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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속 명산을 찾아서] 13. 양양 만월산 | ||||||||||||||||||||||||||||||||||
백두대간 붉은 속살 양양서 만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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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에 위치한 만월산(滿月山)도 마찬가지다. 바다에서 달이 떠오르면 산이 붉게 변한다 해 이름지어진 만월산은 양양군 현북면과 서면, 홍천군 내면의 경계선장에 위치한 산으로,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전문가나 심마니들만 접할 수 있는 그야말로 오지다. 백두대간 인심이 그리 팍팍치만은 않다. 처음 얼마간은 다소 힘이 들겠으나, 수백년은 됐을 범직한 소나무와 전나무, 참나무 군락지와 사시사철 색깔을 바꾸는 야생화들의 아찔한 풍경과 향기는 사람들의 교감신경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수백년 된 소나무·야생화 오감 자극 깨끗한 어성전리 계곡 무릉도원 연상 ◇산행 양양지역 최고의 계곡 휴양지인 현북면 어성전리에 도착한 일행들은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준비한 뒤 만월산 방향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약 1.5㎞쯤 걸었을 까. 도로 오른쪽으로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길이 나타난다. 이정표가 따로 없기 때문에 미리 물어두는 게 좋다. 시멘트 포장길을 조금 걷다보니 어느새 포장길은 사라지고 이내 흙길을 만나게 된다. 만월산 정상부를 오르기 전까지 약 1시간 30분 가량 임도길이 이어진다고 하니 산행 초보가 대부분인 일행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국유림인 탓에 임도 주변에는 수령이 80∼100년은 족히 됐을 범직한 아름드리 나무들이 펼쳐져 눈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 찌든 정신 또한 맑아지는 듯하다. 일행들과 별 의미없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걷기를 얼마나 했을까. 어느새 만월산 정상부로 향하는 마지막 고지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제대로 된 산행이라며 이 산을 수차례 정복한 선배의 엄포를 귓등으로 들은 것이 실수라면 실수였다. 산행초보는 대개 그렇듯 의욕이 앞서기 마련. 불과 10여분만에 턱까지 차오른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정신마저 아득해지는 듯했다. 등산길 경사도가 거의 50도에 육박한 탓도 있겠지만, 올해들어 일행의 산행이 처음인 듯 등산로 곳곳을 침범한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나가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해발이 고작 635m밖에 안되는 만월산이 잘 보존된 이유를 알 만하다. 하지만 등산이 쉽다면 누가 힘겹게 산을 오르려 하겠는가. 특히 만월산은 다른 산들과 차별되게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가 곳곳에 배여 있다. 등산로를 기준으로 한 쪽은 숲가꾸기 사업을 통해 잘 조림된 신갈나무 군락지가, 또 다른 쪽은 원시림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어 양쪽을 번갈아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또 수백년을 살았을 범직한 아름드리 소나무에는 어김없이 일제시대 때 송진을 수탈해 간 흔적이 있고 멧돼지들이 칡나무 순이나 벌레 등을 찾아 파헤친 웅덩이들도 꽤 여럿 발견할 수 있다. 힘겨운 만월산 등산로와 싸우기를 1시간여. 드디어 정상에 섰다. 정상에서 동해를 바라보니 마치 손안에 잡힐 듯하고 날씨만 허락해 준다면 저 멀리 속초까지 보이는 것도 어렵지 않을리라. 하산길에는 정상에서 40분 거리에 위치한 신흥사 말사인 명주사로 방향을 잡았다. 현북면 어성전리에 위치한 명주사는 고려 목종 12년(1009년) 대주와 혜명대사가 오대산 동쪽 만월산에 터를 잡고 창건한 사찰이다. 한 때 강원도에서 건봉사 다음으로 큰 절이었다고 하나 1890년대부터 계속된 화재로 현재는 법당과 삼성각, 요사채, 동종(도 유형문화재 64호) 등만이 옛 영화를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명주사를 뒤로 하고 산행 출발점인 어성전리 마을로 돌아왔다. 세상과 떨어진 무릉도원을 연상케 한다는 어성전리 계곡의 차갑고 깨끗한 물은 총 4시간여의 등반을 마무리 짓는 팥빙수같은 존재였다. 만월산은 여느 산들과 다르다. 초입부 산책로 같은 임도길을 걸으며 가족 또는 동료들간 못다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이어진 산 정상 탈환은 그들의 끈끈한 정을 더욱 견고하게 해 준다. 힘겹게 오른 정상은 사방이 탁 트여 가깝게는 동해바다에서 멀게는 설악산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는 점도 만월산만이 갖는 매력에 한번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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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속 명산을 찾아서] 15. 고성 마산봉 | ||||||||||||
옥수계곡 품고 오르면 동해가 눈앞에 계절마다 나물·들꽃 군락지 이뤄 관광객 발길 기암괴석 군락지 ‘곰바위’·진부령 미술관 ‘명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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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고시설(通高之雪)이란 말은 통천과 고성지방이 예부터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해 생긴 4자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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