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중시기의 주일복음은
마태오복음서가 배정되어 있습니다.
마태오복음서은 총 28장으로 나뉘어졌고,
오늘은 9장 말미에서 10장 초반부가 읽혀졌습니다.
우리는 현재 마태오 복음서의 1/3 부분에 와있습니다.
이를 처음부터 요약해보면,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에서 사십일을 지낸 후,
갈릴래아 지방을 두루 다니시며 공생활을 이어가셨습니다.
처음에 어부 네 사람을 제자로 부르셨고,
이후에 세리 였던 마태오도 함께 데리고
두루 다니시며 아픈 이들을 치유하시고,
잘못된 생각을 가진 이들의 생각을 올바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이렇게 모든 고을과 마을을 돌아다니셨는데,
오늘 복음에서는
수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고 전합니다.
그들이 마치 목자 없는 양처럼 길을 잃고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의에 빠져 있는 이들의 숫자가 너무나도 많았기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도와줄 이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하셨습니다.
그래서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라고 말씀하시며
제자들에게 하느님께 필요한 일꾼을 청하라고
그들을 기도로 초대하셨습니다.
여기서 9장이 끝을 맺습니다.
이어지는 10장에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이 기도를 들으시고
일곱명의 제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셨고,
이렇게 비로서 열 두명의 제자가 모이게 됩니다.
12라는 숫자는 성경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를 상징하지만,
천상의 완전함을 나타내는 3이라는 숫자와
땅의 완전함, 즉 동서남북을 모두 포함하는 4라는 숫자가 곱해진 숫자로써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는 성서적인 완전수입니다.
그래서 열 두 제자를 뽑았다는 것은
그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것이 이라기보다는
이 세상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가득 채우겠다는
예수님의 의지가 강하게 드러납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위대한 일을 위해 제자들을 부르셨고
제자들은 그 일의 증인이 되는 동시에
점차 그 일을 해나가는 사도로 변모합니다.
그래서 백문불여일견이라는 옛 가르침대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으로 내보내시며
구마, 치유, 봉사의 직무를 체험시킴으로써
양성의 기회로 삼으십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제자들 아직 사람들을 가르치는 임무는 아직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가르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이해와 체험
그리고 가르침과 체험을 바탕으로 한 믿음이 필요한 법입니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르침의 직무’는 예수님의 부활 이후,
마태오 복음 맨 마지막 장면에서
가르킴의 소명이 주어집니다. (마태 28:20)
그때가되어야 비로서 제자들은 사도가 될 것입니다.
그전까지 제자들은 수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는데
바로 이것이 제자들의 현장실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학사님들이나 부제님들의 본당실습이고,
양성중에 있는 수도자들의 체험기간이라고 볼 수 있지요.
파견된 제자들은 무엇보다도
길잃은 이스라엘 양들을 찾아나섭니다.
앞서 들은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목자 잃은 양처럼 여기시고 가엾어 하셨기 때문이지요.
여기에는 분명한 목적과 지향이 주어집니다.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쉽게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길 잃은 양떼를 찾아 나서는 제자들이기에
자기의 길을 먼저 명확히 이해해야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분부하십니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이 길을 가기위해서는 잠시라도 지체할 수 없습니다.
지체함은 방향을 잃게 만드는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어서 제자들이 해야할 일이 주어집니다.
“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명확한 방향과 더불어 분명한 소임이 주어집니다.
이 일들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는
제자들의 몫에 달려있습니다.
충실하게 임하는 이들은 임무를 완성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더 큰 믿음을 가지게 될 것이고
복음에 대한 확실성을 가지게 됩니다.
특히, 마지막 구절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는
제자들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언급됩니다.
그러나 실상, 거저 받을 때는 감사하지만,
거저 주기에는 아까운 법입니다.
그래서 ‘거저 받았음’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합니다.
또한, 더 많은 것을 거저 받을 수 있음도 함께 염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믿음이 있어야 거저 내어 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부터 열두제자와 함께 다니시게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 곁에서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가게 될 것입니다.
때로는 그들의 생각이 수정되고,
마음과 뜻이 수정될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하는 마태오 복음 여정에서
생각과 마음이 변화되기를 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