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생태 이야기 (1)
겨울 숲은 누군가 내 몸의 오장육부를 들여 다 보듯 훤히 들여 다 보이는 계절이다.
지상부의 풀잎들은 모두 다 말라 죽고 키가 큰 나무, 작은 나무 할 것 없이 가지가 어떻게 뻗어 있는지도 다 보인다.
그 뿐인가 나무의 겉모습의 색깔과 무늬 또한 멀리서 알아보는 나무도 있다.
또한 나무는 봄이 되어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거나 잎과 함께 피어오를 겨울눈(동아) 또한 훤히 보인다.
이 겨울눈(동아)들은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고 만다.
높은 가지의 겨울눈은 새들이 먹을 것이 부족한 시기와 맞물리므로 먹이가 되기도 하고 겨울이 다가 오기 전 곤충들이 알을 낳아 겨울눈 속이 텅 비기도 한다.
하지만 겨울눈들은 포기 하지 않은 것이다.
수 억 수 천 만 년 전 태양빛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뜨거웠을 것이고 또한 몇 번의 빙하기를 거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투쟁을 해야만 했다.
그 결과는 한 겹 한 겹 비늘조각을 만들어 붙이거나 왁스층을 만들어 덮어씌우는 것이다.
여기에 더 발달해 끈끈한 액체를 분비한 겨울눈들은 곤충이 산란관을 찔러 넣을 수 없게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더욱 신기한 것은 꽃눈과 잎눈이의 피는 시기를 달리하는 것이다.
물론 함께 피는 친구도 있다.
잎눈이 먼저 피어오르므로 해서 광합성을 통한 양분을 만들어 살아야 함이다.
이렇게 겨울눈(동아)들은 수 천 만 년 전부터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 우선이었을 것이다.
인간도 살아 남기위한 투쟁을 먼저 해야만 한다.
일본의 피폭사고는 두려움의 극치라 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안전 불감증이 극치에 달한다.
이제는 관심밖에 서있는 또 다른 생명체를 보고 깨달아야 할 때이다.
나무의 겨울눈을 보고 말이다.
첫댓글 * 2012년 1월 호 소식지부터 이현정 지부장님의 생태이야기가 실립니다.
* 1월 26일부터 이현정 지부장님의 <겨울눈 탐사>가 진행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유게시판을 참고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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