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호박이 이제 17일째가 됐습니다
잠오면 안아달라, 안아주면 일어서라, 일어서면 걸어다녀라
온종일 칭얼칭얼 말도못하는 떼쟁이에요^^;;
맘약한 엄마는 팔이떨어져라 안고다녀도 아직까진 마냥 행복하기만 하네요ㅎㅎ
저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6시 23분에 우리아기를 만났어요~
그간의 이야기를 간추려볼께요^^
여기 후기 남기신 분들이 분만과정은 넘 리얼하게 잘 써놓으셔서 중복될까바..ㅎㅎ
원래 예정일은 28일이었어요
그날은 제 생일과 같은 날이라 예정일에 나오면 이제 엄마생일은 없는거구나~하면서도
막상 그날이 되니까 왠지 두근두근,, 오늘 나오면 어쩌지? 하고 내심 기다려지더라구요^^;
하지만, 우리 아가는 아직 준비가 안됐는지 엄마 애만태우고 예정일을 아무런 기척없이 넘기더군요.
예정일 지나 30일이 진료예약일이었는데
29일에서 30일로 넘어가는 새벽, 자고있는데 진통이 느껴져 잠이 깼어요
한시경인데 싸르르한 느낌이 5분정도 간격으로 계속되더라구요
시간이 아주 일정하진 않았지만 혹시나해서 계속 깬채로 밤새 상태를 체크하며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샜어요^^;
아침에 신랑한테 배가 좀 아프다고 아예 짐을 싸서 가자 했죠
차에 출산준비물을 가득싣고 청주로 향했어요
도착하니 마침 퇴원하는 다른 산모님 배웅하러 원장님이 나와계시더라구요~
새벽에 진통이 있다고 통화했던터라 원장님이 저를 보시곤,
" 말짱하네?" 그러셔서 전 엄살떨며 "아파요오~~~ "그랬죠ㅎㅎ;
기대기대 두근두근하며 내진실로 들어갔는데
원장님이 피식 웃으시며 아직멀었다고~ 좀더 기다려야 된다그러셨어요ㅠㅠ
아쉬운맘에 조산원을 나와 친구네 내외랑 점심식사를 하고 차한잔하며 수다떨다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는길에 먹고싶던 샌드위치 큰거 하나사서 저녁으로 먹고는
신랑이 출근하고 없는 집에서 혼자 잠이 들었는데, 그날 새벽 같은 시간에 또 진통으로 잠이 깬거에요
헉, 근데 이번엔 전날과 다른 강도의 진통이더라구요
사실 전날은 아프다 하면서도 속으로, 이정도 아파서 애기가 나올꺼같진 않은데... 그랬거든요^^;;
근데 요번엔 아 애가 나올라나? 무지 아프다...ㅠㅠ 이거였어요
그래도 한번 속은게 있어서 바로 신랑한테 연락안하고 한시간을 시간 체크하면서 기다렸죠
정확히 5분.... 그러더니 4분대로 들어서기 시작했어요;;
급히 야간근무중인 신랑에게 콜을하고 30분쯤후에 도착한 신랑과 다시 짐을 꾸려 청주로 향했어요
3시 반쯤 출발했는데 도중에 신랑이 너무 졸려해서 차세우고 잠깐씩 자면서 갔더니
청주에 도착했을땐 이미 날이 훤히 밝아 시간은 6시가 돼있더라구요
전날 왜 원장님이 말짱하다고 하신지 알꺼같았어요..
걸음도 잘 못걷는 저를 미리 나와기다리시던 원장님이 부축해서 데리고 올라가셨거든요^^;;
내진해보니 3센치....
이따 저녁에나 나오겠대요;;;;
헐...... 아침 6시에 왔는데..ㅠㅠ 이따 저녁에 나오면 앞으로 10시간은 남았다는건데.... 순간 머리가 띵하더라구요ㅎㅎㅎ
편하게 있으라며 신랑과 저를 방으로 안내해주시고
이때부터 원장님은 제 상태를 체크할때만 잠깐씩 왔다가시고 나머지 시간은 오롯이 신랑과 저의 몫이었어요
5분간격, 4분, 3분간격, 2분...... 이후론 시간도 못재고
첨엔 제법된다 하던 호흡도 점점 흐트러지기 시작했어요;;;
나름 요가강사였던 제가 그렇게 호흡이 안될줄은...ㅠㅠ
신랑하고 집에서 연습할때도 호흡하나는 자신있다며 잘난척했는데...원장님한테 막 혼나고..흑흑
너무 아파서 시간이 한참 지났겠거니 하고 시간을 물어보면 겨우 10시... 또 한참 끙끙대다 물어보면 11시...
