도 같았다.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에 옷을 사 입어보고는 지금은 기억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시간이 지난 지금, 그렇게 신발이며 옷이 비싼 줄은 몰랐다.
처음엔 하루에 10만원씩만 써도 한 달은 쓸 거야. 우린 너무 부자다. 그리고 하루에 10만원도 도저히 쓰기 어렵하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많이 달랐다.
집에 기름 값 아끼느라 겨울에도 돕바를 입고 자며 춥게 살아왔는데 기름도 좀 사 두자 생각을 했지만 아직 기름도 사지 못했다.
조금 더 신중하게 조금 더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은 미루어 두었다.
벌써 반 정도 썼으니 이제는 더, 꼭 필요한곳을 찾는 일에 주력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300만원이 들어와도 정말 우리 부부를 위해 쓰는 일은 참 어려웠다.
남을 도와주고 나누어 주는 일에만 익숙해 있던 터였다. 우리에게 사랑을 준 이들에게 감사도 하고 싶었고 , 더불어 은혜를 갚을 기회라 생각도 들었는데...
무엇에 써야 할지 몰라 막막했지만, 하나님이 쓸 곳도 하나하나 생각나게 해 주셨다.
기껏 우리만을 위해 쓰려 하니 먹고 싶은 것 실컷 먹는 일이라니,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고 우습기도 했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절제하며 포기하며, 내 것으로 생각해 본적도 없이 살아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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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남편은 재규와(울학교 학생)함께 여행을 갈 때 당신의 경비로 당신도 함께 가자고 했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나님께서 십일조도 하지말고 우리 부부만을 위해 쓰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을 가지고 나의 여행경비로 다 쓴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 만이 함께하는 여행도 아니고 학생과 수학여행같이 가는 여행, 아무리 해외여행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반 정도를 쓰고 보니 이제 남은 반을 더 아껴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은 돈으로 자켓과 모자, 내 옷과 신발, 스틱 2set, 남편이 먹고 싶어 하던 과일, 그 외 부식들, 몇 번의 외식, 내 머리 파마, 그동안 수고해 주신 선생님과의 식사, 이제 각자 10만원 정도의 용돈을 나누어 가지면 끝날것 같다.
처음엔 써도 써도 줄지 않는 영원히 계속하여 샘솟을 것만 같던 300만원,
무엇에 써야 할지도 모르고 막막했었는데 정말 꼭 필요한 곳에 너무나 적절하게 잘 쓴것 같아 스스로 뿌듯하다.
앞으로 운동복이 오면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은 오름과 올레길을 걷기로 했다. 우리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이렇게 좋은 운동복을 주신 하나님께서 우리가 운동을 게을리 한다면 아마도 혼내실 거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하나님의 일을 게을리 하지마라고 건강하라고, 그리고 앞으로 쏟아 부으실 축복을 연습하라고 300만원을 주셔서 훈련시키신 것 같다.
너무나 행복한 일주일을 보냈다.
돈도 주시는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첫댓글 항상 미안한 생각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