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차.14113.금. 부산역-광안리해변

[iSan]

67일차.14113.금. 부산역-광안리해변

경종이가 아침 일찍 일부러 찾아와 복국을 사주고 간다. 엊저녁 함께 있지 못해 또 미안하단다. 내가 더 미안

하다. 1003번 급행버스를 타고 부산역에서 하차하여 중앙대로를 찾아 걷는다. 넓은 대로에 차들은 많이 다니

지만 인도에 걷는 사람은 오로지 나 혼자 뿐이다. 나중에 인도가 끊기고 어렵게 녹슨 철길도 따르고 겨우 인

도를 다시 만나 감만동에 들어선다. 정선생으로부터 점심을 함께하자는 연락이 온다. 용당동을 지나면서 인

도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바다도 시원스럽게 시야에 들어온다. 오륙도 전망대에서 아무리 따져봐도 섬은

두 개 밖에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이 곳이 770Km 해파랑길의 시작점이다. 명소답게 중국인을 포함한 많은

관광객들과 산책객들로 붐빈다. 마침 정선생이 근처까지 와서 다행이다.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는 정선생에게

친근감이 든다. 식사를 하러 광안리해변으로 간다. 생선회에 소주 두 병을 마신다. 나처럼 술 좋아하는 정선

생은 저녁 약속과 운전 때문에 마시지 않고 나 혼자 마시면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 전생에 무슨 관계였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대동고등학교에 재직 중으로 알고 있었는데 계성여상에 재직 중이었다. 지리산에서 처음

만나던 날 내가 이야기를 잘못 듣고 착각을 했던 것이다. 술 식사를 마치고 다시 이기대로 돌아와 기념 사진

을 찍은 후 헤어진다. 16:45에 이기대를 출발하여 해파랑길을 걷기 시작한다. 술기운에 흥이 나서인지 해파

랑과 친구가 되어서인지 걸음걸이 마저 제 멋대로 춤을 춘다. 해파랑길 1구간은 절벽에 마련된 길이어서 보

이는 경관도 상당히 훌륭하고 계단 따라 오르락 내리락 길도 운치 있고 재미있다. 산책인들도 꽤 있고 제법

이름값을 한다. 중도에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휴대폰 랜턴으로 길을 밝힌다. 온통 횟집으로 도배한 휘황찬

란한 광안리해변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주민인지 외지인인지 알 수는 없지만 흔치 않은 분위기다. 마음

은 해변에 앉아 막걸리라도 한 잔 하고 싶지만 할 일이 많아 쉽지가 않다. 어제 잤던 해운대찜질방까지 가기

를 포기하고 광안리찜질방에서 멈춘다.

[박정문]

수고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