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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동필 원장. ⓒ프레시안(최형락) |
각종 자유무역 협정으로 인해 외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귀촌 바람과 안전한 유기·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 증가, 일부 수출 작물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 등의 희망적인 요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원장은 농촌이 '6차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에, 농산물을 가공하는 2차 산업, 여기에 농촌 체험 관광, 식품·유통 서비스의 3차 산업. 이를 모두 결합해 더하면 농촌에서 6차 산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농정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돈 보다 행복의 가치에 주목"
'벤츠 타는 농민들' 신화가 있지만, 이는 일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대박 신화까지는 아니어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 경영혁신으로 제법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충북 진천의 장미 농가 대표는 귀농의 가장 큰 장점으로 "때 되면 낚시하러 다니고 철 되면 스키타러 다니고, 1년에 한두 번 세일즈하러 러시아, 일본에 다니는 것이 낙"이라고 말했다.
"바로 그겁니다. 국민들의 삶에 대한 철학이 바뀌고 있는 거죠.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 행복 추구, 삶의 질이 더 중요시 되는 세상 아닙니까."
현장에서 느낀 또 중요한 특징이 작물 선택과 기술 개발을 통해 성공하는 농가가 생기면 주변 농민들이 기술을 전수 받아 작목반을 꾸려 공동 생산을 한다는 점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는 농민들이 살 길을 찾아 끊임없이 배우고 있는 중이다.
"그게 살 길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농가의 호당 경작 면적이 1.5핵타아르 정도로 캐나다 294.2핵타아르, 미국 169.2핵타아르, 프랑스 45.3핵타아르에 비하면 매우 작습니다. 현실적으로 대규모 기업형 농가를 육성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대신에 협동조합을 통해 마을 공동체 기업 경영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농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연세 드신 분들이 농사짓기 힘들어지니까, 젊은 친구들이 이 분들의 땅을 모아 주도적으로 농사를 짓고 노인들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만 하는 공동체 영농이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들녘별공동체라고 해서 시도하고 있는데, 이 경우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뿐 아니라 거래 교섭력, 브랜드, 품질 관리 측면에서 경쟁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자산: 기술집약형 농업
또 한 가지 특징은 과거 논이었던 곳이 시설을 갖춘 채소·화훼 등의 특화 작물 생산단지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식량자급률이 26%인데, 쌀 자급률은 100%를 넘습니다. 지금은 소득이 2만 달러가 넘어가고 옛날처럼 '이밥에 고깃국' 시대가 아니죠. 오히려 다이어트나 건강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양보다는 질, 몸에 좋은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겁니다. 농민들이 벼 대신 채소와 과일로 전환하는 것은 시장의 수급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선택일 겁니다. 다만 아직 콩, 밀, 옥수수 등의 작물은 자급률이 형편없이 낮은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논두렁, 밭두렁에도 콩을 심었는데 이제 심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름 되면 콩국수 해 먹지 않습니까. 그런데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국산콩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 전통식문화의 기반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잡곡도 제대로 대접해주면 채소나 과일처럼 생산이 늘어날 수 있죠. 