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 화살'같은 것이니 '쏜 살같다'가 맞겠지만, 한 낱말로 굳어져서 지금은 '쏜살같다'가 표준말입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지난주 금요일에 보내드린 '예/아니요'에 관한 우리말 편지를 보시고, 우리가 쓰는 워드프로세서를 만드신 한글과 컴퓨터에서 일하시는 분이 보내오신 댓글이 있어 같이 읽고자 합니다.
예/아니요는 영어 Yes/No를 번역하면서 나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말과 다른 영어식 표현을 한글로 바꾸면서 일단 올리고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누군가 그렇게 적었고 그 다음에는 거의 그대로 따라 했다고 봐야겠죠. 예/아니오로 된 것도 운영체제나 그 밖의 프로그램에 기본으로 되어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 쓴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글 2010을 써 보시면 '예/아니요'가 아니라 '저장/저장 안 함' 과 같이 바뀌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도 '예/아니요'를 쓴 적이 있지만 뭔가 어색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죠.
이전에는 운영체제(윈도우)에서 기본으로 '예/아니오'로 떴지만 지금은 '예/아니요'가 기본으로 바뀌었으니, 점점 '아니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네요. ^^
좋을 글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편지를 쓰겠습니다. ^^* 제 나이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닙니다만, 흘러가는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 보면 1년을 18분으로 본다는 게 나옵니다. 사람이 80년을 산다고 보고 하루 24시간인 1,440분을 80년으로 나누면 18분이 나옵니다. 그 계산에 따르면 제 삶의 시계는 오후 1시 8분이네요. 벌써 점심시간이 지났어요. ^^*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에서 '쏜살같다'는 쏜 화살과 같이 매우 빠르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입니다. '쏜 화살'같은 것이니 '쏜 살같다'가 맞겠지만, 한 낱말로 굳어져서 지금은 '쏜살같다'가 표준말입니다.
쏜 화살이 제아무리 빨라도 총알같이 빨리 가기야 하겠어요?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을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그저 지금에 온 힘을 기울여(최선을 다 하며) 사는 수 밖에 없겠죠.
세상에는 중요한 금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소금, 황금, 그리고 지금이라고 하네요. ^^*
오늘이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멋지게 살아봅시다. 지금 이 순간에 온 정성을 쏟으면서...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뇌두 >> 노두]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고향집에 가서 제사 모시고, 토요일에는 어머니와 함께 매실농원에 꽃 구경가고, 어머니 친정 동네도 들러보고... 하루종일 어머니와 같이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요일 아침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가 손수 만드신 칡즙을 싸 주시더군요. 혼자 먹기 아까워 올라오는 길에 광주에 들러 누나에게 좀 나눠줬는데, 광주에까지 와서 처가에 안 들르면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간 김에 구례 처가에 들러 어르신들께 점심까지 대접하고 올라왔습니다. 이 정도면 주말 잘 보낸 거 맞죠?
올라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인삼랜드 휴게소였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현수막 하나가 눈에 딱 띄더군요. '잡상인의 물건을 구입하지 마십시요' '마십시요'가 아니라 '마십시오'인데...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니, 왼쪽에 휴게소에서 만든 간판이 있더군요. 인삼 그림을 그려놓고, 몸통은 '동체'라고 하고, 그 밑은 '지근'이라고 하며, 몸통 윗부분은 '뇌두'라고 한다는 친절한 설명...
'인삼, 산삼, 도라지, 더덕 따위의 뿌리에서 싹이 나오는 대가리 부분'은, '뇌두'가 아니라 '노두(蘆頭)'인데...
다른 사람들이 보라고 걸어놓은, 현수막이나 간판에 쓰는 글자의 맞춤법에는 관심이 없고, 휴게소 이름을 '인삼랜드'라고 짓는 데만 관심이 있는지... '인삼렌드'라고 안 하고, '인삼랜드'라고 '랜드'를 똑바로 쓴 것에 만족해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