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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4.
33월 도생끌레
진행 : 보리밥
기록 : 세선
참가 : 구랑실, 다하지, 두더지, 무지개, 민들레, 바람개비, 소리샘, 안승호, 푸른솔, 함박꽃
모임 시작 : 오후 7시
모임 마침 : 오후 10시 35분
--오늘 서원문을 읽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좋은 모임을 위한 서원문]
해가 지나고 만났는데,(사실은 1월 모임이후 두 번째) 오늘 문자와 카페글로 모임에 오셨을 텐데 먼저 가벼운 인사로 한 바퀴 돌고 그 다음 이야기를 진행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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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서화전 이후로 이런 모임에 온 것 같아요. 오늘 ‘살아있는 말’ 하면서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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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생끌레 모임에 한 번도 온 적이 없는데 지난주에 어느 분의 눈물과 말씀을 들으면서 함께 해아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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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타자 치면서 말해야 하나요? 아, 할 수 있으면... 그냥 어쩌다 보니까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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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말하는 대로 타자를 치고 있어. (웃음) 언제나처럼 오늘도 누군가의 차에 실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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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어쩌다 카페에서 글을 보고 함께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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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왔는데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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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왔는지 이야기 하는 거야? (웃음) 분위기가 그렇네. 다들 대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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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해도 그럴까... 자연스레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아, 그게. 다른 일도 아니고... 그런 정도의 일을 그렇게 하면서 금새 그냥 쥐도 새도 모르게 거짓말이 튀어 나오는 거잖아요? 본인도 거짓말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거짓말인줄 모르고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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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께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머릿속에서 말이 좀 정리가 되었어요. (웃음)
지난 토요일에 하동에 가서 막걸리를 마시는데 그 날 날이 좀 춥다고 해서 배낭에 침낭이랑 옷이랑 많이 싸들고 갔어요. 그래서 배낭에 좀 무게가 있었나 봐요. 하여튼 그렇게 어제 가서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까 배낭 때문에 2~30대에서 느껴지지 않던 통증이 어깨에 느껴지더라고요. 세월 이기는 장사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는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적응할 필요를 느꼈어요. 체력을 키운다거나 하는 것과는 별개로, (핸드폰 소리) 죄송합니다. 요즘 폰이 혼자 말을 막 해서... (웃음) 네, 그렇게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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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도생끌레 모임에 오기로 작년에 약속을 했거든요? 그래서 왔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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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자를 여러 통을 받았어요. 보낸 바람빛은 오려 했으나 몸이 안 좋아서...
바람개비는 일이 늦어져서 늦으실 것 같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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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학교가 2012년에 이리로 이사를 왔나요? 그리고 1년 뒤에 제가 여기 온 것 같아요. 와서 3년을 살고 이제 4년째 해를 맞이했어요. 한 해, 두 해 사는 동안 돌아보니까 그 동안 뭘 했을까보다는 그냥 이래 저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해 가을 지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나와 도서관은 무엇일까?’였어요. ~~~~~ 그런데 올해는 개인적으로 아주 산뜻한 출발을 하면서 좋았어요.
이 관옥나무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 같아요. 각자 본인의 생각대로 그냥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한 바퀴 들어보고 싶어요. 어떤 것이든, 무엇이든... 늘 (도생끌레때는 )세네 사람 정도가 모였는데 모처럼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그 김에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싶고. 그래서 잠시 자기 마음을 보는 시간을 가지고 한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마음 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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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좀 무거운가요? (웃음) 그래요, 다하지부터 이렇게 왼쪽으로 돌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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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보리밥이 올해는 아무것도 안하는 게 계획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많이 들었어요.
방금 잠깐 마음을 모으면서 ‘사랑어린 스콜레’가 떠올랐어요. 이 공간이 뭘 하던 안하던 존재하는데, 그게 배움터를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겨울 같은 때에 따뜻한 곳에 모여 있는 모습. 그리고 떠오른 게 스콜레...
선생님들 모시고 말씀 듣는 모습. 그런 것들을 도서관이 다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기가 배움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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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참 생각을 안했구나. 도서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거의 습관적으로 여기에 있구나.
예전에 처음 도서관에 대한 모임에 나갔던 제가 떠올랐어요. 그 때는 뭔가 마음에 담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마음에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질문이던 마음가짐이던 간에...
