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진짜 목걸이는 어디에 있는가
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최근 우리 교육은 창의성을 더욱 강조해 왔다. 인적 자원의 가치는 그 집단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물적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이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적어도 우리나라의 창의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온갖 정당의 이름이 그야말로 창의적으로 뚝딱 지어지기 때문이다.최근 거론되는 정당 이름은 너무 많아서 가닥을 잡기에 정말 힘이 든다. 아직도 열린 우리당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항간의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열려서 모두 도망갔다고 우스갯소리 하는 것을 들은 바 있다.그런데 또 이상한 것은 최근 친 무슨 연대라는 정당이 결성된다는 것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까지 사람 이름이 들어간 정당이 이 땅에 있었는지 짐작되지 않는다. 최근 국민연대, 민족자주연맹, 시민당, 자유평화당, 국제녹색당, 애국당, 빛의 나라당, 군소정당총연합, 희망정치21, 활빈당 등이 결성되었거나 결성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사람의 이름이 정당 이름에 들어간 것 같지는 않다. 외국의 경우에도 민주당, 공화당, 녹색당 혹은 여성당 등은 들어보았어도 사람의 이름이 들어간 정당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도 다른 당에 들어있는 사람을 자기 당의 이름으로 삼고 5년 뒤를 기약한다니 이게 도대체 어찌된 셈인지 정말 어리둥절하다. 지난 대선 때에 요란했던 여남 개의 정당 이름도 미처 구분할 틈도 없이 잊히고 말았는데 또 새로운 정당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지?공천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일 잘할 사람을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추천하는 것이라고 하겠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을 뽑아도 한결같이 공천이 잘못되었다고 하니 정말 잘 모르겠다.문득 인도에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 한 자루가 떠오른다. 한 무리의 나그네가 목이 말라 시냇가로 갔다. 나그네들은 냇가에 엎드려 물을 먹으려다 말고 물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보석목걸이를 보게 되었다.“아니, 저렇게 값비싼 것이! 저것만 건진다면!” 그 나그네가 아직도 얼음이 둥둥 떠가는 차가운 냇물로 풍덩 뛰어들어 보석 목걸이를 움켜잡았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나그네가 건져 올린 것은 조약돌 몇 개였다.그는 발이 시려웠지만 물이 맑아지기를 기다려 몇 번이나 목걸이를 건지려 하였다. 그때마다 허사가 되자 나그네는 투덜거리며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에이, 내가 아무래도 헛것을 본 것 같군.” 며칠 뒤 다른 나그네가 역시 이 목걸이를 보게 되었다. 그 나그네도 망설임 없이 그대로 뛰어 들어가 목걸이를 움켜잡았다. 그런데 이번에 들려나온 것은 썩은 나뭇잎뿐이었다.나그네는 몇 번이나 물이 맑아지기를 기다렸다가 계속 목걸이를 건져 올렸지만 여전히 나뭇잎만 잔뜩 건졌을 뿐이었다. 아, 아무래도 내가 귀신에게 홀렸는가 보다.’ 이 나그네도 길을 떠나고 말았다.그 뒤로도 많은 나그네들이 이 보석 목걸이를 건지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공주가 이 냇가에 나타났다.`이 쯤 어디일 듯싶은데……. 아, 여기 있었네.’두리번거리던 공주는 나뭇가지에 걸려있던 보석 목걸이를 벗겨서 자기 목에 걸었다.공주가 목걸이를 가져가자 다시는 물속에 목걸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 목걸이는 공주가 산책을 나왔다가 세수를 하느라 잠시 벗어서 나뭇가지에 걸어둔 것이었다. 사람들은 나뭇가지에 걸린 진짜 목걸이는 보지 못하고 물에 비친 그림자만 보고 그걸 건져내려고 했던 것이었다.그런데 우리 정치판은 무얼 보고 진짜라고 우겨대는지 많이 헷갈린다. 나는 전부 진짜이고 남은 모두 가짜라는 말인지 가짜의 그림자가 진짜 같이 보인다는 말인지……. 우리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에게 무어라고 가르쳐야 할까? 아이고, 머리 아파!
입력시간 : 2008-03-26 18:55:45
출처: 나무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심후섭
첫댓글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첫댓글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