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떠나는 문학기행(3)
스타트업 천국, 빈곤과 부귀, 남루와 화려함이 함께하는 인도
김 명 중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 인도 갠지스강을 여행했다. 갠지스강은 히말라야에서 발원하여 뱅갈만으로 흐른다. 일몰이 되어서야 보트에 탑승 푸자 의식을 관람했다. 강가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아르띠 푸자(Aarti Puja, 예배)를 행하는데 갠지스강 강가 신에게 바치는 힌두교 제사 의식으로 지(인도 버터)로 켜는 불 또는 캠퍼 등을 신에게 바친다. 아르띠는 불이 제공될 때 신에 대한 찬양을 노래하는 노래를 함께 불렀고. 징과 북을 울리며 여러 명의 부라만(예배 승)이 등불을 들고 종을 치면서 기도하는 모습은 마치 야외 공연 같았다. 갠지스강물은 힌두교도들의 기도와 염원 속에 흘렀다. 힌두교는 불교의 한 종파로 그들의 신에게 찬양을 드리는 것이다. 푸자 참관이 힌두교 이해에 좀 더 가까이 가게 한 것 같다. 푸자나 목욕가트(목욕계단), 화장가트로 가는 사람들로 길거리는 북적이고, 사람과 인력거(릭샤)에 오토바이, 자동차가 차선 구분도 없이 뒤섞여 교통은 엉망이었지만 사고도 없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 길거리에는 여기저기 배설물이 즐비하고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는데 설상가상으로 소떼들이 출몰하여 길거리가 올 스톱 되었다. 힌두교는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이다. 인도 사람들은 소고기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며 우유만 먹는데 우유 생산이 세계 1위라고 한다. 모든 소를 신성시하나 보호하거나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우유가 나오는 암컷은 사육하고 보호하나 우유가 안 나오는 수컷이나 암컷은 방치하니 길거리를 배회하며 먹을 것을 찾느라 쓰레기통을 뒤진다고 한다. 그래서 소떼가 길거리에 나타나면 교통이 올 스톱되어 엉망이 된다.
삶과 죽음이 연결되는 모습을 보고자 하면 강가의 화장가트에 가면 된다.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곳이다. 여기저기 불타는 장작더미 위에 시신이 누워있다. 인도인들은 평시에 몸에 장작 값을 지니고 다닌다는 말이 있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곳은 장작 값이 충분했던 부자가 올려있고, 장작 값이 부족한 사람의 시체는 다 타지 않아도 강에 수장한다. 죽는 순간에도 빈부가 차별된다.
타오르는 불꽃사이로 시신이 보인다. 이승을 깨끗이 잊고 연기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기를 빈다. 강물에는 타고 남은 재가 둥둥 떠 있는데 거기서 목욕하는 사람도 보인다. 아예 잠수도 한다. 성수에 잠수하는 것이다. 여기서 목욕을 하면 삼세의 죄업을 모두 씻어내고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니 이들은 지금 소원 성취 중이다.
화장계단을 오르면서 불타고 있는 시신이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삶과 죽음은 돌고 돌 뿐이지 다른 게 아니다. 모든 법은 하나이지 둘이 아니다. 시신도 피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냥 사람일 뿐이다. 시신을 멀리하는 한국 사람도 생각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바라나시를 찾는 것은 바로 이 화장가트 때문일 것이다. 화장가트를 보지 못했다면 바라나시를 본 것이 아니고, 바라나시를 가지 않았으면 인도를 간 것이 아니라고 한다. 언덕의 수많은 사원들을 돌아보니 갑자기 이곳에 머물고 싶다. 그래서 여행자는 바라나시에서 3일을 넘기지 말라고 한다. 3일을 넘기면 영원히 이곳에 머물게 될지도 모른다더니 나도 이곳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했나 보다.
죽음 의식이 경건한 종교적 의식이어야 한다면 현대식으로 화장장을 마련하여 빈부 차별 없이 보내주면 좋겠다. 강가에는 수많은 사원이 있는데 도시의 북쪽 10km 지점에는 부처님이 처음 설법한 장소로 불교의 중요한 성지인 사르나트가 있다. 순례자들은 여기서 기도하는 것이 평생의 소망이란다. 사르나트는 룸비니, 보드가야, 쿠시나 가르와 함께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로 석가모니가 성도 후 최초로 설법한 장소며 왕이 이곳에 사슴을 풀어놓고 살았다 해서 옛 경전에는 녹야원으로 기록되었고, 삭카는 나라의 왕자라는 뜻이며, 모니는 스님이란 뜻으로 삭카모니 라고 했다. 사르나트에서 가장 거대한 석탑이 있는데 아쇼카 왕이 세운 직경 28m, 높이 43m의 돌기둥인 다메크 스투파는 인도의 중요 불교 관련 건축물 중에 하나다. 그리고 현대적인 불교 사원인 스리랑카 사원에는 부다의 생애가 그려진 프레스코화가 있고, 2500년 전 부다가 깨달음을 얻은 보드가야의 보리수나무의 종자를 얻어 키운 스리랑카 보리수나무도 자리하고 있었다.