근데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곳에 살면서 내가 이곳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안 하는 거죠. 이 공간 자체에 대한 생각이나, 또는 이곳에서 어떤 삶이 이루어지길 원하는지 등 그런 것들이 내 안에서 생각되지 않으면서 뭔가 저절로 이루어지기만 바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이곳에서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이 관옥나무 도서관과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겠어요. 걸음이 좀 더딜 수도 있지만... 이전까지는 나의 것, 나의 삶이라는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부터는 그런 생각을 좀 가져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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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도서관’을 생각을 했어요. 이 도서관 이름이 관옥나무 도서관이잖아요? 난 충분히 이 도서관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 이 관옥나무 도서관에 맞게 잘 살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이 오시면 그 말씀에 귀 기울이고 배우려 했고, 도서관이라는 역사, 축적, 지혜 이런 것들이 이 도서관에서 벌어질 때 거기에 내가 함께 하려 했다는 생각들이 들었고, 해서 ‘나와 도서관’, ‘나와 관옥나무 도서관’. 그 이름에 맞게 내가 살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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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도생끌레가 되게 오랜만인데... (웃음) 좀 늦었는데, 사실 생각을 되게 많이 해서 늦었어요. 언제부터 이 모임에 안 나왔을까... 사실 마음도 안 내켰고....
오늘은 그 [도생끌레] 모임을 떠나서 주변 친구들, 보리밥 얼굴, 소리샘 문자 그런 것들이 생각나서 왔고요. 오면서 도서관이라는 게 사랑어린 학교와 도서관이 별개로 떨어져서 본다는 것이 엄연히 따지면 그런 게 맞지만 굳이 그렇게 따로 나누어서 가야할 걸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하려 해도 되지 않을 것 같고... 태생이 같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같이 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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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그 이야기를 했는데 분위기가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웃음)
오늘 모임은... 그러니까 카페에 올라왔잖아요. 그 카페에 공지가 올라왔는데 그게 뭐가 서로 이야기가 되었나요? 예를 들어 소리샘이 공지 올리신 게 누구랑 이야기를 해서 올린건가? 보리밥? 아, 보리밥... 네, 그냥 궁금해서...
올해가 시작되었으니까 도서관 이야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안에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이 [도생끌레]가 어쨌든 이름으로 보자면 도서관을 시작하는 하나의 모태인데, 이게 지지부진해. 그렇잖아요? 이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니면 애초에 무언가 하자고 하기는 하는 건지 스스로 좀 궁금해졌어요. 그런 이야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무슨 일이던지 모든 일이 다 잘 되고 확장이 막 되고 그렇지는 않지요. 근데 이 모임이 보리밥이 오기 전부터 3년이 채 못 되었는데 이 모양이 되었다는 것은 좀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거기에 힘을 모아야 할 때인데. 상당히 절실한 문제이고.
우리가 학교와 좀 나누어서 마을 도서관으로 보기로 했는데, 이 도서관이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는가? [사랑어린 스콜레]라던가 하는 것은 굳이 ‘도서관’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건데. 그럼 이 도서관은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는가?
그렇게 마음을 모아서 시작을 했는데 그게 왜 이렇게 몇 해도 가지 않아 이런 모양이 된 건지 궁금해요. 이야기를 좀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필요하다면 지난 날 우리가 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작년인가? 언제부터인가 도서관에서 꼭두쇠를 뽑아서 뭘 같이 해보자 했는데 그것도 잘 되지 않고 있는 거잖아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건지, 뭐가 문제가 있어서 안 되는 건지... 공동체에 있어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이게 잘 안 되는 거잖아요? 다른 모임이나 장소는 잘 되었는데 도서관에서 그러는 것은 하나도 되지가 않아. 살림위 같은 곳에서도 도서관에 대한 요구든 무엇이든 이야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고. [도생끌레]가 왜 지지부진한지 같은 문제와 같은 맥락이 아닌가? 그런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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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보리밥이 ‘올해는 아무것도 안하는 게 계획이야’라는 말을 작년에 하셨다는데.올해는 뭘 하나요? (웃음)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아온다는 게 도서관에 온다, 하는 생각보다는 도서관에 책이 있고, 사람이 있고, 자연이 있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있고...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오는 것 같은데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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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처음 모임 시작할 때부터 계속 한 얘기가 있는데, 이게 필요할까, 꼭 해야 하나,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사실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 안에 뭐가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관옥나무 도서관에서 좋은 말씀도 듣고, 책모임도 하고... 누구한테 딱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늘 도서관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올해는 [도생끌레]에 참가를 하는 것으로 했으니까 할 수 있는 것도 찾아보고 의미도 배우고 하려고 왔어요. 그러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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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가 지지리도 싫어하는데 이 도서관이 나한테 왜 계속 오는지 질문을 많이 했어요. 이게 도서관이 아닌가? 그럼 뭘까?
