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사실 제 여행기는 사진이 있는 경우가 드뭅니다.
카메라나 전자기기를 가지고 나가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_-
한마디로 텍스트의 무지한 압박에다, 워낙에 글쓰는 스타일이
잡설에 여러가지 생각들의 나열이라 엄청 길어집니다.
이점 참조하시어 눈으로 볼것없는 지루한 텍스트를 싫어하시는분은
취향에 따라 가려 읽어주셨음 합니다. ^^
뭐 그다지 많은 것들이 없기에 일정은 여유롭다.
아침 8시에 집합 -_- 이런 패키지 특유의 살인적인 일정 따윈 없었다.
새벽에 도착해서 자고, 오전 11시에 만나기로 했다.
저녁에도 밥무꼬 나면 숙소에 델따준다. 꼬드기지도 않는다.
참, 도착하면 가이드기본팁+필수옵션팁은 자기전에 숙소배정하면서
바로 수금하러 오니 그때 드리면 된다.
8시에 일어나서 느긋하게 1시간에 걸쳐서 아침을 먹었다.
난 놀러가면 -_- 특히 리조트나 호텔조식이라면 엄청나게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데,
(많이 먹지는 않는다. 다만 아주 느긋하게 식사를 할뿐이다.-_-
내가 비싼 비행기표를 지불하는데에는 이것도 한가지 동기가 된다.)
언니는 좀 지겨웠던 모양이다. 눈치보다가 대충 일어서서 준비해서 풀장으로 나갔다.
날씨가 맑은편이 아닌데도 햇볕과 온도와 습도가 무시무시하다.
살짝 동남아를 능가해주신다. 일기예보는 나흘 내리 비온다더니 ㅡㅡ+
짐작컨데 아마 우기라는 표현인가보다. 날씨는 피크때의 동남아 우기와 동일하다.
(아니 사실 조금 더 심했다. 하지만 며칠날씨 겪어보고 절대적으로 어떻다고 하긴 뭐하기에)
조금 시원해질 요량으로 풀에 뛰어들었는데 난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머시기 암만 아열대라도 그렇지. 이렇게 물뜨신데는 바다와 풀장을 막론하고 첨 봤다. ㅡㅡ;;;;
완전 때불리기 딱좋은 온도다. 설마 온천물 그대로 뽑아쓰나? 물속에 있으니 숨이 턱턱 막힐라칸다.
그늘을 따라 풀장 가생이를 벌레처럼 붙어서 돌다가 씻고 집합했다.-_-
풀장은 음...유아용으로 아주 얕은곳도 있고 가슴팍정도로 놀기좋은 중간깊이,
1.6미터정도로 깊은곳이 다 있어서 다양한것도 그렇고, 구성도 괜찮았다.
깊은곳이 있다는 점이 특히 맘에 들었다.
그러고 버스타고 출발~ 낯선사람들끼리 어색하게 인사하고 우루루 이동하니
나름 기대되고 즐겁다!!!!! 몸만가면 되고 차가 기다려주시니 이 어찌 편하지 않을소냐~
이러한 패키지의 편리와 장점은 생각지 않은채 여행의 우열을 가리려하는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가끔, 배낭여행 한두번 갔다와선 배낭여행이 최고야, 를 외치는 젊음이 부럽기도,
안타깝기도 하다.-_- 아이러니한 것은 대체로 갔다왔다고 뻐기고 패키지를 무시하는
사람일수록 남한테 의지해서 답습만 한, 제대로 된 배낭도 아니었다는것이 곧 밝혀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동호회 지인중에 자유여행을 1년에 10여번 정도 하는 처자가 있는데,
(말하자면 트렁크족중에서도 최고 부러운 수준이다) 이사람의 옛날 학교친구가 저를
꼭 데려가달라고 사정사정해서 개인일정 다 희생하고 경비까지 더 물어가며 같이 가줬더니,
갔다와서 블로그에 방문하니 음식 주문한번 본인입으로 못했으면서
마치 혼자 잘나서 개척해서 다녀온것처럼 감사의 한마디, 일행이 있었다조차 한마디 없이
블로그를 치장해 놓은 사람도 있었다. (나이도 좀 먹었었는데....)
