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25회차
2012년 1월 29일
(금과동산-덕진봉-광덕산-)산성산-운대봉-강천산-오정자재
18.3km(14.0km) 6시간20분(4시간 50분)
오른손 불편하다고 걸음마 못 걸으랴?
위험구간도 있다지만 무작정 따라 나선다.
베낭도 새로 장만하여 둘러매고 나섰으나....
알아주는 이 없고, 땡땡하게 깁스한 오른손 흔들며 인사 나눈다.
볼만한 강천산 구간이라는데 어디 한번 달려가 볼까나!
A팀 먼저 방축재에서 내려 시작하고
B팀은 단축산행으로 광덕산에 오르기로 했으나
평창 들머리를 놓쳐 강천사 입구에서 산행시작.
관광의 기본이라지만 입장료 내고 산행하려니---
얼어붙었지만 긴 계곡과 폭포가 장관이다.
정비된 계곡 따라 오르는데 강천사 염불소리 울려 퍼지고
따라 흥얼거리며 일주문을 넘는다.
얼어붙은 구장군폭포의 빙벽을 둘러 보고
덕지덕지 얼어붙은 고드름을 뒤로 한 채 산성산으로 오른다.
일찌감치 아이젠 끼우려는데 얼른 종분씨가 알아채고 끼워준다.
A팀으로 가버린 남편 없이도 해결할 수 있는 것 하나!
광덕산,북바위 이정표에서 북바위쪽으로 눈길 헤치며 오른다.
많던 사람들은 구장군폭포에서 관광을 마치고 하산하고
올올의 전사들만 가파른 오름 길을 미끄러질 새라 치고 오른다.
6명은 북바위 쪽으로, 4명은 동문 쪽으로.
후미 팀도 나름 순위가 정해져 선두대장, 후미대장,
오늘의 환자들까지 각종 대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환자포함 4명은 동문에서 연대봉으로 오른다.
북바위 쪽으로 먼저 오른 여섯 회원들이
점심상을 펼쳤는데 거의 한정식 수준이다.
홍어회, 명태전, 해물전, 열무김치, 오리구이와 묵은지.
현미찹쌀밥과 김장김치, 컵라면, 빵, 과일 등등.
한 상 푸짐하게 먹고 일어서니 A팀 앞짱 장 사장님 헐레벌떡 달려온다.
징~ 한 인간 이랑께!
뭐가 급해서 저 산을 넘고 넘어 이토록 빨리 달려왔을까?
벌써 추월 당할까 봐 B팀도 서둘러 보따리 싸 북문으로 향한다.
산성 길 따라 걷노라면 누구라도 역사를 돌이켜볼 게다.
우리의 파란만장한 역사!
굴하지 않고 지켜온 찬란한 유산!
언제든 맘만 먹으면 발동 걸리는 민족혼!
햇볕에 녹으며 밟으며 흰 눈 쌓인 산성 길을 고즈넉이 걷고 있는데~
선두대장 윤•전 사장님 자전거 타고 나타나셨나?
부상투혼에 격려 멘트 날리고는 또 바삐 달려 가는구먼.
빙 돌아 강천산 능선이 펼쳐졌는지
거기가 거긴 듯, 여기가 여긴 듯 왕자봉에 섰다.
생뚱맞은 왕자님! 왕자님은 어디에 있나요?
강 고문님도 어느새 왕자봉을 들러 온다.
그럼 혹시 강 고문님이 왕자??
갸우뚱하며 하얀 눈길 밟으며 되돌아 나온다.
따스한 산죽 밭 지나고 눈 녹은 산자락 낙엽 길을
불편하지만 아이젠 끼운 채로 무지막지하게 디디며
또 끼우기 번거로워 참고 간다.
골목마다 대장님들 오늘도 도배를 하며 가시는구먼!
혼자 걷는 길에 ‘올’표지기는 "앗싸! 가오리!" 라고 할 수 있지요.
깁스한 줄도 모른 채 자유로이 여기까지 왔는데...
그만 난코스를 만났다.
선답자들의 산행사진으로 이미 암릉구간이 있는 줄 알았지만
내려다보니 아찔하고 한쪽 스틱도 거추장스럽기만 하고
으악! 추락하면... 헬기 뜨게 생겼다.
아~아~! 목청 가다듬고, 심호흡 한번 하고,
어떤 모양새든 중심은 한 점 일 테니 집중하시라~!
엉덩이 전법으로 밀며 왼손으로 매달려 내려오다가
롱다리 전법으로 마무리! 깔끔하게 해치웠다.
남편 없이도 해결할 수 있는 것 둘!
난코스를 해결했으니 무엇이 두려우랴!
기세 등등하여 나머지 능선을 훌쩍 넘는다.
이 기세로 산속에 전기충격 울타리가 둘러 처졌길래
넘어볼까 했으나 오른손 봐서 오늘은 참는다!
오정자재 날머리에 무사히 돌아와 오늘의 단축산행을 마친다.
오정자재 밤나무 과수원, 둥굴레밭, 가축축사에서 풍겨오는
향토색 짙은 냄새를 마다 않고 올올의 막걸리파티는 또 시작된다.
윤회장님의 정성 담긴 푸짐한 굴전과 깍두기를 냉큼 집어먹으며 막걸리 한잔씩 캬~!
내려오는 회원들마다 장거리 뿌듯한 산행으로
얼굴에 화색이 돈다. 행복지수100%
김대장이 엄선하여 추천한 된장찌개 집으로 고고씽~~!
고향집에 돌아와 먹는 식사처럼 조촐하지만
맛있게, 푸짐하게 잘 먹었습니다!
돌아오는 차내풍경은 가관이었당께!
누구는 가방 샀다 자랑하며 좌석을 누비고,
또 누구는 노리끼리한 양주 한 병 돌리고(안주포함)
자칭 후미 회장 박영규 씨는 이름 올라 영광이라며 큰 웃음 주고,
겨울 장거리 산행임에도 시간 맞춰 돌아오는 베스트 드라이버 영호씨께도 감사.
오늘도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직녀 씀
첫댓글 종주산행 불편한 몸으로 고생많으셔구요
산행기에서 다시한번 종주코스를 회상해 봄니다 삘리 완쾌하셔야됩니다
새로구입한 가방메고 A코스 완주했스면 120% 행복지수 ^*^ ~ 불편한 팔 지탱하고 산행하랴 고생하셨습니다. 빠른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