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재능기부시대 9. 동림초등학교 (무등일보 2012년 7월 25일 자/ 이윤주 기자)

[장우철]

지금은 재능기부시대 9. 동림초등학교

입력시간 : 2012. 07.25. 00:00

고사리 손으로 실천하는 나눔 무대

재능기부로 갈고 닦은 재능 소외계층에 환원

동림초등학교 5학년들 요양원 7곳서 발표회

24일 오전 10시 광주 수완지구의 한 요양원. 공연장으로 변신한 병동 입구가 웃음으로 한바탕 떠들썩하다.

무대의 주인공은 동림초등학교 5학년생들. 긴장된 초등학생들의 서툰 말투와 몸짓에도 객석은 마냥 흥겹다.

사회자의 안내에 맞춰 태권도 시범이 시작됐다. "차렷, 경례! 얍" 허공을 가르는 발차기가 제법 절도있고 날쌔다. 이어 또다른 아이들이 하모니카와 리코더로 동요 '퐁당퐁당'과 '과수원길'을 연주하자 객석에서는 금새 합창이 터져나온다.

허옇게 센 머리에 흰 환자복을 입은 관객과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들까지 객석은 온통 하얀물결이다. 성긴 머리에 치아도 드문드문 하지만 함박웃음만은 해맑다.

공연 사이 사회자가 경품 추첨을 하자 손에 쥔 숫자를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면 손을 번쩍 들고 선물을 받아들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마지막 무대는 공연참가자들의 합창. 30여명의 아이들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른 후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해요~" 외치자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아이들의 정성어린 무대에 객석에서도 애창가요 '섬마을 선생님'으로 화답하며 막을 내렸다.

"손주 녀석 같은 아이들의 재롱에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라는 옛 추억에 젖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김모(83) 할아버지는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아리랑'을 흥얼거리고 주위 친구들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재능기부의 매력은 나눔과 환원이다. 미래 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꿈과 희망도 전한다. 아직은 여린 고사리손에 어리기만한 초등학생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갈고 닦은 재능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광주재능기부센터와 광주동림초등학교 5학년생들이 24일 북구자원봉사센터, 광주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등 사회단체의 도움을 받아 마련한 '나눔 체험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지역 사회 연계활동으로 마련된 이 날 행사의 시작은 지난 4월로 거슬로 올라간다.

광주재능기부센터가 초등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전한 후 다시 환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부터다.

동림초등학교 5학년들을 대상으로 종이접기, 댄스, 클레이아트, 한지공예, 마술 등 동아리를 꾸리고 지역 사회에 재능을 기부하는 교육 강사들이 아이들과 직접 호흡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강사섭외는 북구자원봉사센터가 맡았다.

첫달인 4월에는 자원봉사에 대한 기본교육이 진행됐으며 5~7월에는 매월 한차례씩 동아리별 강좌를 꾸려나갔다.

행사의 대미는 재능기부로 갈고 닦은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발표회로 장식됐다.

아이들은 광주 지역 요양원 7곳을 직접 찾아 동아리활동을 통해 쌓아온 실력을 선보이며 희망과 웃음을 선사했다. 아이들 발표회 장소는 광주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발표회에서 아이들은 마술, 댄스, 태권도, 연주 등 공연은 물론 그동안 종이접기, 클레이아트, 한지공예 동아리 활동시간에 직접 만든 작품들을 중간중간 경품추첨과 퀴즈코너를 통해 관객들에게 선물로 전했다.

강예진(11·동림초5)양은 "이런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제가 직접 만든 한지공예품을 선물받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호응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이곳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재능기부센터는 하반기에도 운천초등학교와 동림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행사를 이어간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재능을 기부하는 교육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과 동아리활동을 진행한 후 소회계층을 찾아 재능기부를 환원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재능기부센터 최보람씨는 "초등학생들이 지역사회에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이윤주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