감사할 줄 알아야한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정보 하나하나에 대해서,
그래서 정보의 공유를 선언한 공개사이트도,
정보의 유료화를 선언한 아쿠아의 정신에도 모두 일리가 있고 공감이 간다.
어쨌든,
여행에 우열이 어딨나. 내가 보람있고 즐거워야지.
오늘 해양옵션이 있는날이라 스노클링 장비와 사롱, 스포츠타올등 짐이 좀 많았는데
(차타고 따로 멀리 간다고 해서 호텔 타월은 일부러 챙기지 않았다. 짐된다. 스포츠타올최고)
시원한 차 있으니 억시~ 좋다 ^ㅡㅡㅡㅡㅡ^ 가다보면 밥도 알아서 준다. ^ㅡㅡㅡㅡㅡ^(왕단순)
삼아 시내 나가서 식당에 가니 차례차례 요리가 나온다.
맛나게 잡숴주셨다. 마무리로 맛탕류나 과일이 항상 나와서 난 너무 좋았다. 흐~ ^^
식성따라 고추장 튜브를 초반부터 활용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나는 전반적으로 일정동안 식사 만족스러웠는데,
하지만 다른분들 의견을 종합해보면 썩 잘맞는 정도는 아닌듯하다. 참고하시라.
(그치만 2002년인가에 배낭으로 본토에 갔을적에 한번씩 대실패했던
진짜 저렴한 대중음식점등에 비하면 어쨌든 내겐 아주 만족스러운 음식들이었다.)
서로 인사도 하고 통성명도 하고, 마침 중국어를 잘하시는분이 한분 계셔서
끼니때마다 추가주문에 어려움도 없었다. ^ㅡㅡㅡㅡㅡㅡ^ 먹는게 잘 해결되서 행복하다.
대망의 해변으로 이동시간이다. 날씨는 살인적이다.
짐작컨대(그래, 솔직히 공부안했다.) 우기인듯 하다. 파도도 글코
하두에 한두번 소나기 쏟아지는것도 글코...가까운 아랫쪽 동남아도 지금 우기고...
이동중에 물이나 음료수값을 위해 1불내기 369게임도 했다.
모두들 즐겁게 흔쾌히(?) 물값을 냈다. 오래간만이라 버벅였다 -_-;;;;
물론 나중엔 좀 과당경쟁모드가 되긴 했다.
해변은...음....-_- [내 기준으로는] 엄청나게 실망스러웠다.
중간에 공사중인곳을 지나 그늘막 같은곳에 가니,
도저히 락커라고 할수도 없는것과 그다지 다양하지 않은 튜브정도를
(스노클링 장비 이따위는 기대도 할수없는 우리나라 동해 [작은] 해수욕장 분위기)
전혀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빌려주고 있었으며,
샌드버기나 젯스키도 전혀 저렴하지 않았다.
어렴풋이 기억하기에 우리나라돈 3만원 정도였던듯 하다.
쉐라톤 호텔앞쪽에 쿠션이 있는 썬텐베드와 원두막을 빌렸다.
날씨로 볼때 쿠션하나땜에 2배를 더 주어도 편안함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상당수는 극악의 날씨와 허전한 해변앞에서 활동없이 그냥 멍~~하니 계실뿐이었다.
이건 내생각인데, 해변투어는 거기서 그냥 각자 알아서 하는 분위기인지라
가이드와의 어떤 관계가 있는것 같지도 않아보였고, 약간의 통역만을 제공하는듯 했다.
패키지의 상품구성이 그다지 틀리지 않을진데, 거의 비슷하다는 전제하에서라면,
분명 하이난쪽의 해상스포츠와 해양관광은 아직까지 상품으로서의 개발이 극히 미비한거 같다.