처음 모임을 가졌을 때 ‘눈을 감고 이 도서관이 뭔지 생각해봅시다’ 하던 것이 생각이 났어요. 보리밥과도 안면만 있고 도서관도 습하고, 곰팡이 많고, 막 공사 중이고. 여기가 뭐가 될 수 있을까? 도서관이 된다고는 하는데...
저한테 온 소임은 화장실을 만드는 거였어요. 그래서 타일 골라서 붙이고, 거울도 붙이고... 그 당시에 여기가 공사 중이었는데 발을 딛기가 힘들었던 게 뭐였냐면, 이 공간은 내 공간이 아니다, 화장실만 잘 만들면 사라져야겠다.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거기까지가 제 임무였어요.
그리고 첫 발을 내딛었어요. 그 때 [도생끌레] ‘도서관을 생각나면 끌리고 설레는 모임’이라는데... 그러면서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해가 거듭될수록 저에게 알 수 없는 그런 좌절과 실패, 외로움?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런 감정들이 들었어요. 여기가 도서관인가? 만남의 장소? 기도 장소? 공부하는 장소인가? 아닌가?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해를 보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제가 이 공간에 붙어있었어요.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화장실이 더러운 것, 쓰레기, 먼지가 보이고 제가 그걸 저도 모르게 청소하고... 근데 그게 되게 서러운 몸짓이었나 봐요.
얼마 전에 질문을 두 가지 받았는데 하나는 ‘도서관 꼭두쇠는 대체 어디 있냐?’ 두 번째는 ‘이 도서관이 대체 어떻게 흘러가고 있냐?’ 근데 답을 못했어요.
그 자리에서 너무 서러움이 커서 울어버렸어요. 그리고 집에 가서 스스로 질문을 했어요. 왜 그 질문을 받아야 하는 게 저인가? 보리밥도 있는데. 여기가 제게는 그런 공간인 것 같아요. 함부로 꼭두쇠를 뽑기에는 너무 어렵고, 그렇다고 그 모든 걸 품어주기에는 너무 약해요.
아까 질문 중에 하나는 대답을 들었는데 ‘네가 있는 그 도서관은 하나의 공간 이상이다.’ 근데 그걸 품어주거나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카페에 글 올리고 문자 돌리고... 도서관 일하러 모이자고 문자 돌리고 하는 게 큰 용기였는데 왜냐하면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까... 그거로 된 것 같아요.
전 그 문자 받고 이렇게 여러분 와주신 게 참 고맙고... 못 오셔도 고맙고... 이 마음을 주려고 그 동안 처절하고 외로웠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잘 들으려고 해요. 과연 여기서 어떤 얘기가 흘러나오는지 좀 더 들어보고 앞으로 되어 질 일을 그려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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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심각해야 하는 건가요? (웃음)
도서관이 뭘 하고 있느냐? 하는 얘기를 들으면 그래도 제가 여기 오래 있었는데 이전에는 너 대체 뭐하냐? 네 실력이 그거냐? 그럼 진작 떠나야지하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지금은 좀 긍정적으로 들려요.
이전처럼 [맨발동무도서관]이나 세상의 어떤 도서관처럼 그 곳에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서 이곳 [관옥나무도서관]에서 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좋은 사람, 좋은 공간... 이런 걸 꿈꾸진 않았어요. 여기가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지도 않고.
최근에 가장 포인트는 [사랑어린스콜레]가 시작하고 나서 관옥나무 도서관과 사랑어린스콜레가 어떻게 연결이 될 것인가? 하는 물음이 생겨났는데 좀 답답함이 있어요.
깊이 들어가서 [관옥나무 도서관]이라고 했을 때 거기까지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볼 눈이 제게 아직 없어요. 도반들에 대한 신뢰를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한 반성을 좀 했어요. 누구든 붙잡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걸 내가 못하는 사람이구나, 내가 고작 한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알았어요. 알고 있던 것들 지혜와 경험들을 이곳에서 녹여내는데 ‘이곳은 새로운 곳이다’ 하는 생각 때문에 가져오지 않았던 거죠 내 안에는 이곳의 식구들은 좀 다를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
좀 정리가 잘 안되는데... 제 역할에 대한 정리 같은 것이 있었어요. 도움주는 사람, 지난 3년간 이거 이렇게, 이렇게 해요 라든가, 이거는 이렇게 해보면 좋을텐데, 하는 단계에 오지 못했어요.
그런데 올해 산뜻한 출발이라 했던 건 그런 것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관옥나무도서관의 길이나 모양새, 이런 것들이 말로 설명하고 하나의 일로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아요.
아까 [사랑어린스콜레] 이야기가 포인트라고 했는데. 처음 올 때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학교가 누구에게나 열린 배움의 공간이고 도서관은 더 나아가서 마을 아카이브, 삶의 아카이브가 역할이라는 지점을 찍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좀 더 펼쳐질 거라는 기대가 있어요.
