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9년 4월 5일
산행코스 : 무령고개→영취산→백운산→중고개재→중재→광대치→봉화산임도→송리마을
(19km / 6시간)
산행인원 : 40 ~ 50 여명(?)
※함양군과 장수군의 경계를 이어주는 산줄기. 지리와 덕유의 중간지점.
무령고개에서 북쪽과 남쪽으로 나뉘어지는 금남과 호남정맥의 마루금.
역사적으로는 함양의 최치원(신라말기 정치가이자 시인), 조선의 성리학자인 김종직(함양군수) 등등.
장수의 논개(주논개/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한 최경회장군의 부인이자 기생으로 변장해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껴안고 남강에 투신, 장수에서 태어났지만 묘는 함양에 안치)
어느덧 7기에서 남한지역 중간지점을 벗어나 소백산 구간으로 옮기면서 늘 시간에 쫓기듯 앞만 보고
다니던 그 시간들이 지금에 와서 후회스럽고 무언가 50%는 부족한 듯 싶었다.
자세히 말하자면 기억에 남을만한 것들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등줄기 하나를 걷는 다는 건 대단한 일이며, 평생을 살면서 들리지 못한 우리나라의 지역도 있을 진데,
대간을 시작으로 알지 못했던 그 지역들과 산을 타게 되었고, 그래서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고,
그 지역에서 유래되는 역사와 특징들을 알고자 책을 사 두루두루 읽어 보기도 했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정말 우리나라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모습들을 뒤늦게 알게 되어 부끄럽기만 했다.
스스로 공부를 해가면서 대간을 타야 자신의 것이 되듯, 모든 사람들의 ‘국민대간’이 되려면 이렇게 반복적인
예습과 복습을 해야 되지 않나 싶다.
내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구나, 싶은 의기양양함. 그리고 대강 대강 타서는 안 될 무언의 간곡한 어조.
봄은 봄이련만 아직은 아침 저녁나절은 쌀쌀하다.
새벽 3시경, 일찍이 깨어나 음악을 틀어놓고는 아무 생각 없이 긴 한숨을 토해내며 눈만 말똥 말똥거리기만 한다.
시간은 느긋해있고, 마음만은 빨리 지나갔음 할 뿐이고...
아등바등 긴 시간을 보내고 배낭을 메고는 집을 나설 채비를 하는데, 밤이 많이 짧아져서인지 미명이 많이 드리워져 있다.
한 겨울 같았음 어두움에 겁을 지레 먹었을텐데...
시간에 맞춰 구포역에 당도하니 호남 팀들의 얼굴들과 대간 팀들의 반가운 얼굴들이 반겨주고 있다.
이런 반가운 얼굴들과 산을 탄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인원 체크하고 김해 톨게이트를 지나니 고속도로 양 사이드로 아직은 아름드리만한 크기는 아니지만
벚꽃들의 향연이 긴 도로를 에워싸고 있다.
마음이 얼마나 설레이던가.
봄만 되면 혼자서 몇 년 동안을 빠지지 않고 지리 하동을 걸쳐 쌍계사의 십리 벚꽃 길을 걸어오긴 했었지만,
올해는 대간 길로 가지 못함이 무척이나 아쉬웠는데, 이 길로나마 아쉬움 달래 본다.
간간이 보이는 개나리의 축복받은 노오란 싱그러움도, 쭉쭉 뻗은 진달래의 연분홍빛이 먹먹한 마음 열어보이게 한다.
2시간 넘게 도착한 영취산 입구의 초입. / 9시 30분
작년 7월 육십령을 첫 시작으로 이 초입 길을 이용한 기억이 떠오른다.
대간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욕심.
그때까진 어떠한 일들 중 꼬옥 무얼 해보겠다는 욕심도 의지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금방 질리는 성격 탓으로
깊이 빠져보지 못한 이유도 있겠고 인생에 있어 먼 훗날 기억 저편에 남을 이십대를 내 자신을 위해 투자 한번
해보지 못하고 넘긴 자신의 대한 연민 때문인지 모를, 그래서 그 힘들다던 대간 길을 한 구간 한 구간 채워갔었다.
오르막을 오를 때쯤 느낄 수 있는 고된 힘듦과 인생에서 자주 일어나는 충돌과 뭐가 다를 수 있겠는지,
성취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희열 또한 같은 거라 생각이 들었다.
작년 처음 이 계단을 오를 때만 해도 힘이 무척 들었는데, 그 무게감은 어디로 사라진 건지... 날로 가벼워지는 듯 하다.
이 길은 대간꾼 만이 아닌 금남․호남정맥하는 이들에게도 내어진 길이라고 총무님께서 말씀하신다.
참 여장부로서의 매력이 철철 넘치시는 분이시다.
B코스가 없기 때문에 올 산행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신다.
낙동의 대간 1기라면 다들 놀라지나 않을 련지.
그때는 교통편도 길도 좋지 못했고 함께 한 인원이 많지도 않았었고 개인 경비 지출도 컸었다고 하는데,
늘 힘이 되어주시는 총무님으로 인해 대간 길이 좋기만 하다.
