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2010-05-13 20:08:07 기사원문보기
윤증현 "경기회복세...긴장 끈 놓치 말자"
이투데이 이채용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뉴 노멀(new normal)'로 패러다임 전환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또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자는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저녁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서울디지털포럼 특별연설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는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며 "위기 이전 세계적인 규제완화와 금융개혁에 기반한 빠른 성장세는 자산가격의 버블과 붕괴를 초래했고 주요 선진국들만의 지배구조로는 이러한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른바 '올드 노멀(old normal)'이 한계를 드러냈고 이런 배경 하에 g20체제가 등장했다"며 위기 이후 나타날 '뉴 노멀(new normal) '의 양상에 대해 5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위기 이전에 쌓여 왔던 과잉 지출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저성장(低成長)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장관은 "세계적인 고용악화와 이에 따른 소득정체 그리고 가계의 부채축소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남유럽에서 재정위기 우려가 불거지고 있듯이 위기가 진정된 후에도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주요국들은 재정긴축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규제의 강화, 금융기관의 위험투자 축소와 디레버리징을 두번째 특징으로 꼽으면서 "금융부문의 과도한 팽창이 억제되고 금융과 실물의 관계가 재정립되면서, 투기적 금융투자보다는 금융과 실물의 장기적 보완관계가 중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저탄소경제, 녹색성장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이 새로운 성장모델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점차 약화되고 신흥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다극체제로의 진행이 빨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빠른 성장은 경제력의 무게중심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는 견인차이자 g-2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장관은 "향후 경제운용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적극화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각국에서 위기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고 성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시장과 정부간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정부와 민간부문이 고르게 성장에 기여하면서 경기회복의 기반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 것을 주문했다.
향후 도전과제로는 대외 의존도 축소를 위한 서비스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 지속가능한 재정건전성 유지, 경제의 역동성 회복과 고용창출 기반의 강화, 국격제고와 국제적 리더십 강화, 사회적 자본 확충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