여기에 있는 ‘이야기’라고 하는 것들이 우리에게서 어떻게 확장이 될 것인지, 이 해룡, 지구, 우주 안에서 관옥나무도서관을 통해 어떻게 각자의 근원으로 가는 지혜를 밝혀가는 길이 이제 시작이 될 거라고 전 생각하는 거죠.
주변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데 관옥나무도서관 모양 잡으려고 온 것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서 그런 것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는 계기도 되었고. 두더지가 도서관이 대체 뭘 하는 거야? 하는 것도 제게는 그 사람들의 질문처럼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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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야기 한 3년이라 하는 것은 누구 개인의 의미는 아닌 것 같아. 이 도서관이 개인의 사상이나 삶이 깃든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사유지도 아니고, 출발부터 모두가 함께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힘이 있어야 한다고 봐. 시작하면서 모두가 모여 시작을 했고 그 때 모두가 모여 이야기 한 것들이 있는데 그 때 함께 이야기 했던 것들이 3년 지나고 나서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을까 싶은 거지.
3년을 경험했더니 이건 좀 아니고, 이건 이렇게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함께해야 한다는 거야.
이게 김민해나, 보리밥이나, 소리샘이나 하는 개인이 아니라. 잘못하면 사람들이 이 도서관을 보리밥이 하는, 소리샘이 하는 도서관으로 생각을 할 수 있어. 이게 참 불행한 일이라고 봐요. 이건 굉장히 조심해야 하고. 이 [도생끌레]도 마치 그 두 사람이 펼쳐가고, 두 사람이 이끄는 거라고 생각들을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라는 거예요.
보리밥이 있다는 건 보리밥의 이전 도서관에 대한 경험에 대해 도움을 주는 그런 거지요.
처음에 좋은 마음으로 모였을 때 난 싹이 지금 숲이 되었는지? 지지부진해서 제대로 자라지도 못했는지? 그런 이야기는 필요하다는 거예요. 깊은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분명하게 그런 문제를 같이 깊게 바라보고 서로의 아픔이 있다면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고. 그냥 묵혀놓고 그렇게 있는데 그 한두 사람이 그냥 끌고 가겠다는 건 도서관에 어울리지도 않고 참 힘든 일이에요. [도생끌레]의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해요.
누구 개인의 무언가가 아니라. 그런 면에서는 이 사랑어린 배움터의 10년 전 출발을 반면교사 삼아야할 것 같아요. 그 때의 아픔을 아직도 씻어내지 못해서 전전긍긍 하는데 이 도서관이 그걸 따라가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면에서 우리는 굉장한 지혜를 가지고 있을 거고, 그런 부분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좀 내놓고, 서로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에 그런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에요.
도서관은 도서관답게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우리가 시작할 때 이건 학교와는 별개의 도서관이다, 하는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그냥 학교 도서관이 되어버렸잖아. 우리가 처음 그런 얘기를 했으면 목적이 없어도 방향은 다르게 가야하지 않나? 그 배움터보다 훨씬 높은 의식을 가지고 도서관을 끌고 가야하는 건데 말이야. 그게 안 되는 하나, 둘이서 도서관을 끌고 가겠다는 거는 말이 안 되고 건강하지 못한 이야기지. 그렇다고 이게 보리밥이나 소리샘을 막 탓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누구의 도서관도 아니라는 말이야. 학교도 마찬가지고. 그런 면에서 학교도 그렇고 도서관도 그렇고 다른 곳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거고. 그런 게 성찰하는 의미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근데 분명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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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어렵고 불편하고 그런 공간임에는 틀림없어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제가 머리는 되는데 가슴으로 내려오지를 않는 거예요. 이게 뭘까 생각해보니까 내가 이걸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3년을 살았어요. 왜 이 공간이 절 그렇게 3년을 살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간이 하여튼 그 기간을 살고 결론이 모르겠다는 거예요. 너무 어려워요.
