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가 말씀하였다.
"천하에 정도가 있을 적에는, 소덕이 대덕에게 사역을 당하며 소현이 대현에게 사역을 당한다. 천하에 정도가 없을 적에는, 소인이 대인에게 사역을 당하며 약자가 강자에게 사역을 당한다. 이 둘은 천리이니, 천리에 순종하는 자는 보존되고, 천리에 역행하는 자는 멸망하느니라."
제경공이 말하기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명령을 할 수도 없고, 또 다른 사람의 명령을 받지도 않는다면, 이것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절교하는 것이라."
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여식을 오나라에 시집보냈다.
"그런데 지금 소국이 대국을 스승으로 받들면서 명령받기를 부끄럽게 여기니, 이것은 마치 제자가 선성으로부터 명령받기를 부끄럽게 여기는 것과 같다."
"만일 그런 일을 부끄러워할진댄, 문왕을 스승으로 하는 것만 못한 것이니, 문왕을 스승으로 한다면, 대국은 5년, 소국은 7년에 반드시 천하에 인정을 펼 것이다."
"시경에 이르기를,
'상나라의 자손이 그 수가 억이 안되지만, 하늘이 이미 명령을 하는지라, 오직 주나라에 복종하였구나! 오직 주나라에 복종하게 한 것은, 천명이 항상(일정)하지 아님이로다. 은나라 선비로서 살찌고 민첩한 자들이 주나라의 서울 호경으로 와서 관제를 받든다.'
고 하였다. 공자가 말씀하였다.
'인정에는 사람의 숫자가 많아야 되는 것이 아니니, 대체로 나라의 임금이 인을 좋아하면 천하에 대적할 이가 없다.'"
"그런데 지금,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기를 바라되 인정을 행하지 않으니, 이는 뜨거운 물건을 손에 잡고서 물로 씻으려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시경에 이르기를,
'누가 감히 뜨거운 물건을 잡고도 가서 물로 씻으려 하지 않겠는가?'
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