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연, 몰라서 안하는것이 아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 데이터에 따르면 흡연은 현재 인류의 가장 큰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전 세계 사망자의 약 14%가 흡연 관련 질병에 기인한다고 알려져있다. 이러한 사망의 대부분은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의 흡연율 증가에 기인하며 코로나바이러스를 겪은 후 최근 연구에서 조차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흡연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건강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영국의 공공 보건 자선단체인 ASH(Action on Smoking and Health)의 헤이즐 치즈만(Hazel Cheeseman) 부대표는 전 세계인들이 흡연율을 낮추지 않으면 21세기에 흡연 관련 질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연을 시도해 본 사람이라면 금연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금연 중 친구들과 술자리에 참석하거나 커피 한잔을 마시게 되면 기나긴 금연은 금세 무너지고 만다. 또한 우울한 마음으로도 금연은 무너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금연을 시도한 후 첫 6개월 동안 60~75%의 사람들이 흡연을 다시 경험한다고 한다. 금연은 다른 형태의 중독과 마찬가지로 매우 어려운 심리적인 싸움이다.
물론 장기적인 금연의 건강상 이점은 엄청나다. 뇌졸중, 관상동맥 심장 질환, 암의 위험과 전반적인 건강이 금연 후 몇 주 또는 몇 달 만에도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금연으로인한 건강상 이점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난다. 불과 2주만으로도
, 폐의 기능이 상당부분 회복된다. © Statista
담배는 왜 중독성이 있을까?
담배를 피우면 담배가 타면서 니코틴이 방출되고, 이 니코틴은 폐를 통해 혈액으로 들어간다. 니코틴은 뇌로 전달되어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라고 부르는 신경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활성화하게 된다. 이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뇌에서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인 화학물질이 방출된다. 물론 도파민 방출이 반드시 중독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파민이 도파민 경로 중 하나인 중뇌-변연계 경로(Mesolimbic pathway 혹은 보상 경로 Reward pathway 라고 부름)에서 활성화된다면 이때 보상 심리를 느끼게 된다. 담배를 피울 때마다 이러한 느낌이 강화되며 결국 담배에 중독되게 된다.
중변연계 도파민경로(mesolimbic pathway)와 중피질계 도파민경로(mesocortical pathway)는
동기와 감정에 관여하며 중독적인 행동과 정신분열증을 일으키게 된다. 결절누두 도파민경로 (tuberoinfundibular pathway)는 산모로서 아기에 대한 모성본능과 이에 관한 호르몬의 조절에 관
여한다. 흑질선상체 도파민경로(nigrostriatal pathway)는 몸의 동작을 통제하며 위 경로의 손상을
통해서 파킨슨 병이 유발된다. © simplypsychology.org
따라서 담배를 끊으려면 담배와 보상감 사이의 이러한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
물론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금연을 위한 방법
전문가들에 따르면 담배에 대한 심리적인 애착을 끊는 방법에는 ‘의지력 (willpower)’과 ‘자제력(self-discipline)’을 이용하는 심리적인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금연을 원하는 사람들이 위 방법을 몰라서 금연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니코틴에 대한 갈망은 충족시키되 흡연 관련 건강 문제는 유발하지 않는 치료법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니코틴 자체는 해롭지 않지만, 담배를 통해 흡입하는 연기가 해롭기 때문이다. 이러한 치료법에는 주로 세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첫째로 금연 패치, 금연 껌 혹은 금연 흡입기 등과 같은 니코틴 대체 요법을 사용하면 니코틴을 천천히 방출하여 흡연 충동을 멈추게 한다.
또한 경구 금연 보조 의약품인 바레니클린(Varenicline)이나 우울장애 치료와 금연보조제(금단증상 억제)로 사용되는 NDRI 계열 약물 부프로피온(Bupropion)과 같은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바레니클린은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 방출을 촉진하여 흡연으로 인한 보상 심리를 모방하고 금연으로 인한 금단 증상을 줄여준다. 부프로피온은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뇌 활동을 약화시키는 주요 신경전달물질 GABA라는 다른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을 통해 작용한다.
약물 치료는 더 비싸지만, 흡연이 건강과 의료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전자담배를 금연에 이용한다?
전자담배의 이용과 관련하여 금연에 대한 흥미로운 속설이 있다. 이는 바로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인데, 과거 유수 연구들에 따르면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단기간 금연 시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대략 10년 전부터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분명한 점은 전자 담배가 건강상 (최소한 단기적으로) 안전하거나 기존 일반 담배보다는 덜 해로운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자담배가 새로운 중독을 일으키거나 담배 흡연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향후 담배를 피울 가능성이 높다는 통계를 살펴볼 때 전자 담배는 특히 젊은 세대에서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보건당국 역시 전자담배를 사용하면 금연 대신 연초까지 같이 피울 확률이 증가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전자담배와 연초의 이중 사용자는 소변 내 니코틴, 발암물질 등이 연초 단독 흡연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금연에 가장 효과적일까?
전문가들과 과학적인 결과에 따르면,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2020년, 700건 이상의 임상 연구를 메타 분석(특정 주제에 대해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연구를 검토하고 일정한 방식으로 통합하여 결론을 얻는 통계적인 방법)한 결과, 여러 가지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금연을 지속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모든 개별 요법이 위약(기본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더 효과적이었지만, 실제로 효과를 보기 시작하는 것은 모든 방법을 함께 사용할 때부터라고 한다.
전문가들과 과학적인 결과에 따르면 금연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 medical news today
즉, 가장 효과적인 금연 방법은 흡연 욕구의 심리적인 부분에 대처하는 전략을 토대로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동학적인 지원과 금연으로 인한 신체적인 부작용에 대처하는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이다. 금연에 성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며, 어떤 사람은 순식간에 담배를 끊을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수년간의 보조 요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한 심리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방법은 보통 흡연이 본인의 오래된 습관이나 상황에 의해 발생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흡연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의지력으로도 흡연을 감소시키거나 금연으로 인한 금단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출근 후 반드시 흡연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아침 시간이 아닌 경우 흡연을 위한 욕구가 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위 경우 금연 치료제 등이 큰 도움이 된다. 보통 금단증상은 금연 시작 24시간 이내 발생하며 3일째 최고조에 이르니 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금단 증상은 아무리 길어도 4주 이상 지속되지는 않는다.
또한 담배 욕구를 대신할 흥밋거리 등을 찾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간혹 금연 시 체중이 늘기도 하는데 이는 보통 흡연의 대체 행동으로 식사나 간식을 찾기 때문이다. 이때 몸에서 알칼로이드 니코틴을 더욱 빠르게 방출해 줄 수 있으며 혈당의 안정을 도와주는 맛이 신 과일이나 얼음물 등 시원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