이십여 분 경사진 오르막을 오르면 영취산 정상이 나온다. / 9시 50분
산 욕심이 되게 많으신 권대장님. 7기, 8기에서 고생 많으세요^.^
왼쪽 길로는 육십령으로 해서 덕유산의 길이고,
우측으로 통과를 하면 백운산과 월경산이 나온다. 아직 산불기간 통제가 끝나지 않은 관계로 백운산 방향인
우측으로 걸음을 옮긴다.
영취산으로 지나 백운산으로 가는 등산로 / 10시 26분
능선 길은 부드럽기만 하고, 지대가 높은지라 아직은 봄꽃 구경은커녕 나뭇가지만 앙상히 대간꾼들을 반기고 있다.
4월 말일이나 5월이면 이곳도 철쭉 진달래가 나란히 연분홍 자태를 뽐내고 있지나 않을 련지...
오르막의 차이는 크게 없지만, 약간의 깔딱 고개가 있어 처음부터 힘 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11시 백운산 정상. '흰구름 산'이라는 이름처럼 고지 1200m를 넘는데도, 부드럽고 정상석에서 보이는
산 아래 경치들이 잔잔하기만 하다. 정상 주위에는 억새풀들이 금빛 출렁이며 힘겨운 산행에 엷은 미소를 띄우게 한다.
11시 40분 983봉. 어쩌다 이렇게 조각이 나 있는 지...
12시 35분 백운산에서 열심히 내달려 오니 임도가 있고, 복성이재와 갈림길이다.
봉화산 임도까지 가려면 아직은 멀었을 길.
적어도 8 ~ 10km는 더 걸어줘야 할 듯 하다. 더위에 지치고...
13시 34분. 봉화산으로 가는 길. 3km 정도를 걸어주면 두번째 임도에서 하산길...
힘이 절로 나온다. 그 많은 시그널 중 '낙동' 시그널만 한 컷.
저기 저 멀리 보이는 봉화산의 모습이 아련히 보이고...
억새의 금빛은 마음 뭉클하게 만든다.
우리가 한 구간 더 가있으면 이 높은 지대에도 봄의 활력이 풋풋하다 못해 원숙미를 더해줄 거 같은 이 곳...
15시 하산지점. 앞전 구간에서와 같은 길로 하산을 하는데, 노대장님께서 회원님들을 안내하고 계신다.
고생 많으세요, 노대장님^^
남원과 장수와 함양의 곧은 역사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다음 구간 빼재→부항령은 완주함으로써 덕유종주 때 뵐께요.
4월이라고는 말 못할 정도로 무더운 날씨 속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당~^.^
첫댓글 꼴찌로 맨뒤에서 걸으며 경치 구경할 여력이 없어서 앞만보고 걸었는데 여기에 우리가 걸어온길 다 있네요 어제의 일들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네요, 좋은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산행 수고 많으셨어요.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경치와 함께 마음의 여유가 생기실 거에요.
낙동 대장님들 수고많으시네요^^ 8기 회원님들 모두다 정말 멋지십니다 백두대간 완주를 위하여 화이팅~~
간간이 아침에 잠시 뵌게 아쉬웠어요. 늘 이쁘시고 소녀다우신 범주님
날로 업그레드 되는 미정님을 보니 대견하네요..좋습니다........굿
한결 같은 마음 늘 고맙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정말 잘보고 갑니다..
예쁜 미정씨 수고가 많으시네 항상 고맙네 ,그날 산행지을 잘 정리했어 볼수있게 해주니 다음에봐 안녕.
더운 날씨 고생 많으셨죠 끝까지 안주하실 수 있도록 응원할께요
넹, 나무꾼님 입담도 좋으시고, 사진 기술도 좋으신 나무꾼님도 늘 행복한 일상, 정맥, 지맥 산행길 이어가시길 바래요
사진 즐감했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부럽습니다. 지난주 출장관계로 대간산행을 빠졌습니다. 출장지에서의 꿈에 대간이 아련하게 눈에밟혀 괴로웠습니다. 다행히 여러분들의 산행기를 보면서 위안을 찿고있습니다. 금주는 무조건 출정합니다. 참" 산행기 쓰는 솜씨가 좋으시네요. 대간을 그냥 무작정 걷기보다 의미하며 걷고 공부하며 걸으며 나의것으로 만드신다는 님의말씀 공감합니다. 암튼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요일날 뵈요"금무중에 인터넷은 금기인데 " 이만 줄입니다. "홧팅,팟팅"
선두권에서 산행하신다는 청명님이 맞으시지요 무난한 코스였는데, 이른 더위로 혼났습니다. 봄은 사라지고 여름이 성큼 다가올 기미가 벌써부터 보이네요. 대간길 늘 간절해하시는 마음 충분히 이해하구요, 감사합니다. 저는 빠진 구간 8기에서 보충을 하는지라 간혹 짬짬히 뵐 수 있겠네요. 이번 주 도봉, 대덕산, 우두령 산 안산하시길 바라며 멋진 코스에요
노대장님 인상적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대간길 은 대간길입니다 금번 4차 산행이 기대됩니다 한미정님은 7기선배님이시네요 존산행주----------욱 이어가세요 짬짬이 뵐수있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뫼가뫼님^^ 8기 갈때 한번씩 인사건네도 좋을텐데, 인원이 너무 많다보니 인사드리기가 벅차네요. 8기 님들도 끝까지 안산할 수 있도록 기원하구요, 4차 산행 길 멋진 코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