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2 믿음의 첫 발자국
니가 교회만 나오면 된다
천보겸성도 크메르목장
저는 평생을 하나님을 모른 채 살아오다가 몇 년 전 친구의 권유로 구미남교회에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천목사님의 설교가 너무 좋아서 하나님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생명의 삶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삶 공부를 하면 할수록 예수님의 존재도 모르겠고 도무지 예수님이 믿어지지 않아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1년을 빠지지 않고 교회에 출석하던 중 코로나가 발생했고 자연스레 교회랑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작년 5월에 아들이 군대를 갔고 8월에 첫 휴가를 나왔습니다. 휴가를 나온 아들이 계속 머리가 어지럽다고 해서 병원에 가서 MRI도 찍어 봤지만 별 이상이 없었습니다. 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저 역시 너무 힘들어하고 있는데 갑자기 ‘니가 이래야 교회에 나오지’라는 음성이 들리는 겁니다. 그 음성을 듣고 아들한테 너도 불안하고 나도 불안하니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오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주일날 교회 와서 예배드리고 다음 날 아침에 출근을 하려고 보니까 아들이 방에 없었습니다. 저녁에 학원에서 수업을 하다가 아들이랑 통화를 하면서 아침에 어디 갔다 왔냐고 물으니까 정신과에 갔다 왔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너희 아들 괜찮다, 니가 교회만 나오면 된다’ 또 이런 음성이 들리는 겁니다. 이번에 교회 안나가면 큰일 나겠다 싶어서 그때 이후로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너무 궁금해서 그때부터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만에 1독을 하고 바로 연달아 2달 만에 2독을 하였습니다. 성경을 읽는 중간중간 하나님께서는 제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많이 해소시켜주셨고 자연스레 하나님의 존재를 믿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저에겐 조금씩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영어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졌습니다. 하나님을 믿기 전에는 아이들의 소중함을 몰랐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고 학원에 왔으니 당연히 이 정도의 공부는 하고 가야 된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공부만 강조한 수업을 하다보니 아이들이 힘들다고 학원을 그만두면 저는 나름 열심히 가르쳤는데 그만두는 아이들만 손해지 라는 생각에 원망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학원은 선교지’ 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수업도 어떻게 하면 개성이 강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수업을 할까 고민을 하다보니 아이들도 학부모님들도 그런 저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많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달 전 저희 시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저희 시댁은 믿지 않는 분들이어서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3번이나 제사를 지내고 납골당에 가서도 친척분들은 뒤에 서 계시고 직계가족 아들, 며느리, 사위들이 앞에 서서 술도 따르고 제 생각엔 절을 100번도 넘게 시켰던 것 같습니다.
친척분들이 뒤에 서 계시는데 저만 절을 하지 않고 서 있는 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마음속으로 계속 ‘하나님 지금 이 순간 저를 지켜주시고 저와 동행하여 주십시오.’ 라고 계속 하나님만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제가 힘든 순간에 목장에 가서 저의 힘든 마음을 얘기하고 들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저는 일주일에 한 번 목장에 가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저에게 많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준 저희 크메르 목장 식구들에게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경건의 삶 공부를 마치고 봉헌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믿지 않는 남편이랑 교회에 출석을 하는데 남편한테 봉헌송 연습을 해야하니 일찍가야 한다고 하니 그럼 본인은 이번에 교회를 빠지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허영주 권사님에게 말씀드렸더니 평소에 혼자서 연습하고 4부 예배 시간에만 봉헌송을 같이 하라고 했습니다. 봉헌송 노래가 정해지고 출퇴근 시간, 차 안에서 계속 혼자 연습했습니다.
봉헌송 당일 남편한테 ‘나 목사님 설교 끝나고 기도하는 중간에 봉헌송 하러 나가야 하니 눈떴을 때 나 없다고 울면 안돼.’ 라고 말했더니 남편이 ‘갔다 오면 나 없을 수도 있어.’ 라고 말했습니다. 봉헌송 끝나고 돌아와서 남편한테 ‘어, 안 갔네.’ 라고 했더니, 오늘 목사님이 ‘섬김’에 대해서 설교하셔서 계속 있었다고 하더군요. 설교 시간에 계속 조는 줄만 알았는데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지금은 상병이 된 아들이 2주 전에 5박 6일 휴가를 나왔습니다. 작년 8월에 휴가 나와서 그렇게 힘들어하던 아들이 군에서 좋은 선임들을 만나서 이병 때 본인이 힘들어하고 적응하지 못할 때마다, 선임들이 데리고 나가서 본인들의 이병 때 경험들을 말해주고 너는 잘하고 있다고 말해 줬다고 했을 때 너무 감사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평소에 우리 아들에게 좋은 만남의 축복을 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우리 아들과 함께 계셨구나 생각하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안 믿는 가정에 제가 1세대로서 많이 힘들겠지만, 친정 식구들과 시댁 식구들이 모두 하나님을 믿는 그날까지 오로지 하나님만을 믿고 의지하고 따르는 삶 되도록 항상 감사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