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책방 오는 길에 함께 자란 2017년!
평심마을 문화원 ‘꿈다락토요문화학교’를 마무리하며
꿈다락 주강사 윤해정
처음 ‘책과 아이들’에 왔던 아침이 생각납니다. 유치원 한반 나들이 장소라는 것만 알고 찾아온 곳이라 어색하고 낯설었던 마음. 이렇게 좋은 공간을 이제야 알게 된 아쉬움. 자주 오고 싶다는 욕심… 그 때는 책방이 가깝지만 먼 공간으로 생각했어요.
지난 3년은 ‘동네 책방 가는 길에서도 우리는 자란다’는 말을 몸으로 느낀 시기였습니다. 책방에 서 시작한 ‘영화읽기모임’으로 어른들과 성숙한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었구요, 유치원 엄마동아리로 시작한 ‘그림책’ 공부는 그림책을 보고 즐기는 기쁨도 주었지만, 제대로 된 좋은 그림책을 찾고 싶은 마음이 숙제가 되었습니다. 책방처럼 좋은 공간, 가치관이 훌륭한 좋은 그림책, 생각을 나누는 함께 하는 친구가 소중하다는 마음이 점점 강해지고 있을 때, ‘꿈다락토요문화학교’ 강사 제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마냥 좋았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될 것 같았구요. 책방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니 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전체 일정과 세부 계획을 의논하고 꿈다락을 준비하다보니 어려움이 보였습니다. 내 역량 밖의 일이 아닐까? 잘 할 수 있을까? 인형 만들기, 극 준비하기, 노래 발표…… 내가 제대로 해 본 것이 없다는 것이 부담이 되었습니다. 아직 읽지 못한 낯선 책 제목들을 보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요. 1기가 끝나면 2기를 더 준비하고, 2기가 끝났나 보다 했더니 3기의 하이라이트 ‘자작시에 붙인 노래’ 발표가 다가왔습니다. 혼자 하기에는 부담스럽고 두려운 일들이 여럿이 함께했더니 하나하나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간과 사람이 주는 힘에 대해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평심마을 문화원 ‘꿈다락’은 주 양육자와 자녀가 함께 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마음을 나누며 성장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어른을 대상으로 이해를 구하는 수업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수업도 아니었습니다. ‘우리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꿈다락 가족’으로 보내는 동안 마음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주에는 ‘나’의 ‘정체성’에 대해 돌아보았습니다. 나를 찾는 시기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계획에도 없던 제 인생의 실패경험이 불쑥 나와 버렸지요. 힘들었던 17살을 이겨나갈 수 있었던 것은 중학생 때 다져진 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등 4학년~ 중 2학년 까지 ‘꿈다락’을 통해 만나고자 했던 연령대의 아이들과 부모님들도 이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경험보다 좋은 경험을 선택하고 일 년 동안 공들이며 만난 ‘꿈다락 가족’들 덕분에 2017년은 소중한 한 해였습니다.
‘책과 아이들’에 처음 왔을 때 느낀 어색하고 낯선 마음이 아이보다 엄마가 더 바쁘게 책방을 오가며 자라고 있습니다. ‘동네 책방 가는 길에서도 우리는 자란다’는 말을 이웃과 나누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