전날저녁 샌드위치 하나먹은후로 쫄쫄 굶고 꼬박 하루를 그렇게 보내니
이틀이나 잠도 못잔 상태라 졸음도 쏟아지고 배도 고프고, 죽도록 아프고!!!!!!!!!!!!!
나중엔 내가 뭐라는지도 모르는 말을 막하고 있더라구요...ㅎㅎ;
오후로 가면서 진통은 점점 강해지고
다들 말씀하시는 그 "짐승소리"가 절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머릿속엔 분명히 '히히 후-'인데 내입에서 나오는건 '끄어어어억~~'
;;;;;;;;
리얼하죠.....ㅎㅎ 몰랐는데 신랑이 찍어놨더라구요....이거보니까 괜히 코가 찡하네요...크흑~
그렇게 오후 5시가 되자 원장님이 이제 힘주기 하자고 하셨어요
한두시간걸리겠다는 말씀에 또 허걱;;;
뭐야, 힘주면 뽕하고 나오는게 아니고 힘을 한두시간동안???
또 한번 머릿속이 하얘졌어요ㅠㅠ
자세와 힘주는 방법을 다시한번 알려주시고 본격적인 힘주기에 돌입!!!!!
그전까지 호흡 잘못한다고 혼났는데
이제 힘주기는 잘한다며 정신없는 저를 격려해주시고 궁둥이도 툭툭 두드려주셨어요ㅎㅎ
신랑의 도움을 받아 계속되는 힘주기!!
드디어 울 아가 머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원장님이 아기가 쉽게 나오게 길을 열어주셔서 (이거 너무 너무 아팠지만ㅠㅠ)
이제 저도 볼수 있을만큼 아가 머리가 나왔다 들어가더라구요!!
몸에 힘빼고 원장님 시키는대로 하면 두세번에 나오겠다 하셨는데
저도모르게 몸에 힘이들어가 한번에 쑤욱~ 하고 아기가 나왔어요;;
거짓말처럼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갑자기 주위가 밝아지는 느낌...
분명히 신랑이 아기 눈부시다고 불껐는데 뭔가 환한 느낌..^^
힘을 소진한탓에 팔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는데 배위에 올려진 울 아가 너무 이쁜거에요
우리애기 너무 이쁘다고 울먹울먹 하니까 원장님도 덩달아 눈물날꺼같다며 함께 기뻐해주셨어요
마지막에 두세번에 나눠 나올껄 성급한 엄마가 한번에 밀어내느라
회음부에 살짝 상처가 생겨 한바늘 꼬매주셨어요
아가는 작은 몸집에도 어찌나 기운이 좋은지 발로 밀며 엄마 얼굴있는데까지 올라오더니 고개를 번쩍번쩍 치켜들었어요ㅎㅎ
10월의 마지막 밤, 저희는 세식구가 됐어요^^
백분간 나체요법이 끝나고 아가를 씻겨주러 원장님이 데리고 가시고
저랑 신랑은 몸을 추슬러 주변분들에게 연락을 했어요
2.88kg 무게는 좀 작지만 건강하고 똘똘한 호박이에요 ^^
갈수록 똘망똘망해지고 얼굴에 장난끼가 가득해지고 있어요ㅎㅎ
표정이 정말 다양하죠ㅎㅎㅎ
온동네 귀요미로 소문났어요^^
이렇게 이쁜 아들, 아참 우리아기 이름 박초원이에요^^
울 초원이 만날수 있게 도와주신 원장님 너무 감사드려요~
둘째때도 꼭 갈께요~♥
첫댓글 아ㅜ너무이뻐요,
저진통사진보니까 진통초에 사진좀찍어남기고프다고 남편한데 찍으래떠니 폰겜만하던게 생각나요; 엄청난아픔였는데..다까먹어버리고 애가마냥이쁜 *_*
순산하셔서 ㅊㅋㅊㅋ
이쁘네요정말^^
엄마된다고 고생많으셨어요
이쁜 아기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래요
떼쟁이 초원이랑 많이 힘든데도 불구하구
소중한 경험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초원의 표정이 다양한 모습이...
꼭 아기모델 같네요ㅎㅎ
잘보고가요 호박이가 넘귀엽네요 ㅋ
아가가 정말 정말 이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