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안이 개인 주택의 불만 사항으로 인구에 회자되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 제가 느끼는 것 보다는 일반인들에게는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주택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여러 조건 중에 통신 기능의 중요성은 향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사료되어 잠깐 언급해 봅니다.
여기에는 이미 개인 주택에 살아보신 분들도 계실거고 생애 최초로 신축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아파트에만 쭉 살다가 개인 주택을 신축하여 입주하시는 분들 중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언급합니다.
아마 거실이나 방 부엌 등에 전기 콘센트, TV단자, 인터넷, 전화 단자들이 시공 과정에서 설치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단자에 전화기를 꽃으면 전화가 연결이 될까요?
그 단자에 인터넷 랜선을 꽃으면 인터넷이 연결될까요?
만약, 이글을 보시지 못했거나 보았더라도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결정한 경우라면 관계없겠으나,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 분들 중에서 가만히 있는데도 이런 행운? 이 여러분들의 보금자리에 찾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만약, 세종시에 이미 준공된 집들 중에 건물 내부에 설치된 임의의 단자에 전화나 인터넷선을 연결하면 즉시 통신 기능을 하는 주택이 있다면 건축가이던 건축주이던 통상의 관례를 벗어던지고 원론적인 문제를 재검토했다는 증거일 것이므로 이는 시대를 한참 앞서간 정말 잘 지은 집이라 생각됩니다.
아파트라면 아무리 허접한 건설사에서 지은 것이라도 기본적으로 다 되는 것이죠.
그런데 유독 개인 주택에서는 건축주가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에 별도로 설계 의뢰를 하여 통신 도면을 작성하고 발주하지 않은 이상 이것이 실현되고 있지 않는 것이 통례인 것 같습니다.
아마 아파트에서 쭉 살아오셨던 분이라면 이 같은 상황이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집안에 통신 단자는 수두룩한데도 정작 연결되는 것은 없다. 전화나 인터넷 단자는 무늬일 뿐이고 동작하는 것은 전기 콘센트 뿐이다.'
이유는 일반적으로 단독주택 신축 계획에 건물 내부 네트워크 부분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가입하고 통신회사 직원이 오면
"컴퓨터는 어느 방에 설치 하시고 TV는 어디에 두실 건가요?"
이렇게 묻고 그 해당 단자에만 선로를 연결시켜 줍니다.
다른 단자는 기능을 하지 않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쓰지도 못할 단자들을 설치하고 비싼 배선 공사를 하는 것인지? 저로서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공사를 누락시켰기 때문인데, 실제로는 전기 통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건축주로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걸론적으로 내부 통신 네트워크 공사를 기본 계획에 반영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이런 기능은 이제는 기본 사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결코 용납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가끔 방문하시는 분들께 저희집 통신함을 열어봐 드립니다.
두개의 통신함 중에 한개의 내부 사진입니다.
다른 한개는 내부 보안 시설과 관련이 있으므로 공개 불가한 점 양해 바랍니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일단 통신함이 좀 큽니다.
제법 크도 이것 저것 기능을 넣다 보면 역시 비좁습니다.
일단, 광통신 단자대, 통신 모뎀, 국선및인터넷단자대(성능이 더 좋은 접속자도 있음), 인터넷 공유기(최소 16 port이상), 전기 소켙 같은 기본적인 장치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400 * 400 크기의 통신함이 필요합니다.
더 크면 더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하겠죠.
보통 개인 주택에 설치되는 통신함은 요거 반만한 것이 일반적인 규격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 연결이야 와이파이로 하면 되니깐 별 문제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IP중계기도 전기를 소비하고, 또 와이파이 전파가 건강에 좋지 않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무선과 유선은 통신 속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죠.
미리 대비하면 돈이 크게 더 드는 것은 아닙니다만, 사후에는 대응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 구분하여 따로 언급할 것은 아닌 것 같아 내부 구조 중 부엌 사진 하나 올립니다.
주부로서는 싱크대 전면에 창을 설치하면 수납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 등이 발생하여 양보하기가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겠습니다만 이리하면 장점도 많은 것 같아 소개합니다.
싱크대 전면창은 고청창이라서 외부 블라인더는 EVB(전동블라인터)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딱히 소개용으로 찍은 사진이 아니고 홍도영 건축가에게 정보로 제공하기 위해 사는 모습 그대로 찍은 것이니 보시는 분들도 정보 이상의 의미로는 생각치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주방의 싱크대 상판은 중간에 끊어짐이 없이 그대로 전면창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싱크대 상판을 발주했을 때 상판 제작 회사에서는 이것의 용도가 싱크대인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일꼬 하다가 현장에 와 보고서야 아~ 이렇게도 설치가 가능하구나 하고 사진찍고 야단법석을 떨었지요.