해본 적이 없는데 하여튼 알겠어요. 그래서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거냐?, 여기서만 맴도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 공간이 다른 건, 잘 듣고 잘 얘기하고 잘 품으면 되는 그런 공간인데 그걸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어려운거에요. 그러니까 난 그렇게 산적이 없는 거지요. 잘 얘기하고 품는 거고 뭐고 난 잘 듣는 거 하나만으로 벅찬데... 한번 생각을 해보니까 그거지요. 잘 품어내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데 그걸 해본 적이 없는 거죠. 그러면 3년을 배웠으니까 해보자 이건데 하려니까 방법을 모르겠어요. 그래서 방법을 물어봐야 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제는 힘이 없어요. 그걸 물어볼 힘조차. 그래서 참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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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다 그렇잖아. 갈등이 생기고 감정이 생기고. 하여튼 소리샘이 무언가 큰 역할로서 가지는 감정이 도서관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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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요. 제가 그러고 있었어요. 해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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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상황이다, 라는 것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일이에요. 우리가 3년을 돌아봤을 때 문제에 대해 돌아보고 하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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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제가 잘 이해를 못하는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그 몇몇 사람들의 기운이 실제로 [도생끌레]를 [도생끌레]스럽지 못하게 하고, 도서관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우리가 그래서 그렇게 4년째를 맞이하는 건지?
우리가 지금까지 모인 적이 없어요. 다 바쁘고.
관옥나무 도서관이 배움터와는 별개다. 사실 다 같이 뭘 한 적이 없어요. ‘내가 이 도서관에서 함께 가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갈 여유가 각자 없었어요. 도서관에 끌리고 설렌다는 게 실제로 없고, 무겁고 힘들다는데 전 그게 이해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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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옆 사람이 또 보리밥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서로 이야기를 해야 해요. 그걸 가지고 소리샘 이야기에 나는 그렇지 않다, 하는 건 아니야. 그렇게 되면 소리샘도 또 난 그게 아니야 하는 거고. 이건 아니라고 봐요. 그게 보리밥이 이해를 잘못하고 막 그런 게 아니라, 소리샘은 그냥 자기 얘기를 하는 거에요.
그냥 서로 그걸 어떻게 느끼고 경험했나 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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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있는데요, 작년에 배움터가 어떤 건지 이야기를 할 때 학교의 두 날개 중 하나가 말씀과 밥의 짐, 하나가 도서관이라는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그게 각인이 되어 있는데 그게 방향을 따로 잡고 한다는 게 이해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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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공간이라는 게 있어요. 양쪽에 있고. 하나의 몸을 봤을 때 머리, 팔, 다리, 가슴의 역할이 다 다르잖아요? 그렇듯 도서관도 도서관의 역할이 있다는 거에요.
마찬가지로 학교가 중심에 있더라도 도서관에서 그 역할을 할 수는 없다는 거지. 해서 처음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을 했는데 지금 그 문제의식에 대해 잘 이야기가 되고 있는 건지. 그런 이야기야. 적어도 우리가 함께 모였을 때는 그걸 바탕에 둔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 그건 상식이잖아?
근데 그렇게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고, 누군 잘 안 모여져서 힘들고, 그게 한 개인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해서 방향이 잘못된 것 같다, 하면 그걸 바꿔야 하는 거고. 그냥 가면 가고 되면 되고 이런 게 아니라는 이야기야.
적어도 왜 이렇게 된 건가, 하는 질문은 해봐야 한다고 봐요. 그렇지 않다는 건 적절치 못하다는 거지. 이야기를 모아서 막 해결하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이야기를 해보고 서로의 마음을 알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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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장님들 모시고 매입 얘기할 때 몇 분이 구경하실 때 여기는 공공장소이고 언제든 여기에 오실 수 있는 곳이다,하는 얘기를 했는데 여기가 애들 막 누워있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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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런 거. 그 분들이 오시지 않더라도, 한분이 오시더라도 그 한분을 위해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좋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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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간도 같은 맥락으로 누구나 밥모심을 하자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잖아요. 그걸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여력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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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런 거예요. 마음이 없는 게 맞아. 근데 여력이 없다는 것이랑은 달라. 예를 들어 진짜 마음이 있다면 그 기사님들 끌고 와서 한 끼 대접하고 그래야지. 멱살을 잡고서라도 데려왔겠지, 우리가 마음이 있다면. 같은 식구인데. 정말 그런 마음이 있다면 우리가 자연스레 그분들을 막 끌고 오겠지. 여력이 없는 거랑 마음이 없는 거랑은 달라. 우리가 끌고 오면 그분들이 드시겠지.
이 도서관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우리가 왜 그런 생각을 못해.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그러니까 다른 뭐가 있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물어보는 거예요. [도생끌레]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냥 물어보는 거지. 답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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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도생끌레는 만나면 뭘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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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서 죄송하구요. 늦어서 뭐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제가 마치 감사를 받는 자리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생끌레]는 왜 사람이 이거밖에 안되고 왜 뭘 못하냐? 이런 얘기인 것 같은데... 그 동안 근근히 뭐라도 해보려고 왜 도생끌레를 해야 하는지도 물어보고 도서관의 방향은 뭔지, 경험해보지 않으면 되지 않는 것들도 해보고 그런 것들이 도서관을 이어왔다고 봐요. 그래서 뭘 했냐 하고 물으면 내놓을게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해왔다고 봐요. 학교의 대부분의 일이 도서관에서 행해지고 있고, 살림방에서 해야 할 것들이 계속 도서관에서 행해지고 있다는것도 문제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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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런 감사를 받고 지적을 받고 그런 분위기더라도 그걸 바람개비가 해명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문제가 있고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면 지금 얘기를 하던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 거고. 그런 생각이 필요하기는 해요. 그런데 또한 굉장히 위험해요.
