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되었어요.
인호,인범이 광탄중학교 축구부를 그만두기로 한 것이.
다른 평범한 아이들처럼 집에서 학교를 다니며 재활훈련도 받고, 축구를 배우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재활센터에서 인호인범이의 몸 상태가 안 좋다는 진단을 받고, 축구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몸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신체를 온전히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몸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아 계속 운동을 하면 쓰는 쪽만 쓰게 되고 허리와 오른쪽 무릎에 무리가 온다고 해요. 그럼으로 부상의 위험도 클 뿐만 아니라, 운동기능도 제대로 습득하기 어려워 발전가능성이 적다고 합니다.
인범이는 전지훈련을 갔을 때마다 허리가 아프다고 했었고, 인호는 자신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길 자주 했었는데 그 때문이었나 봐요.
아이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지금은 몸의 상태를 뛰어 넘어 잘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재활센터에서 진단을 받기 전에는 축구를 시키는 엄마나 하고 있는 본인들이나 가르치는 선생님도 알 수 없었나 봅니다.
이제 재활훈련을 받으며 축구를 배워야 하는데, 문제는 파주에 있는 광탄중학교를 다니며 그 두 가지를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어떤 학교라도 축구부활동을 하며 많은 시간을 팀원들과 떨어져 재활훈련을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곧 2학년 2학기가 되어 팀에서는 주전으로 시합에 나가야 하는데, 단체 경기인 축구에서 홀로 떨어져 재활을 받으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축구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배려를 받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요.
그런데, 부천에 계남중학교는 그것이 가능한 학교입니다.
초등학교 때 인호인범이에게 처음으로 축구를 가르쳐 주신 제영진감독님이 올 해 계남중학교에 축구부를 만드셨거든요. 다만 그 학교에는 현재 1학년 10명뿐, 2학년 학생은 한 명도 없는 그야말로 이제 시작하는 경기력이 약하고 같이 운동할 동료 친구가 없는 것이 단점이지요. 친구들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중학생 아이들에게는 정말 커다란 단점일 수 밖에 없고 더구나 인호,인범이는 광탄중학교에 매일 생활을 같이하고 같이 놀고 축구를 배우며 운동장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땀을 흘렸던 소중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재활훈련을 받으면 축구를 잘 할 수 있는 신체 조건이 만들어져서 축구를 더 잘 하게 된다고 하는 설명을 충분히 들었지만, 아이들은 제일 먼저 그리고 온통 친구들 생각으로 괴로워했습니다.
친구들과 매일 같이 세끼 밥을 먹고 함께 이야기하고 밤마다 같은 공간에서 잠이 들면서 아이들은 정이 흠뻑 들었던 게지요.
학교의 대표선수이자 한 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엄청난(!) 3학년 형아들의 그늘에서 자기들이 3학년이 되면 모두 함께 운동장에서 호흡을 맞춰 멋지게 날아다닐 듯이, 감독님의 지시나 결정과 상관없이 자기들끼리 벌써 등번호와 포지션과 전술과 전략을 함께 짜면서 가슴벅차하면서 웃고 까불면서 하루하루 보냈던 게지요.
"엄마, 나도 재활 받고 싶어! 축구를 잘 할 수 있다는데 나라고 왜 안 받고 싶겠어. 그런데 친구들과 약속은 어떻게! 약속은 지켜야지!"하며 눈물을 떨구는 인범이를 보며 엄마인 저도 눈물을 쏟았습니다. 아이들의 우정과 신의가 예쁘고 대견해서, 그리고 단체경기인 축구를 배우기 위해 집을 떠나 파주 광탄중학교에서 합숙을 하면서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없었고 힘들었을텐데도 좋은 것만 기억하고 마음에 담은 아이들이 고마워서 눈물만 나왔지요.