(만고 내 생각-패키지회사와 가이드의 특성에 따라 틀릴 수 있음)
물론 출발전에 급히 준비한 자료에 의하면, 해상공원이 몇군데 있고,
스노클이나 다이빙을 즐길만한곳도 있으나, 가이드 윤과장님과 얘기해보니
자체 취급하는 상품이 있는것도 아니고 따로 연계해주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해양쪽에서 실망한 나머지, 패키지팀내에서 별도 비용과 팁을 내고서라도
주선만 해주면 가겠다는 사람이 절대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충 분위기보고 상황을 정리했다. 그냥 일정대로 가자.ㅠㅡㅠ
준비해간 자료로 따로 움직이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것도 상황봐서 서로 좋게 하는거지.
여러사람 끌고 그렇게 이탈해서는 안되는거고...
옵션비도 저렴하고 가이드분도 그다지 욕심없이 하시는것 같아 서로 편하게 가기로 하고 마음을 접었다.
솔직히 다시 또 비행기를 탄 이유가 오로지 물때문이었기에 아쉬움은 뒤지게 컸지만...
(→결국은 숙소 풀장에서 아주 뽕을 뽑긴했다 -_-)
그러나, 물은 엄청나게 맑았다. 아마도 우기인지라 파도가 꽤 있었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튜브타고 (그왜...파도타기놀이 -_-) 재미있게 놀수있는 분위기는 조성된다.
애들은 아주 좋아할것 같다.
언니랑 나는 스노클 장비를 갖추고 조금 깊은곳까지 들어갔지만,
고운 모래와 맑은물 뿐.
세시간정도 놀면서 모래무지 한 세네마리,
다쳐서 해변에 휩쓸려온 줄무늬고기, 옆짚에 놀러가느라 잠깐 나온 게 두세마리 봤고,
오후가 기울어갈무렵 어디선가 나타난 은회색 물고기 떼랑 잠깐 놀고 그렇게 스노클링은 끝났다.
세시간 내내 맑은물에 치는 파도에 부스러진 햇살이 고운모래바닥에 비치는 그림만 구경했다.
솔직히 너무 선명하고 아무것도 없어서 뚜렷이 펼쳐지며 무한히 다른그림을 반복하는
그래픽같은 물밑 바닥의 풍경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서 심심찬케 구경했지만,
나같이 물에미친 사람말곤 정말 재미없는 물놀이였을듯 하다.
오죽하면 언니는 원두막에서 그 더운날씨에 세시간 내리 취침모드.
※조용히 즐긴다면 물은 푸켓 빠통해변 100배는 맑으니 걱정마시라.
물질하고픈 내기준에 보자면 허블 못미쳐서 그렇다는 것이고, 물맑기만으로 보자면 극상이다.
다만 우리가 갔던 해변주위에 놀이 시설만큼은 미약&빈약하다.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때문에 윤과장님이 우리를 재촉하러 왔다.
모이기로 한 시간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무척 지친모양이다.
남/여로 나뉘어 텐트처럼 칸막이만 겨우 쳐진 하늘뚫린곳에서 대충 급히 헹구고
짐도 아무렇게나 쑤셔넣어서 나왔다. 오늘 저녁은 마사지 받고나서 해산물 특식이다.
다시 시내로 진입해서 마시지 가게로 갔다.
이틀만 지나면 시내지리가 뻔하다. 거기서 거기다. ㅋㅋㅋㅋ
초대형 마사지 가게인데 실력은 괜찮았다. 위해에서 받았던 발마사지나,
북경에서 받았던 전신마사지와 또 사뭇 다른것 같다.
하지만 난 워낙에 타이마사지에 길이 들어서 그런지 그럭저럭이었는데,
(아 사랑한다 -_- 동남아 마사지 포함 타이마사지~~~~ 병이다-_-)
다른분들은 다 아주우~ 괜찮았다고들 하신다.
일단 뭐 실내가 시원한건 좋았다. ㅠㅡㅠ
전신마사지하면서 척추뼈를 당겨 누르는 과정에서
등뒤에 후크(무슨후크?)가 풀린상태에서 언니가 체중으로 누르면서
등이 찔리는 엽기적인 부상(?)이 발생했다.
무척 미안해하는 바람에 위로차원에서 팁을 더주고야 말았다.
