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모습 그대로 앵두는 참 앙징맞고 예쁘기도 하다]
오늘은 츄리닝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집을 나섰습니다
나이 쉰을 넘겼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고 있는 지인의 초대로
부군께서 운영하고 계신 농장에 나들이를 하는 날,
천안 시내를 벗어나 자연의 향취가 물씬 묻어나는 시골 길
농장 진입로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개망초 꽃은 자주 그녀의 화제에
오르내리곤 했을 만큼 탄성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한 가운데 오염된 내 가슴마저 동화되는 듯 했던 길,
장마철 홍수에 흘러온 것을 어렵게 건져 올렸다는 뗏목을 버팀목 삼아
뻗어 올라간 담쟁이 넝쿨,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써 살짝 넣어두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던 우편함,
집 주인의 정성이 그대로 느껴지던 화초, 유실수, 채소들
두고 두고 뇌리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귀한 것은
두 분의 소박한 행복이 구태여 입을 빌어 말하지 않아도
곁에 있는 이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모습..
부족한 필력筆力으로는 다 나열할 수 없을만큼 두 분의 아름다운 모습에
특별한 노력도 없이 살아왔고 살고 있는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돌아오는 길,
반성문 가슴에 새기는 시간 이었습니다..
노력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
닮고 싶습니다
앵두,
동행한 친구 **는 소쿠리, 바구니, 통, 비닐봉지를 준비해 온 것 만큼이나
앵두 따는 일에도 열심이어서 다시한번 나의 무능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하는 양이 얼마나 시원찮아 보였는지 죽 죽 훓어요~ 한마디 하시더군요^^
웬만해선 안보여 주신다는데 특별대우 받고 둘러본 양계장,
닭들의 모습이 마치 군락을 이루고 있는 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첨단시설로 갖춰진 거대한 양계장 앞에서
실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새삼 실감하던 시간 이었지요
푸근하게 맞이해 주셨던 그 곳 아름다운 분들의 모습,
마음의 카메라에 찰칵 찍어 놓았습니다
오늘밤 꿈 속에선 앵두와 계란이 춤 출 것 같습니다^^*
첫댓글 생각나는 건 앵두같은 그대 입술 뿐!
오잉? 누구 입술? 요새 앵두에 산딸기에 오디에, 잔잔한 산길에서 만날 수 있는 기쁨들입니다. 주말에 잠깐 얕으막한 산에라도 올라 보셔요. 앵두는 당연히 남의 담자락을 옅봐야 하지만, 여기엔 폐가가 많아서 마치 주인처럼 맘껏 즐길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