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세상이란
알바,일용직,파견직,도급직,계약직 등등의 꼬리표가 있다. 이와같이 정규직과 차등을 두는 여러 가지의 직종의 꼬리표가 있다. 나도 이 중에 한가지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데 그건 바로 도급직이다. 나는 현재 병원에서 환자이송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도급직은 요즘하는 말로 인력파견기업에 소속을 두고 일하는 계약직 직원을 말한다. 차이가 있다면 계약직이지만 자체계약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이제껏 한 번도 정규직으로 일을 해 본 적이 없다. 오냐하면 정신장애3급의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다른 종별의 장애인이라면 그나마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있지만 우리같은 정신장애인들은 아무래도 사회에서 색안경을 끼고 보게되어 장애종별중에 제일 소외되어 고용주들도 채용을 꺼려하게 되는게 기정사실이다. 나는 3중고 속에서 나름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나이도 적지않고 학력도 낮고 도급직이라는 거의 이중계약에 가까운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도 모두가 나보다 나이가 10년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싫은소리, 억울한 소리를 들어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마디의 대꾸도 하지 못한다. 내가 하고 있는 환자이송이라 함은 병동에 있는 환자들이 수술을 한다거나 아니면 검사를 받아야 할 경우 병동에 있는 간호사들이 내가 소유한 무전기로 무전을 한다. 그때 나는 병동으로 달려가 그들이 누워있는 시트를 끌고 검사실로 이동을 하고 검사가 다 끝나면 다시 그들을 검사실에서 병동에 있는 자신들의 침상으로 옮겨놓고 수술을 해야 할 환자가 있다면 똑같이 병동에서 수술실로 수술이 끝나면 병동에 자신들의 침상으로 옮기는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은 몸이 10개라도 모자르다. 더욱 서러운 것은 간호사들이 무전으로 이송요청을 했을때 조금이라도 늦으면 버럭 화를 내고 심지어는 혼잣말로 욕을 할때가 다반사다. 화는 나지만 나는 욕을 할 수가 없다. 자체계약직도 아니고 더군다나 간호사들처럼 정규직 직원도 아니기 때문이다. 엄연히 나는하도급용역업체 소속의 계약직이기 때문이다. 정규직이라면 나를 간접적으로 해고를 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내가 말하는것은 부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건 관례가 되버린지 오래다. 인사팀쪽에 가끔 뒷말을 하여 해고되어 나가는 도급직들을 나는 가끔씩 봐왔기 때문에 알고있다. 나는 힘들게 일을 하면서도 나와 같은 사람들의 불행한 현실을 볼 때 마다 너무 안타깝지 않을 수 없고 그들을 위해 단 한마디의 변명도 해주지 못하는것을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솔직히 나는 언제 나도 그런 경우가 생길지 불안하여 안 좋은 처우를 당해도 마음속에 묻어 둘 뿐이다. 나는 항상 내가 바보같다고 그리고 비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나의 환경을 개선해 보려는 마음은 있지만 정신장애라는 멍애를 쓰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렇게 하려고 해봐야 시간낭비, 기력낭비일 뿐이다. 하지만 늘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일을 해왔기에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나는 자족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그런 과정에서 비천함에도 처할 줄 알았고, 또한 어떠한 경우에는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에게 힘을 주는 간호사들로 인해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았다. 늘 나쁜일만 있으라는 법도 없고, 늘 좋은일만 있으라는 법도 없다는 말을 그제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 소중한 사실들이 내 눈에 보여지고 깨달아 질 때 나는 다소 불합리하다는 조건속에서도 가슴뿌듯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3년을 버텨낼 수 있었다. 그런 점이 정신장애를 가진 장애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 인것 같다. 되돌아 보건데 나는 그 동안 정규직과 자체계약직만 빼놓고 모든 고용형태로 일을 해 봤다. 아르바이트,일용직,파견직을 두루 거쳐 지금의 도급직까지 말이다. 이 모든 형태의 직종을 두루 거쳐 본 나였기에 남들은 길어봤자 6개월도 못 가는 일을 3년이라는 시간동안 해 온 것 같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읆는다는 그 3년을 말이다.나는 지금의 퇴직률과 이직률을 감안 했을때 그 만큼 오랜기간을 일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마도 불안한 고용형태 때문에 퇴직률과 이직률이 거의 상의한 수치를 이룬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 나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가끔 내가 지니고 있는 지병인 마음의 병으로 인하여 마음이 힘들어 육체적으로도 힘든 경우가 가끔 있지만 거친 파도를 넘어갈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기에 나는 능히 이겨낼 수 있다. 그렇지만 불안한 고용형태로 인하여 토직과 이직이 잦다는 것만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고 본다. 더군다나 인력하도급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은 정규직의 문이 그마만큼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식견은 비록 좁은 나 지만 그렇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를 예로 들자면 이러한 경우가 생길수 있다. 내가 만약 A그룹사에서 근무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 A그룹사에서 하청을 받은 인력하도급업체 담당자 한 사람의 판단과 안목으로 인해 나는 면접도 한 번 보지 못하고 A그룹사에서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견이 좁은 나 로서 할 수 있는 얘기는 거기까지 밖에는 안 된다. 그렇지만 확실하고 분명하게 말해보라고 누군가가 내게 이야기 한다면 “내가 바라고 싶은 것은 나 보다 식견이 넓은 사람들로 인해 더 많은 폐단의 사례가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완벽하게 바뀌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고용악화가 가능한한 최소한으로 줄어들어 일을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만의 언성이 높아지지 않았으면 하는것이다. 항상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차별없는 그런 세상에서 일을 해봤음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그런 세상이 오기를 오늘도 나는 하늘에 기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