우리 고유의 식문화를 지탱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 농산물도 생산이 되고 차별적으로 유통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원장은 친환경·유기농 농산물이 성장 추세이지만, 유기농산물의 값어치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은 좀 더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기농산물의 가격이 두 배이면, 과연 두 배 만큼 품질면에서 차별적으로 생산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가. 그 점에 대해서는 아직 미흡하다고 봅니다. 어느 막걸리는 유기 막걸리라고 홍보하지만 정작 들여다보면 일부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원료를 썼을 뿐 부재료나 다른 생산 과정에서 과연 '유기 막걸리'라고 할 만한지는 의심스러운 경우가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오가닉 와인' 등 유기주류 개념을 도입한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개별 업체들마다 '유기'의 기준이 다르니 제각각입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지요.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단순히 홍보에 의해 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소비자들의 신뢰가 쌓일 때 가능합니다. 신뢰가 쌓이면 시장도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최근에는 파프리카 같은 수출 작목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과연 우리 농업에 수출이 새로운 활로가 될 수는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 농산물 시장은 작은 찻잔이었죠. 그래서 공급량에 따라 가격 폭락과 폭등이 거듭됩니다. 그런데 이 찻잔의 크기를 키우는 거라고 볼 수 있죠. 우리가 미국이나 호주처럼 광대한 토지를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채소류나 화훼 같은 기술집약적인 작물들이 새로운 소득원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이라는 부자 나라가 가까이 있어 신선 농산물 수요가 크고, 중국도 소득이 늘어나면서 한국산 농산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중국에서 한국 우유가 인기가 있다고 해요. 가까운 곳에 커다란 고급농산물 시장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자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한국산 홍삼에 대한 인기가 매우 좋죠. 수출이 늘어 2억 달러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 이동필 원장. ⓒ프레시안(최형락) |
수백 년 역사의 브랜딩
이 원장에게 인삼 얘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청나라, 즉 만주일대에 살던 여진족들로 산삼의 효능에 대해 아주 잘 압니다. 예전부터 '고려 인삼'이라고 해서 우리 인삼이 중국에서 유명했습니다. 중국 사극을 보면 공이 큰 늙은 대신에게 고려인삼 한 뿌리를 하사하는 장면도 많이 나옵니다. 역사적으로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재배하는 삼은 가짜라고 해서 배격했었습니다. 암행어사가 인삼 재배를 단속하고, 인삼 재배하는 농민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상소가 올렸다는 기록이 왕조실록에 남아 있거든요. 그러다 인삼 재배가 시작된 것은 홍삼을 대량으로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한 영·정조에 이르러서였죠."
인삼은 수백 년에 걸쳐 우리 민족이 쌓아온 브랜드라는 의미이다. 막걸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전통술을 외면한 사이, 막걸리 열풍은 일본으로부터 불어왔다. 우리의 전통과 역사를 통해 쌓아온 식문화와 결합하면 국제적으로 통하는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관심은 자연히 농업의 부가가치 확대로 옮겨갔다.
"고창을 예로 들어 봅시다. 처음에는 복분자만 생산했습니다. 1차 산업이죠. 복분자로 술을 만들었습니다. 2차 산업이 된 겁니다. 여기에 선운사와 동백꽃 등이 연계돼 음식과 관광이 한데 어우러지는 3차 산업까지 이어집니다. 이걸 두고 1 곱하기 2 곱하기 3 해서 6차 산업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국민들이 농촌의 깨끗한 자연 환경과 경관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바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귀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귀농귀촌 인구가 1만 가구를 넘었다고 하죠? 여전히 농가 인구는 줄고 전체 평균 소득은 줄어들지만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도 생기고 있다고 봅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700만이라고 합니다. 농가 인구가 289만으로 줄었다고 하는데 베이비부머 세대 절반만 귀농귀촌한다고 생각해보십쇼. 농촌 인구가 두 배, 세 배로 뛰는 겁니다."