도서관이 세네 사람 모여서 끌고 가는 거고, 그 세 사람이 모여서 끌고 간다는 그런 생각이 아주 위험한 거예요. 사례가 뭐냐면 그런 분위기가 느껴질 때 본인이 해명을 한다는 것이 본인을 포함해서 그 몇 사람이 끌고 가는 거라는 생각이 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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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면 좋을 것 같아요. 9시 3분 전인데 10분정도 쉬고 9시 10분에 다시 만납시다. 중간에 마음이 가시는 대로 빠져나가도 좋고, 하여튼 쉬었다가 다시 보기로 하겠습니다.
(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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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떠오른 게 ‘탈상’이라는 단어에요. 여기 오신 분들이 가진 생각을 한 바퀴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서 잠시 자기 생각을 보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이야기를 나눌게요.
[마음 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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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분위기가 제 눈꺼풀만큼이나 무거워서... (웃음) 좀 쉬고 났더니 사람들 얼굴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 마음이 좀 편하네요.
사실 전 잘 모르겠는데 그게 마음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아 그래야겠다, 뭘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 모임에서 나오고 나서는 잊어버리는 거예요. 사실 전 도서관을 생각할 때 끌리거나 설레지는 않아요. 그런 부분에서 제 답을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 도서관 만들 때도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았고... 그런데 학교에서 가장 쾌적한 공간이 되면서... (웃음) 계속 이리로 오게 되고 그런 게 되게 미안했어요.
그 당시에 처음 도서관이 만들어질 때 스스로 무언가 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뭘 해야 할 것 같고 그런 상황에서 보리밥이 페인트칠하는 일을 줬어요. 그걸 정말 즐기면서 했는데, 일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그렇게...
우리가 처음에 무엇을 꿈꿨는지 그런 얘기를 많이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공간적인 것에서 보면 정말 공연장도 되고, 찻집도 되고, 숙소도 되고 그러는데 그게 오늘은 공연장, 오늘은 찻집 그런 모습이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공연장, 찻집, 숙소가 될 수 있는 도서관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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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떠오르는 말이 ‘정신이 살고 있는 집’이에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제 안에 질문과 생각이 없었는데 사실 제가 그렇게 살아왔던 거죠. 이곳에서 살면서 질문과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계속 그렇게 지내면서 도서관에 대한 생각이 변했던 것 같아요.
지금 저를 보면 그 당시에 정리되었던 내용들이 제가 정말 그렇게 살고 싶어서 그랬던 건지 보면 그게 아닌 거죠. 삶에 직접 들어오지 못했고...
그래서 제 안에 있는 도서관에 대한 것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게 없다면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 같고... 정말 습관적으로 살면서 저 자신을 속이게 될 것 같아서 이제부터는 다시 제게 질문을 던져야겠다고 생각을 해요. 근본적으로 [도생끌레]이전에 먼저 제 스스로 무언가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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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꾼사림을 하면서 ‘작은 일이던 큰일이던 간에 우주의 무언가에 의해 일어날 수밖에 없다’라는 게 나왔어요. 아까 쉬는 시간 전에 한 이야기들 곱씹어보다가 그게 떠올랐어요. 뭐가 나와도 그게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구나. 거기서 또 무언가 이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무엇이든 뭐가 막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우리가 찾고자 하는 그런 것들이 자연스레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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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기도 늦었고 하여튼 당황스럽습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셨을까?(웃음) 그러던 차에 공격적인 질문들이 들어오고 저도 모르게 제 탓으로 돌렸어요. 요즘 제 집에서 모든 게 제 탓인 것만 같은 상황이 오버랩이 되어서 아까 그런 해명이 나왔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간에 굉장히 무관심 속에서 도서관이 외로이 가고 있었는데, 잘 했다고 생각을 해요. 다만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가야겠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는데 어디로 얼마나 한 발짝을 딛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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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잠시 생각해보자, 하고 마음 모을 때 떠오른 게 생명 평화 결사에요. ~~~~~
도서관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우리도 도서관답게 그걸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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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생끌레 처음 왔을 때 가지고 있던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책 속의 이야기와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을과 함께 잘 버무려질 때까지 함께 하고. 또 조심스럽고 부끄럽고 떨리는 목소리로 제 안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소리샘이 하는 말씀은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있어요, 매일 떠날 때가 되면 그만두겠다, 도서관이 어느 정도 오르면 그 땐 저도 떠날 수 있다, 하시는 것들. 저도 그렇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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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시작할 무렵에 저도 항상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 땐 무언가에 홀려서 그랬던 것 같아요. 어떤 도서관이 되면 좋겠냐, 하는 생각을 만날 때마다 돌아가면서 했는데 전 주로 모르겠다, 졸리면 누워서 잘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건 잘 된 것 같아요. (웃음) 참 좋은 곳이구나, 하고 느꼈지요.