그리고
축구부 생활에서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해 주시며 축구를 가르쳐 주신 손형호감독님, 김병조코치님, 새로오신코치님, 서재석코치님, 트레이너코치님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만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 엄마 손이 필요한 아이들인데 엄마 품을 떠나 있는 동안에도 잘 자랐구나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저와 대화하면서 이해하고 감독님의 허락을 받아 학교를 옮기기로 결정하고, 인호인범이는 지난 주 부터는 광탄중학교 축구부 숙소에서 나와 하루 5-6시간씩 재활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친구들과도 뜨거운 우정을 나누며 나중에 운동장에서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이제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인호,인범이에게 또다시 격려의 응원을 보내주세요.
당분간 재활 훈련에 매진하며 축구를 배워 나가야 해서 팀웍을 살려 멋진 시합을 하진 못하겠지만 평범한 중학생으로 계남중학교로 전학을 가서 집에서 등하교를 하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중학교로 진학하며 축구부 운동선수로 키우는 것, 사춘기에 접어드는 쌍둥이의 성장에 대해 참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민했습니다. 쌍둥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늘 허둥대고 부족하고 불안해 하는 것은 여전한데 아이들은 어느새 조금씩 성장하여 이제는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저도 이번 일을 계기로 축구선수가 되고자 하는 길이 참 멀기도 하고 어려운 과정임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아이들을 제대로 지지하고 지원해야 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있습니다.
쌍둥이 인호인범이와 평범하게 살아가며 축구하는 모습 보여드릴께요.
인호, 인범이의 꿈은 "축구 선수가 되자!" 이니까요~~~
첫댓글 아, 눈물난다. 과정없는 결과는 없겠지. 아이들이 참 어려운 결정을 했네.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네. 인호, 인범이 그리고 쌍둥이엄마 모두 잘 헤쳐가리라 믿어. 쉽지 않지만 한과정 한과정을 열심히 거쳐가는 모자의 모습이 참 감동적이다. 앞으로도 어려운 일은 있겠지만 잘 해나갈 거야. 인호, 인범이의 성장이 참 아름답다. 쌍둥이 모자 화이팅!!! 참, 이사 전에 보내야할 것 같아서 오늘이나 내일 고추장 보낼께. 집으로 보내는 것이 들고가는 부담이 적을 테지? 집으로 보낼께. 그리고 이사하면 주소 꼭 알려주고! 아이들 시간 되는 대로 반드시 놀러와~~ 보고싶다. 인호인범이 오면 우리 애들도 너무 좋아할 것 같아. ^^
안녕하세요. 아직 산집에서 둘째가 자라고 있는 규진엄마예요. 현대홈타운에 살고 있는. 얼마 전 산학교 장터에서 인호인범 엄마를 뵈었지요. 인호인범이 잘 지내요? 라고 묻고 싶었는데, 눈인사만 나누었네요. 리림엄마를 통해, 그리고 리림이를 통해 많이 들어서인지, 인호인범이 잘 지내고 있는지 늘 궁금했는데, 정말 많이 컸네요.. 어려움도 잘 이겨 내고! 인호인범이 아자아자!!!
오늘 학교에 가서 전학 서류받아서 재활센터 갔다 왔어요. 재활훈련과정이 지루하고 오래 걸릴 것 같아 아이들에게 더 힘이 되어야겠다고 또 생각했지요. ^^ 모두 감사드려요!
드뎌 결정을 했네요. 축하해요. 인호인범 입장에서 아쉽고 잃은 듯해보이는 것도 많겠지만, 이번 선택으로 얻는 것 또한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에요.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 보고만 있어도 가슴 벅찹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팟팅!!!!
우리 인호, 인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네요.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주 연락도 못하고 ..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된 인호, 인범~ 학교 생활도 잘하고 재활훈련도 잘 받아서 앞으로 더 멋진 꿈을 위해 한걸음씩 걸어가는 모습 보여주길.. 마음속으로 응원합니다!!!
모두 고마워요~ 인호,인범이와 제게 늘 힘이 되어 주셔서~~오늘도 팟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