"1x2x3=6, 농업·농촌 범위를 넓혀야"
▲ 이동필 원장. ⓒ프레시안(최형락) |
1996년에 처음으로 소개했다는 6차 산업 이야기를 조금 더 확장해봤다. 이 원장은 '농업'과 '농촌'의 개념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행사에서 오래 일을 한 사람이 귀촌을 한다고 칩시다. 그에게는 여행과 관련된 많은 지식과 경험, 네트워크가 있을 겁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귀촌을 해서 농사를 짓기 보다는 마을의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도시의 여행사와 연결을 하는 겁니다. 마케팅 전문가는 지역에 가서 자신의 마케팅 역량을 발휘하는 겁니다.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길이 농사만 있는 게 아니죠. 자기가 쌓아 온 경험과 지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귀농귀촌하면 시골 구석진 곳만 생각하는데, 귀촌을 지방의 소도시나 읍 같은 곳으로 개념을 확장해야 합니다. 도시에서 살다 귀촌하면 가장 불편한 게 의료나 교통, 문화 서비스에서 소외된다는 겁니다. 농촌지역에 있는 중심지로 귀촌을 해도 시내로 가서 농업 외의 일에 종사하게 되면 각종 혜택에서 소외가 됩니다. 귀농귀촌의 지원 범위를 마을이나 농가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지역 개념을 확대해 농촌 중소도시를 포함해서 하나의 생활권 단위로 계획을 짜야 한다고 봅니다. 지방 소도시에 이 사람들만 유입돼도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거든요. 농촌의 범위, 농업의 개념 등을 확장해야죠. 한 가지 더 이야기 하자면 주택 소유에 대한 규제도 투기의 우려가 없는 농촌에 한해서는 좀 더 풀어야 합니다. 1가구 2주택은 중과세 대상이 되는데, 평소에는 서울에 살더라도 여름철에는 시원한 강원도에, 겨울철에는 따뜻한 남쪽 지방에 잠깐씩 머물 수 있는 저렴하고 소박한 가옥을 손 쉽게 갖게 해주면 은퇴해서 복잡한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 내려가 살 수 있는 기반이 되죠. 지방마다 인구 감소로 보건소를 유지하느냐 마느냐, 학교가 문을 닫느냐 마느냐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내려와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학교, 보건소, 도서관 같은 서비스도 활성화 될 것 아니겠습니까."
이 원장의 주장은 기본적으로 공동체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귀농귀촌의 안 좋은 예가 난개발입니다. 제 마음대로 경치 좋은 산 속이나 시냇가에 집을 지어 소중한 자연 경관을 해치고 정부에다 길 내 주시오, 상수도 내 주시오, 전기 놓아 주시오 요구를 합니다. 이게 다 사회적 비용이 되는 거죠. 이러니 주민들과 갈등을 빚게 되고 공동체에 녹아들지도 못 하는 겁니다."
서울 석면엔 난리, 시골 석면에는 느긋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정의 기본 원칙을 '농업'과 '농촌'이라는 '투 트랙'으로 잡았다. 농업의 새로운 대안을 통한 소득 향상에 과감하게 지원하되, 농촌의 고령 인구에 대해서는 복지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것이다. 농촌의 고령화 비율은 40%에 달한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의 상당부분을 농촌이 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농촌에 사는 노인들을 전부 서울에 데려와 모신다고 생각해보십쇼. 양로원 짓는 비용도 정부가 감당 못하고 그 분들이 행복하지도 않습니다. 농촌에는 억대 매출을 올리는 부자도 있지만 이제 늙어서 일도 제대로 못하고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습니다. 생산 활동이 왕성한 부자 농부들의 경우 안정적으로 생산물을 팔 수 있게 유통구조를 개혁하고 재해보험을 확대하는 등 안정적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해줘야 하지만, 영세 고령 인구에 대해서는 연금과 기초생활보장 등 사회안전망을 조금 더 촘촘하게 구성해 실질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줘야 합니다."
'삶의 질'에 관해 이 원장은 '슬레이트 지붕'을 예로 들었다.
"시골에는 주택, 창고, 축사 등에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석면의 위험성을 잘 모르니까 그냥 삽니다. 그냥 사는 정도가 아니라 그 위에다 삼겹살도 구워 먹고 그럽니다. 국민소득 200달러일 때 올린 석면 지붕들이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됐으면 빨리 걷어 내야하는데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속도가 너무 더딥니다. 서울에서는 지하철 천장에서 석면이 나왔다고 하면 난리가 나서 당장 다 뜯어내고 고칩니다. 이런 차이부터 줄여야죠."
