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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고 그것이 어린이 마음에 양식이 되기 바라는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우리 회는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하여도 어린이에게 책을 많이 읽히려고 하기보다 한 권이라도 어린이가 즐겁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린이가 그 재미와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창의력, 새로운 문화는 재미와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고 그 분야에서 확실하게 알게 된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누리고 즐기는 문화 안에서 탄생하기 마련입니다. 독서력은 단숨에 생겨나지 않습니다. 개인의 흥미와 취향도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개인차가 크고요. 개인이 속한 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학습능력과도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습능력 테스트 하듯이 독서력을 진단해서는 안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가 흥미를 갖는 분야에서 쉽고 재미있는 책을 주어야 하고 충분히 읽고 즐길 시간을 주어야 하지요. 학교에서 시행하는 독서행사에서 어린이에게 책을 많이 읽히려고 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많이 읽은 어린이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하는 문제와 어린이들이 과연 책을 제대로 읽었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어린이들이 책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을 하신 것 같아요. 저는 독서행사에서 글 잘 쓴 사람, 책 많이 읽은 사람에게만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는 사람은 물론 책을 읽는 모든 어린이들을 격려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책을 읽고 난 느낌도 꼭 독후감을 써야만 칭찬 받는 것이 아니라 말로써, 소리로써, 몸짓과 그림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자리와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글쓰기가 서툰 아이들은 자기의 느낌을 말하게 하고 선생님이 아이의 말을 녹음해서 들려줄 수 있고요. 책에서 읽은 인상깊은 장면이나 느낌을 몸짓으로 표현하게 하고 사진을 찍어서 전시를 할 수도 있지요. 연극을 할 수도 있고, 시를 지어 발표를 할 수도 있고, 악기연주나 노래를 불러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표현을 해보게 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그것을 평가해 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꼭 토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면 그것은 하나의 문화행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철학동화' 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책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어린이에게 역사나 철학은 어려운 분야고요. 그런 이름으로 나온 책들은 어린이에게 너무 가르치려는 주제와 교훈이 앞서기 때문에 재미가 없습니다. 달리 생각하면 선생님께서는 책을 읽고서 여러가지로 생각할 거리를 찾아 다양하게 분석하고 토론을 하고 싶으신 것일 텐데요. 그러려면 어린이가 흥미로워 하는 주제이거나 어린이의 삶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좋고요. 새로운 주제라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라야 합니다. 그런 것을 어린이가 여러번 읽고 또 읽어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난 뒤에야 보충 자료도 찾아보게 하고 여러가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야겠지요. 이런 경험은 한두 번에 그치기보다 학교 수업 안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런 수업의 성과는 사실 어린이들보다는 대부분 교사의 준비가 얼마나 철저한가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에는 무엇보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동화는 어린이에게 생각하는 힘을 주기 때문에 저,중,고학년별로 그림책과 동화책을 골랐습니다. 평소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좋은 동화를 읽어주어 어린이들이 책을 좋아하고 독서력이 단단해지는 사례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책을 구하시면 어린이들에게 한꺼번에 모두 나눠주고 읽으라고 하기보다는 먼저 선생님이 읽어 보시고 교실에서 어린이들에게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고 난 후 어린이들에게 책을 나눠주고 읽게 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다음 서로 맘에 드는 장면 골라보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느낌나누기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학년 -땅속나라 도둑괴물(보림) -고릴라(비룡소) -엄마의 의자(시공주니어) -아모스와 보리스(시공주니어) -노란양동이(현암사) -학교에 간 사자(논장) 중학년 -나이팅게일(웅진주니어) -백만번산 고양이(비룡소) -아씨방 일곱동무(비룡소) -개구리왕자(시공주니어) -사계절의 신 오늘이(한겨레아이들) -우리 이웃 이야기(논장) 고학년 -헨리의 자유상자(뜨인돌어린이) -곰인형 오토(비룡소) -책과 노니는 집(문학동네) -영혼의 수호신 바리공주(한겨레아이들) -오메 돈 벌자고?(창비) -정어리 같은 내 인생(비룡소) =========================================================== 저는 시골 6학급 규모의 초등학교 교장입니다(학년당 10명 이쪽 저쪽) 작년에 저희 학교는 대대적으로 책읽기 사업을 펼쳤습니다. 1인당 년 평균 80-100권정도 읽은 통계가 나왔습니다. 1년을 돌아 보니 많이 읽으려고 하는만큼 정독이라는 함정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가장 좋은책을 정하여 학년별로 같은 책을 한사람에 두 권씩 사주려고 합니다 철학류와 같은 약간은 수준이 있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으로요 그래서 그 책을 1년동안 교과서처럼 울궈 먹으려고 합니다. 물론 독서 행사도 그 책으로 하려고 합니다. 근데 그 책을 정하는데 선생님들이나 저나 여간 어려운게 아닌 것 같습니다 4,5학년은 역사책 종류가 좋을 것 같고요 6학년은 철학류가 좋을 것 같은데 .... 책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어 주실 수 있는지요 탄현초등학교 교장 드림 |
첫댓글 참 좋은 선생님이시지요?
이런 선생님 곁에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흐흐흐.. 애들 책 읽어줄 목록 받아갑니다.. 간만에 영어시간에 들러보았습니다..보고 싶습니다.해님달님~~
묻는 사람이이나 답한 사람이나 그안에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진하게 담겨 있네요. 저의 마음도 울립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지은씨반 아이들, 좋겠다!!!
까마귀 소년의 이소베선생님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