난, 승질은 드러운데 마음이 약해서 문제다 -_-
해산물 특식은 바닷가를 끼고 있는 무척 큰 레스토랑이었다.
선셋시간에 오면 딱 좋았게지만, 장시간 마사지를 받고온 뒤라
해가졌고, 빗방울까지 떨어질려고 해서 실내로 이동했다.
여기저기 바다를 다니면서 해변에서 직접 골라먹거나 시장에서 사다 궈먹던 나는,
그닥 기대를 안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냥 그랬다. 새우도 씨알이 무척 작았다.
딱보는순간 떠오른 선상 배낚시용 미끼 새우.^ㅡㅡㅡㅡ^
(글타고 아주 작은 젓갈새우말고...아뭏튼 있다 -_- 대어용 미끼새우 손가락만한거)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맛나게 먹으면 되지. 역시 맛나게 식사를 마쳤다.
특식이라 몇가지 특이한 음식이 나왔는데 -_- 먹느라 바빠서 자세히는 기억이 안난다.
코코넛 열매안에 닭고기와 향신료가 들어간것도 있었구,
바다가재도 맛보기용으로 나왔었다.
(나는 원래 바다가재보단 꽃게, 새우만 아주 좋아라 하기땜에 역시 패쓰~)
숙소에 도착하니...
그 찌는더위에 공원돌고 바다갔다가 마시지받고 배까지 불러서 돌아오니
그대로 사악 잠들고싶었다. 하지만 바다가 아쉽지 않았는가...
1시간여 정도 쉬다가 난 다시 풀장으로 내려갔다.
이런 @#$#@$@#^%#^ 풀장은 아직도 따뜻했다!!!!!!!!!!! 머시이런! ㅠㅡㅡㅡㅡㅡㅠ
차가운 시원함을 원했던 나는 슬슬 인내의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그때! 이런 내게 구원이 있었으니....
리조트의 영문이름을 보자. 스프링리조트(Spring Resort) 온천이렸다.
깊은물에서 멀리로 보이는 초대형 자꾸지 같은곳이 사실은 온천물이랬다.
귀찮은 관계로 풀에서 점푸해서 -_-;;;; 자꾸지의 벽을 거슬러 올라가 미끄러져 들어갔다.
흐미 뜨거운거...ㅡ0ㅡ;;;;;;;;;;;;;;(아주 뜨겁지는 않다. 그냥, 더웠다)
잠시 버티다가....그대로 다시 미끄러져 내려와 풀로 푸우우우우욱 잠긴다.
아아 시원하다....................................ㅠ------------------ㅠ해피~~~~
이윽고 밤이 깊어 바람이 불어주면서, 체온을 앗아가니 물밖에 나오면 춥다.^^
다시 들어가면 딱 좋다. 정신적인 안정감이 온다. 11시까지 놀았다. ㅡㅡ;;;;;
다음날 울팀에서 가장 나이많으신 분이 혼자 시내나갔다 오시면서 나를 봤다고 하셨다.
도데체 누구랑 그렇게 신나게 물에서 오래 놀았냐고, 아무리 봐도 아무도 없던데, 물으신다.
네, 아무도 없었어요. ^^ 그분이 갸웃거리며 다시 돌아앉으신다.^^
저녁이 지나면 숙박객들의 편의를 위해서 풀장 사용을 제한하는 곳도 있는데,
다행히 야간에 할 뿐만 아니라 11시 넘어 불꺼져도 누가 나오라는 사람조차 없었다.
얼마나 좋았는지 쌓인 스트레스가 한번에 풀렸다.
원없이 밤의 풀장에서 물밑의 조명과 놀기도 하고
밤하늘의 별들과 놀기도 했다.
한번씩, 야자수가 저도 놀아달라고 손길을 내밀어주었다.
10시 정도가 넘어가자 조용한, 한없이 조용한 밤이되었다.
처음엔 못느꼈는데 밤이 깊어가니 꽃향기가 무척 진해졌다.
잠시 해변도 잊고 무아지경에 빠졌다. 좋은 밤이다. 비로소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