농업과 농촌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 '돈 쓰는 방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해 보였다. 이 원장은 "지역 개발의 비전과 목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이에 대한 지역의 재량권을 더 키워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농업·농촌에 관한 예산이 주무부처인 농식품부 외에도 국토해양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등은 물론이고 각 지자체에 분산이 돼 있다 보니 중복 투자 등의 예산 효율성이 끊임없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농촌의 본질적 가치를 잊어선 안 돼"
▲ 이동필 원장. ⓒ프레시안(최형락) |
이 원장이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한 비전과 전략에 대한 도시와 농촌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다. 이 원장이 이를 강조하는 이유 중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도시와 농촌이 양극화되고, 결국 완전 분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세대적 특성이 그렇다.
"지금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향이 시골이고, 여전히 시골에 부모님도 계시고 산소도 있고 그러니까 자꾸 찾아가고 교류가 있습니다. 이들은 농촌의 소중함을 아는 세대입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는 거의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 농촌을 경험하지 못했죠. 농촌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20년 안에 다 돌아가시고 나면 이런 교류도 끊기는 겁니다. 도시와 농촌이 완전 단절되는 거죠."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아이들에게 먹거리는 어떻게 생산되는지, 농업과 농촌이 얼마나 소중한지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은 농촌체험학습을 가도 감자, 고구마 캐기 정도 외에는 할 게 별로 없어요. 다양한 품목의 씨 뿌리기 할 때부터 가보고, 벌레 잡을 때도 가보고, 나중에 포장 까지 수천 개 과정으로 세분화해서 관찰하게 해야 우리 농산물에 대한 이해와 신뢰도 쌓이는 겁니다. 스위스는 유기농업체험 등 식생활교육을 하고 있고, 일본도 식육기본법을 제정해 식생활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해요. 우리도 자발적 차원의 농촌체험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식육교육을 학교 과정으로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도농 공감대 형성도 이뤄지고, 농촌 수입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동필 원장 등이 펴낸 <살맛나는 농촌 현장에서 만나다> ⓒ농민신문사 |
이 원장은 연구원의 현장성과 소통 역량 강화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취임 후 '농정포커스' 통해 최근 농업·농촌 관련 이슈에 대해 발 빠르게 분석 자료와 정책적 대안을 내놓고 있고, 뉴스레터 형태로 '연구결과 요약'을 별도로 발행해 연구원의 연구 자료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신속하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살맛나는 농촌 현장에서 만나다' 시리즈를 통해 볼 수 있는 이 원장의 경력은 농촌 현장에서 '피부에 와 닿는' 연구 결과가 많아지리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동필 원장은 "국책기관으로써 우리 연구원이 농촌 현장의 네비게이터가 되고, 신호등이 되고, 치어리더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우루과이 라운드', 'WTO', 'FTA'…. 우리 농업·농촌은 수십 년 전부터 위기와 절망의 연속이었다. 농가 인구는 역대 최저이고 농가 평균 소득도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치, 혹은 진통제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는 여전히 누군가 땅을 일구며, 마을을 가꾸며 살고 있다. 이들에게 희망은 여전히 유효한 삶의 동력일 것이다.
▲ 이동필 원장. ⓒ프레시안(최형락) |
"농업과 농촌이 국민들의 '일터', '삶터', '쉼터'로 다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농촌은 한 때 도시보다 소득이 높았던 적도 있고, 산업화 시대에 오랫동안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젊은 인구가 다 빠져나가 고령화가 되고 영세한 형편이 됐지만, 도전 정신을 살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하면 충분히 살 맛 나게 살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요즘 사회의 화두가 공생발전 아닙니까. 공생의 개념에 농업과 비농업, 도시와 농촌 간의 벌어진 격차를 매우는 것도 들어가야죠. 단순히 '농사를 지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차원을 넘어서, 농업 농촌의 본질적 가치를 주목했으면 좋겠습니다."
□ 공동기획
/김하영 기자
[출처]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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