이 주택의 성능은 계속 모니터링 될 것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건축 예정지의 기후 데이타와 건물의 설계 도면에 기초하여 여러가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예측하였던 건물의 성능에 관한 수치들과 실제로 실현되는 성능들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국내 실정에 맞는 RC조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보다 정확한 설계 데이타를 확보하는데 조금이나마 일조 하고자 합니다.
건물의 온도 조절 능력과 습도 조절 능력 같은 것이 모니터링 됩니다.
부분적으로는 자연환기를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공조기를 통해 시간당 0.6회 강제 환기를 하여 실내 공기질을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기준으로 자료를 축적합니다.
(저희 집은 공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지금까지 특이한 문제점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적지않은 경우에 패시브하우스라고 지어 놓고도 여러가지 원인으로 공조기를 꺼두고 사는 것이 국내 현실인 것 같습니다.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죠.)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건물의 온도 및 습도 밸런스가 건물 준공 직후부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를 추적할 것입니다.
이렇게 실측한 데이타와 설계단계에서 예측한 시뮬레이션 데이타가 어느 정도 괴리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과 함께, RC조 건물의 변이 패턴을 파악함으로써 건축물의 설계단계에서 설계자나 건축주가 예측하는 자료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실제 이 건물은 외부의 다이나믹한 온도와 습도(그래프의 보라색 : 외부 온도 및 습도)에 대응하여 자체 완충 능력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초기 관측됩니다만, 아직 준공 초기라 건물 내부에 잔존한 습기가 많기 때문에 습도 조절 능력에는 일정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는 설계 단계에서 사전에 예측되었던 현상이기도 합니다.
기대하기로는 본 건물은 내벽과 천장 대부분을 미장에 도색으로 마감하였기 때문에 구조물과 마감재들이 충분히 건조되고 나면 축열 능력과 함께 나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조습(調習) 능력이 작동할 것으로 봅니다.
즉, 두번째 그래프의 실내 상대습도 관측 데이타가 좀더 리니어하게 관측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데이타값 자체는 관리 안전선 안에서 움직이고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준공 초기부터 1~2년 뒤 콘크리트나 마감재가 건조된 이후에 어떤 경향을 보이는지를 비교 관찰한다면 아마 이전에 밝혀지지 않았던 유의미한 정보가 나올 수도 있고, 이런 자료들이 축적되면 신축 건물의 에너지 성능이나 습 조절 능력을 파악하고, 결로나 곰팡이 같은 하자 요인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패시브하우스란는 것이 거저 단열재 몇티 붙혔느니, 돈을 얼마를 들였으니, 얼마나 고급 자재를 사용했느니 하는 것으로 설명되어서는 않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뜨시게 지어 준다는 한마디로 건축에 투입되는 비용이 설명되어서도 않될 뿐더러 극단적인 경우의 예로서 지붕에 비가 새고 창호에 결로가 철철 넘치고 붙박이장이 곰팡이 밭이 되어 있는데도 설계 당시에 산출했던 1.5L 하우스라는 PHPP보고서나 또는 인증기관에서 발급한 패시브하우스 인증서나 쥐어들고서 스스로 자위할 일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단열재 붙혔다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거죠. 어떤 단열재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시공했는지가 중요하고, 단열과 건물의 기밀 방수 등 건축물이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성능이 만족되어야 하고 여기에 더해 건축가의 철학과 건축주의 개성이 녹아들어 간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실제 건물의 성능이 원래 설계자가 예측한데로 실현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않된다면 설계자가 책임을 지던 시공상의 하자가 있던 최소 둘 중에 하나는 잘못된 것입니다.
건축가의 혼이 담긴 설계가 가장 중요하고 여기에 철저한 시공과 건축주의 믿음이 결합되어야 하는 것이죠.
실증 데이타를 축적하고 발견되는 문제점을 연구하고 보완해 나가는 그 한발자국만이 진보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 믿습니다.
국내에 많은 패시브하우스가 건축되었지만 이런 실증 작업을 통해 진보를 이루어가는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에 진보 속도가 더디지 않나 싶기도 하고 생 고생해서 완성한 집이기도 해서 뭐라도 유의미한 자료를 축적해서 홍도영건축가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제 경험에 비추어볼 때 우리가 정확한 LAW DATA를 축적하는 것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또 그런 작업을 소중하게 생각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는 그런 일은 아랫 것들이나 하는 허드랫 일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정확하지도 않은 실제로는 문제 투성이의 LAW DATA를 가지고 비싼 비용을 들여 가공한 결과를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는 창녀가 화려한 분칠로 치장한 것과 같이 실제로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결과물일 뿐입니다.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댓글 건축비 부담만 없다면 꼭 이렇게 하고프네요. 패시브하우스를 통하여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선구자이십니다.
박학다식함에 감탄합니다
역시 아낌없이 나눠 주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