그 때 마을 아카이브를 하면 좋겠다, 하는데 그게 사실 공감이 잘 안됐어요. 좋은 일인 것 같은데 난 하기 싫고... 그래도 좋다는 분들이 있으니까 어떻게 되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사실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지금 여기 왜 와 있나싶고. 어떤 주체로서 마음을 가지고 온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도서관에 어떤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온 것은 아니고, 심부름을 받으면 그거나 잘 하자, 하는 마음으로 여기에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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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무언가에 홀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참여한...
제 식대로 했던 것 같아요. 지난 3년간 그 이전부터 살아온 제 방식대로 여기서도 살았던 것 같아요. 오늘 점검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3년 동안 너 그렇게 살았어, 하고. 허투루 3년을 보내지는 않았어요. 수행이라는 단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3년 동안 그 단어를 받은 것 같고...
방향성을 같이 이야기하는 그런 곳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지금 떠오르는 단어에 대해 그냥 막 말하고 있는데, 여기 적어놨어요.
얼마 전부터 도서관 하면 기도가 떠올라요. 제 3의 눈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
참 이 도서관이 어렵고 불편하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럼 그 다음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 이후의 방향성에 대해 수행하는 마음으로 도서관을 섬겨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이 자리가 참 고맙고, 저를 위해서 만들어진 자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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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있는데 배움터와 도서관이 별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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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머리와 가슴이 따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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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가 떠올랐는데 하나가 [마을 공화국], 하나가 [아쉬람], 하나가 [사랑어린스콜레]에요.
작년에 [천년을 멋.짓다]를 하면서 [마을 공화국]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도서관이랑 깊이 연관된 것 같아요. 또 [아쉬람]이 도서관이랑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아요. 방학 때 풍경소리 독자라고 어르신들이 오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들어오시라고 하고 차를 드렸어요. [사랑어린스콜레]도 도서관과 깊은 연관이 있고. 그런 것들을 봤을 때 배움터와 도서관이 상당히 밀접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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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교 도서관이 아니라 별도의 도서관을 지향하는가? 이게 처음에 이유가 있었을 거거든. 그 처음의 문제의식이 살아나야겠다는 거예요. 지금 보니까 그게 아니라면 돌이켜보고 버리면 되는 거예요. 그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거야.
그런 면에서 같은 이야기야. 사람들이 도서관에 와서 다들 좋다고 하고 가는데 그게 공간이 좋다는 건지, 내용이 좋다는 건지도 물어봐야 하는 거고. 보통 보면 공간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공간을 더 좋게 할 수도 있는 거고.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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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가 작년에 지역적으로 눈에 보이는 해룡인데 정말 우리가 이 마을과 섞여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곳을 찾아오는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크게 보자면 [마을공화국]나 [아쉬람]이 이곳을 중심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그런 면에서 관옥나무 도서관이 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잘 정리가 안 되는데 그런 게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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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모임이 끝나기 전에,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이야기가 있으신 분은 하셔도 좋습니다.
전 이제 이야기가 트이기 시작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가요? 전 오늘 모임을 하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자세가 안 되어 있다, 그래서 별 기대가 없었어요. 그런데 아니었던 것 같아요. 바야흐로 때가 되지 않았나? 이때를 잘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까 마음 모을 때 좀 단호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 자신에게 단호해야겠다는 생각.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 계신 분들이 원하시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거두절미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한 바퀴를 돌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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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몹시 아픈데... 오늘 이 자리에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한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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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오늘은 이야기만 트고 다음에 더 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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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에 [도생끌레]를 해 오신 것들에 대해 정리가 필요하다고 봐요. [도생끌레]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늘 이야기 기록을 보면 이해하기 난해할 것 같고, 오늘 모임에 대한 다른 정리가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그 정리가 필요하다고 봐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이러한 상황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하는데 누구든 열어놓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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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샘의 절실함이 제게 느껴졌어요. 메시지를 두 번 받았는데...
