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자 시집『우목횟집』출간
권순자 시인의 첫시집『우목횟집』이 도서출판 '시평사'에서 나왔다.
시집 앞날개에 시인의 사진과 약력이 소개되어 있다.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영여교육과와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3년『심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시인통신' 동인『포항문학』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서울 목동중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이 시집에는 60편의 시가 4부로 나뉘어 실려 있고 뒤에 유성호 교수의 해설 어둑한 현실에 맞서는 '사랑'의
시선 이 붙어 있다.
130여 쪽으로 된 이 시집의 정가는 7,000원이다.
'시인의 말' 을 보면,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대상들.
소통을 향한 끝없는 몸짓.
그들의 소리와 눈빛, 눈빛에서 쏟아지는
언어들을 주워 담는다.
한 꺼풀 허물 벗으면
마음 가벼워져
웃음과 울음이 보이고
햇살에 일렁이는 그늘이 보인다.
좀더 맑아져야겠다'. 고 적혀 있다.
<시>
우목횟집
갇힌 바다, 암암리에 출렁대는 집
심해의 비늘이 서늘히 빛나고
지느러미는 바다를 향해 헤엄친다
지친 뼈를 멈춰 물결에 몸 맡긴 채
진물이 빠지도록 꽃잠 꿈을 꾼다
산산이 찢어지는 비늘은 그림자가 없다
낮달 환한 상처는 이마를 쓸고 가고
입을 벌리는 영혼의 붉은 눈
한번의 외출은 유리항아리 속 구름이다
형체 없이 사라질 찬란한 물방울
바다를 향해 던지는 우울한 눈빛은
노을빛으로 익어 있고
삶의 얼룩만이 환영처럼 남아 뼈째 누워 입 벌리고
하늘을 맴도는 갈매기
조문 중이다
어스름 타고 물때에 너울대는 바다의
검은 입이 울음을 내지른다
다시, 사랑을 위하여
트럭 위
녹슨 철근들
한때 단단한 척추로 건물을 지탱하던
뼈들 달린다
모랫바람이 일고
힘든 노동에 울컥울컥 토하던 비린내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고
견고한 뼈를 부식시키던 시간
생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
굽이치던 모순과 은폐되던 의혹들
실핏줄처럼 이어지던 균열
어깨 짓누르던 무게를 벗고 달린다
만신창이 몸을 풀고
부서지지 않는 정신이 달린다
이제 다시 태어나 꿈꿀 것이다
시멘트 깊숙이 뼈를 세워 사랑을 할 것이다
향긋한 봄바람과 시원한 물소리를
단단한 몸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를 사랑할 것이다
* 권순자 시편들은, 서정시가 취할 수 있는 '현실' 교섭의 언어를 가열하게 보여준 뜻 깊은 사례로서,
그리고 어둑한 현실에 맞서는 깊은 '사랑'의 시선으로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앞으로 그녀 시편들이
하강적 연민을 훌쩍 벗어나 대상을 향한 외연적外延的 공감을 더욱 확산시켜감으로써 우리에게
'희망'과 '사랑'의 에너지를 훈향처럼 던져주기를, 그리하여 그녀 스스로 또 다른 생성의 원리를
힘있게 발견해가기를 희망해 본다. -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 처녀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권 시인님!
더욱 시에 열정을 쏟아 훌륭한 시인으로 우뚝 서시길 기원합니다.
그리 하여 주위를 따뜻하게 품어 안는 시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우목횟집'에서 소주 한잔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카페지기.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홍해리 선생님, <우목횟집> 발간 안내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보다 좋은 시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진란 시인님, 감사합니다.
내가 아는 권시인님 맞겠지요? 첫 시집 상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