식사시간이 되어 식당에 갔는데 시간이 꽤나 많이 걸렸다. 원래 한식은 음식을 준비 해 놓고 먹도록 하는데 인도의 식사문화는 즉석에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암이나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한다고 알려진 강황은 대부분 인도요리 준비할 때 꼭 들어가는 향신료로 강황(카래 또는 울금 이라함)을 다식하는 인도인은 대장암, 직장암 발병률이 현저히 낮다고 한다. 대장 등 소화기관에 많이 발생하는 용종(polip)도 치료되고 예방된다는 보고도 있단다. 소를 신성시하여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서 그런지 심근경색이나 뇌출혈 등 혈관질환도 거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안경 쓴 사람 별로 없고, 평균수명도 90세 라고 하니 다 이 덕분이 아닌가싶다.
인도의 역동성은 한국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농업에서 공업국가로 변하는 관문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Start up India, Stand up India (스타트업으로 인도를 세운다)“를 구호로 내세웠는데 한국식으로 말하면 ‘창업입국’이다. 창업만이 인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긴 스타트업은 ‘유니콘’ 기업이라 부르는데 적극적인 곳이 인도 공과대(IIT)로 1951년 개교 후 입학 경쟁률 1300대 1의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입시를 통해 선발 되며, 시험도 어려워 수석이 평균 70점을 넘을 만큼 인재를 천재 엔지니어로 키워온 산실로 유명하다.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수학도 잘 해서 세계적인 명성의 의사와 과학자가 많다고 한다. 대학에서 3년간 무료로 빌려주는 연구실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투자자와 회의를 하는데 자문은 IIT와 인도 최고 의대인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 교수진이 맡는단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IIT졸업생 10명 중 8명은 미국으로 떠났는데 지금은 10명 중 9명이 인도에 남거나 돌아온다고 하며 지난 3년 동안 인도에서 스타트업은 1만4000여 곳이나 새로 탄생했다고 한다.
정부는 3년간 세금 면제, 1000억 루피(약1조6000억원) 펀드, 보육기관 육성 등 창업에 혜택을 몰아주고 있다지만 정작 IIT 인재들이 인도에 남는 가장 큰 이유는 연7~8%에 달하는 인도 경제의 고성장으로 조국에서 성장과 발전의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인도의 역동성은 한국의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불과 몇%라 할지라도 스파르타식으로 철저하게 교육 훈련을 시켜 창업에 집중하여 일자리를 만들어 인도의 변화를 이끌고 있었다.
가로수 울창한 뉴델리의 도로를 지나면서 사랑하는 아내와 오붓했던 시간, 인도여행, 잊히지 않을것 같다.
김명중(金明中) mjkim1004@gmail.com
수필가. 시인. 교수. <미래시학>에 수필(2015). <한국수필>에 수필(2018). <미래시학>에 시(2019) 등단.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 한남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농협지점장, 농협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한국수필작가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국제문화교류 위원. 리더스에세이 운영이사, 별빛문학회 명예회장. 에세이강남문학회 고문, 농협동인합창단 고문. 수필집 <나의 꿈 나의 인생>(공). <별빛문학>(공) 한국수필 대표선집. 한국수필작가회 대표작선집, 리더스에세이 등 작품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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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영혼의 젖줄 갠지스에 다녀 오셨네요..기행문 으로 인도 여행을 잘 했습니다.
갠지스강물이 더럽다는데... 그 더러움속에 영혼이 잠들어 있고 .. 그 물에 목욕도.. 한 목음하면 보약을 ...
2500 km가 넘는 긴 강줄기 관리는 잘 돼는강. 도나우강의 참사가 떠오르네요... 바라나시 여행 ... 사진도 몇장 올려주시면 좋은 공부가 될것 같습니다.
인도여행 기행문 잘읽었습니다. 갠지스강은 성스러운 곳이며 인간으로 태어나 살다가 자연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수필가이시며 문학의 한 장르를 잘 개척하시는 김명중 회원님에게 무궁한 발전과 함께 건승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