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냈던 시집을 발견했습니다. 친구와 지인의 돈을 억지로 빼앗아서 만든 시집이기도 합니다. 한번도 공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야 할 시점이 오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펼쳐보니 의외로 그 시절의 그 다짐이 지금의 내가 여전히 시를 쓰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글로 제 마음을 다독여준 시적 은사님도 볼 수 없으니 더 그립네요. 미국에 와서도 책상에 앉게 하고, 책을 보게 하고, 글을 쓰게 만든 것은 (아마도) 성취의 기쁨보다 창작의 기쁨이었습니다. 저에게 이런 선물을 해주신 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더욱 정진하기를 다짐해 봅니다. 성취에는 조건이 있지만, 창작에는 조건이 없음을 확인해 봅니다. 오늘 이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정 종환의 시는 누군가를 감동시키고 말겠다는 탐욕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감동적인 것이 아닐까" 심 호택(불문학, 시인)
"The Islands Are Not Lonely II"는 사람, 언어, 그리고 시작(詩作)의 축제입니다. 마치 서로 떨어진 섬들이 연결하는 바다와 같이 정 종환 (Yonah Jeong)의 시는 혼자라고 느끼지만, 속해지기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줍니다. 이 시집은 시를 읽고 감동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 입니다. 부드럽고, 깊이 있게, 그리고 기쁨으로. 김 지낭(시인, 비평가)
"시인은 고독과 외로움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물과 지형을 이용해 다양한 경계를 발생시킨다. 그 경계란 이 쪽과 저 쪽을 가르는 이분법적 경계와 고집이 아닌 긴밀히 연결된 채 서로의 경계를 보듬어 안는 동질적이며 이타적 경계이다." 김 성철 (시인)
그리고 제3집도 기대한다는 단 한분의 응원에 힘입어서 제3집 원고 시 288개를 교정해 갑니다. 제3집은 (아마도) 맨하탄이 그 중심에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도 허물이 없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듯, 도시도 그런 것 같습니다. 많은 문제와 위험과 슬픔들이 곳곳에 있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도시, 맨하탄,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제3집의 가장 중심의 시 하나를 소개하면서 힘들었던 겨울을 이기고 찾아오는 봄을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A very small spall of incident
Subzero weather
Cold wind
Sweeping the streets
Bald hair
Deep wrinkles on forehead
Skinny cheeks
An old man in his seventies
A cane in one hand
Hunched back
A state slice of bread in the other
He walked like a two-year-old
And then he bumped into me
O Ipretended not to see him and passed him by.
Yonah Jeong
아주 작은 사건의 파편 하나
영하 날씨
거리를 휩쓸던
차가운 바람
대머리
앞 이마 깊은 주름살들
말라빠진 두 뺨
70대 노인
한 손에 지팡이
구부정한 등
또 다른 손에는 마른 빵 한 조각
노인은 두 살 아이처럼 걸었다
그리고 그는 나와 마주쳤다
오 나는 그를 못본 척 지나쳐 버렸다.
정 종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