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나라 인도(印度) <타밀나두(Tamil Nadu) 주>
<5> 거대한 사원도시 마두라이(Madurai)
에로틱한 조각으로 가득한 사원 / 박물관의 관능적인 여신상
탄자부르의 지리를 잘 몰라 신도시(Kumbakonam)에서 차를 내려 곧바로 50km를 택시로 달려 구도시(Srirangam)에서 관광하고 잤는데 아침에 물어보니 이곳에서는 마두라이로 가는 버스가 없고 다시 신도시로 가야한다고 한다. 50km를 다시 되짚어 와서 마두라이 행 버스를 탈 수 밖에 없어 짜증난다. 탄자부르에서 158km 남서쪽으로 내려오면 거대한 사원도시 마두라이가 있다.
◆ 사원(寺院) 도시 마두라이(Madurai)
마두라이 열대 식물원 / 마두라이 나약 궁전
마두라이에 오후 2시 반쯤 도착했는데 마두라이가 가까워지면서 도로변에 엄청나게 큰 채석장이 몇 군데 보이고 화강암을 네모로 반듯하게 잘라 수백 개씩 쌓아놓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워낙 사원들이 많고 필요로 하는 조각들도 많으니 돈벌이가 잘되는 모양이다.
또 신기한 것은 마두라이 시 외곽에는 마치 큰 누에가 기어가는 형상의 거대한 바위산이 있는데 길이가 1km도 넘을 듯하다. 도착하자마자 우선 큰맘 먹고 에어컨이 있는 호텔에 짐을 내려놓았는데 1박에 800루피(1만 9천 원)로 에어컨이 없는 호텔보다 두세 배가 비싸기는 했지만 시원한 에어컨을 틀어 놓으니 살 것 같다. 날씨가 너무 더운데다 먹지 못하니 힘이 없어 호텔 앞에서 세 바퀴 아도택시를 전세 내어 시내관광을 했는데 한나절 시내투어가 200루피(5천 원)로 무척 싸다.
제일 먼저 간디 기념관을 갔는데 이곳이 간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많은 자료들과 함께 간디의 생활유품들, 마지막 입었던 피 묻은 겉옷, 새까만 돌로 조각한 간디의 흉상 등을 잘 정리하여 전시하고 있었다.
다음은 시내에서 20km가량 떨어진 산 밑에 웅장한 고푸람과 함께 굉장히 큰 힌두사원(Alagar)이 있어 보러갔는데 내부가 미로와 같이 복잡하고 넓다. 택시 운전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나를 태우고 산 속으로 차를 몰고 가더니 수많은 참배객들로 북적이는 힌두사원(Palamodhir Solai) 앞에 내려놓는다.
부근은 시원한 계곡으로 풍경이 멋있고 도로변으로 수많은 원숭이들이 몰려다니는 것도 볼만했다. 돌아오면서 비슈누사원(Vishunu Mandir)에 들렀는데 거대한 하누만(Hanuman/원숭이 신) 상이 지붕꼭대기에 올려져있다.
<6> 휴양지 코다이카날(Kodaikanal)
인도청년 아니루드 / 명랑한 인도소녀 가야트리실라 가족
다음 날에는 마두라이에서 북쪽으로 82km 떨어진 산속에 있는 유명한 휴양지 코다이카날(Kodaikanal)을 보러갔다.
엄청나게 높은 산언덕에 조성된 코다이카날 관광마을은 오르는 계곡이 너무나 구불거리고 울창한 숲이 계속되어 아슬아슬했는데 중간에는 멋진 폭포도 있어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산비탈에 형성된 관광마을에 내리면 무척 시원한데 정상 부근에 제법 큰 호수도 있어 유람선이 떠다닌다.
이곳은 주정부(타밀나두)가 지정한 민속마을로 토산품인 향수(허브), 벌꿀 등을 파는 가게가 빼곡히 들어서 있고 마을 뒤 산꼭대기는 계곡을 내려다보는 전망대인 캐년 뷰(Canyon View)가 있고 올라가는 좁은 골목은 양편으로 기념품 가게가 빼곡한데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통에 발 디딜 틈이 없다.
이곳에서 철망을 통해 내려다보면 아찔한 계곡이 내려다보이는데 아슬아슬한 절벽을 원숭이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
이곳에서 벵갈루루에서 홀로 관광을 온 26세의 청년 아니루드(Aniruddh), 또 삼촌가족과 함께 온 명랑한 인도아가씨 가야트리실라(Gayatrisilla)와 친해져서 사진도 찍고 이 메일 주소도 주고받았다.
♦ 미낙시순다레쉬바라(Meenakshi Sundareshvara) 사원
마두라이가 자랑하는 미낙시순다레슈바라(일명 Sri Meenakshi) 힌두사원은 미낙시라는 여신과 순다레슈와라를 모시는 드라비다 양식의 전형적인 힌두교 사원으로 인도 최고의 힌두사원으로 꼽히는 사원이라고 한다. 미낙시는 쉬바신의 부인이고 순다레슈바라는 쉬바신의 또 다른 화신이라고 한다. 엄청나게 큰 규모(6헥타르)의 사원은 거대한 수많은 고푸람, 사원 내의 엄청나게 커다란 방안은 기묘한 조각이 새겨진 기둥들로 온통 꽉 채워져 있다.
1,000개의 기둥(열주/列柱:만다파)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사원은 인도에서 열주가 가장 많아 인도 최고를 자랑하는 사원이란다. 또 사원건물은 네모 모양으로 빙 둘러 있는데 가운데는 커다란 연못도 조성되어 있어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건물을 들어서면 미로 같은 수많은 방들, 휘황찬란한 색채와 다양한 그림으로 가득 채워진 천정과 바닥(Kolam) 등은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 바닥에 그려진 이 그림을 콜람(Kolam)이라고 한다.
미낙시순다레 사원 열주(列柱)의 방 / 아름다운 바닥그림 콜람(Kolam)
♦ 힌두교 성자(聖者) 사두(Sadhu)
사원은 늦은 저녁인데도 수많은 관광객들과 참배객들로 북적거리는데 마침 신을 모셔가는 엄숙한 의식도 행해진다.
힌두 신도들은 수 백 가지 종류의 신들이 모셔져있는 방들마다 계속 절을 해대며 돌고 또 돌며 사원 내 곳곳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는 반 벌거숭이 털보 성자 사두(Sadhu:힌두교 성자)들로부터 축복을 받으려고 가는 곳마다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사두들은 참배객들이 앞에 무릎 꿇고 합장하며 머리를 숙이면 기름인지, 꽃가루인지 머리에 얹어주고 몇 마디 중얼거리고, 축복 받은 사람은 옆에 놓인 돈 통에 몇 푼 집어넣고...
호텔에 돌아와 벵갈루루로 가는 교통편을 물어보았더니 밤 11시에 떠나는 A/C(에어컨) 버스가 있다.
날씨가 더운 탓인가 낮에는 없고 밤에만 있다고 한다. 밤 11시, 550루피짜리 벵갈루루 행 버스에 올랐는데 의자는 푹신하고 좋은데 에어컨은 나오지 않는다. 밤이라 그다지 덥지도 않고 의자가 편하니 살 것 같다.
힌두교 성자 사두(Sadhu) / 순다레 사원의 고푸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