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동안 경제불황이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정 브랜드에서 나오는 패딩 자켓을 구입하려는 중고등학생들의 욕망은 ‘등골 브레이커’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의 탄생으로 이어져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으로 이제 일반인들도 웬만한 등산장비를 Full Set로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로 인해 아웃도어 제품별로 높은 기능성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게 되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두랄루민으로 만든 산악용 지팡이(stick)이다.
독일인 알프레드 빌름(Alfred Wilm)이 1903년 발명하여 1909년 상업화된 두랄루민은 그가 근무했던 회사의 사명인 뒤렌(Düren)과 알루미늄에서 이름을 따서 두랄루민(duralumin)으로 명명된 합성어로 두랄루미늄(duraluminum) 혹은 두랄(dural)로도 불리기도 한다.
알루미늄은 합금 성분에 따라서 1xxx계열에서 9xxx계열까지 나누어진다. 알루미늄의 순도가 99%이상인 제품은 1XXX계열이며, 알루미늄-구리 합금은 2XXX계열, 알루미늄-아연 합금은 7XXX계열 등으로 구분된다. 두랄루민은 구리가 주합금 성분으로 2XXX계열로 분류된다.
두랄루민의 주요 특징은 시효경화(時效硬化, age-hardening)를 가진다는 점이다. 시효경화란 금속재료를 고온에서 급랭시킨 후, 적당한 온도 범위 하에서 일정한 시간을 방치하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단단해지는 현상으로 알프레드 빌름이 두랄루민을 발명하면서 최초로 발견하였다. 두랄루민은 시효경화로 인해 철강재 수준의 강도를 보이는데 반해, 알루미늄의 비중이 철강의 1/3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중량당 강도는 매우 우수하여 경량화 소재로는 최적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점에 때문에 두랄루민은 1950년대부터 항공기의 주재료로 사용되었으며 항공업계는 두랄루민의 적극 활용하고자 소재연구를 지속적으로 벌여 알프레드 빌름이 개발한 최초의 두랄루민보다 몇 단계 강도가 개량된 새로운 두랄루민이 계속 개발되었다.
몇년 전 국내의 모 전자회사가 프리미엄 노트북용으로 두랄루민을 케이스 소재로 사용한 노트북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이 제품은 세계에서 생산되는 노트북 중 가장 Slim한 제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두랄루민은 높은 중량당 강도에도 불구하고 가공하기가 어려워 일반적인 노트북 케이스 개발 기간보다 두 배 이상이 걸린 1여 년 만에 시제품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개발 책임자는 더 얇고 가벼우면서 튼튼한 노트북 개발을 위해서는 두랄루민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