처음에 우리가 [도생끌레] 모임을 한 사람들에게 한 번 모여서 이야기를 해보자, 그래서 앞으로의 방향을 잡거나 하는 것보다는 당시에 우리가 어떤 방향을 잡았는지 이야기를 해보고...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여기서 이렇게 또 하다가 다음에 도생끌레 모이라고 했을 때 이렇게 모여질까 하는 의문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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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시작할 때 이야기되었던 것에 매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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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이고 제대로 하는 것인지... 더 생각을 해봐야겠고...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온 것도 아니고...
하나 바람이랄까, 하는 것은 있어요. 도서관이 있고 그 도서관의 철학이 있잖아요? 그럼 거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모일 거고. 그 사람들이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도서관의 정신이랄까, 성격이랄까. 그렇게 맞는 사람들이 와서 그 사람이 몇 명이 모였던 간에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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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야 한다면 좀 더 기다리는 것이고, 무르익었다면 곧 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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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그렇게 수십 번을 만나서 도서관을 왜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잖아요? 근데 지금도 무르익었다는 생각이 들지를 않아요. 처음에 마을 아카이브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그게 만나가면서 뭐가 쌓인다거나, 익어간다거나 해야 하는데 이게 늘 비슷한 형국에서 진행이 되고... 그 부분이 참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지금도 여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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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아카이브라는 말을 풀무학교에서 처음 들었는데 당시에는 방법이고 뜻이고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리고 관옥나무 도서관에서 또 들었을 때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학교 매입할 때 이게 마을 아카이브구나, 이게 정말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몇 년 전에 풀무학교에서 들었던 그 아카이브라는 게 이런 배경에서 나타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3년 동안 제 만족을 위해 죽어라 일하면서 몰랐던 것이 생활에서 어느 순간 딱 느껴졌어요. 마을 아카이브가 얼마나 위대한 것이고, 또 정말 어려운 것이라고. 지난 3년간 수행을 하면서 큰 재산으로 제게 온 거죠. 그래서 지금은 마을 아카이브라는 말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고 있어요. 해서 지금은 3년 가지고 그게 되었다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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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끝나고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도서관’이라는 말에 속지 않았으면 좋겠어. 빵을 팔던, 술을 팔던, 어떤 일을 하던 간에 다 똑같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는 도서관이라고 하니까 뭔가 별난 것을 막 하려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어떻게 보면 전문적인 무언가도 필요할건데, 그렇다고 전문가만 데려다 놓는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고...
그런 점에서 보면 도서관을 시작할 때의 첫 마음, 당시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봐요.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보는 것은 참 성숙한 행동이고, 이 자리가 그런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게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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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생끌레]의 사람들, 처음에 모였던 사람들, 사랑어린 사람들이 [수행공동체], [아쉬람] 같은 단어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크게 성장을 했다는 생각을 해요. 이렇게만 이야기가 흘러간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이 자리는 어쨌든 소리샘이 제안을 해서 만들어졌고... 그래서 고맙고 마무리가 되면서 기뻐요.
다음 모임은 오늘 날을 정합시다. 다음 주 월요일 저녁 7시에 살림위 하실 분들은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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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꼭 다른 거 잡혀있는 날에 해야 하나?
아니, 보리밥이 그 날에 해야 한다면 하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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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아니요,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이 14일인가요? 그러면 별 일이 없는 한 24일, 매주 목요일 저녁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누가 오늘 이야기를 정리해주실 분이 없으면 그냥 제가 저 회의록 그대로 이야기 흐름을 올려보고자 하는데, 어떠신지? 그러면 제가 한 줄 정도 붙일 수도 있고... 제가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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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24일에 무슨 일이?
-- 아... 그러면 그냥 21일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21일에 하고 그 다음부터는 계속 월요일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꼭두쇠는 그냥 되는대로... 다음 모임에 뽑을 수도 있고...
마무리 말씀은 안 시인께서 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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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웃음)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어려운 말도 많고, 무엇보다 너무 많이 오셔서... 하여튼 이야기들 잘 들었습니다. 잘 마무리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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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렇게 흔쾌히 함께 해주셔서 고맙고요, 끝까지 계셔주셔서 좋네요.
오늘의 시작이 좋은 기류를 타서 봄이 가기 전에, 우리에게 선명한 기운을 주면 좋겠다싶습니다.
잠시 마음 모으겠습니다.
[마음 모으기]
다음모임은
3월 21일 관옥나무 다담실에서
7시 만나겠습니다.
여러가지 걸리는 부분(살림지기모임)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3월모임의 질문들이 정성스레 모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흐름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쉬울것없이 동행하고 싶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