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김진우
주제 : 생활속 건강-아토피
1. 아토피란 무엇인가?
아토피(atopy)란 그리이스 어원상 ‘이상한’ 또는 ‘부적절한’ 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토피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 일상의 주변 환경에서 흔히 접하는 단백물질( 집먼지, 집먼지 진드기, 동물털, 꽃가루, 곰팡이, 음식물 등)이 피부에 접촉하면 두드러기 반응을 잘 나타내고, 2) 이들 물질에 피부 또는 안점막이 노출되거나, 호흡기를 통해서 흡입되거나, 음식물로 섭취될 때, 수분 내지 수시간 내에 전신 쇽반응, 두드러기, 기침, 호흡곤란, 코 막힘, 콧물, 재채기, 안구 충혈 및 부종,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이상 반응을 피부, 호흡기, 눈, 및 소화기에 잘 일으킨다.
그리고, 3) 이러한 이상하고 부적절한 반응은 가족적으로 나타나는데, 아토피 소인을 가지고 있는 가족에서는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아토피질환을 잘 나타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토피 소인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장염, 아토피성 두드러기 등이 있습니다.
2. 아토피에 대한 Q&A
▷ 아토피는 유전인지?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성 피부질환으로 비정상적인 유전자에 의해서 나타나는 부적절한 면역염증반응과 피부장벽기능의 장애로 발병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부모가 모두 아토피피부염을 가지고 있는 경우, 한쪽 부모만 아토피피부염을 가지거나 또는 부모 모두에서 이 질환을 가지지 않는 경우 보다 아토피피부염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부모 중 어머니로부터 아토피피부염의 유전적 소인을 더 타고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그러나 이 질환의 유전양상은 단순한 멘델 유전방식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현재로서 아토피피부염의 유전적 발생원인은 이 질환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특정 염색체상의 이상 유전자 즉 다수의 아토피피부염 유발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단백물질이 이 질환을 발생시킬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질환의 궁극적인 발생에는 환경요인이 중요한데, 실제로 동일한 아토피피부염의 소인을 타고난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개개의 한자가 성장한 환경 여건에 따라서 이들 중 한쪽은 심한 아토피피부염으로 고생하지만 다른 한쪽은 아토피피부염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아기태열과 아토피피부염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나라 민간에서 흔히 태열과 아토피피부염을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적절한 우리말 번역이 없는 것도 한 요인으로 생각됩니다. 피부과적으로 말씀드린다면 태열이란 영유아기 즉 생후 1세까지 피부에 나타나는 모든 습진 또는 피부염을 이야기한다고 생각됩니다. 이 시기에 나타날 수 있는 습진 또는 피부염으로는 아토피피부염을 포함하여, 지루피부염, 자극성 접촉피부염, 신생아 여드름, 모낭염, 땀띠, 감염성 발진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보통 생후 2-3개월에 처음으로 시작합니다.
이 시기의 아토피피부염의 모양은 급성의 습성 습진 또는 만성의 건성 습진, 지루성의 습진 등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영유아기의 다양한 피부발진을 모두 아토피피부염으로 성급하게 단정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경과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가려야 할 음식과 먹여줘야 하는 음식은?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하여 나타날 수 있는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거의 대부분이 10세 이전의 유소아기에 나타납니다. 이러한 음식물 알레르기는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소실됩니다. 물론 약 1% 에서 음식물 알레르기가 평생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신생아는 초유를 포함하여 적어도 6개월 이상의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딱딱한 음식물에 의한 이유식은 적어도 생후 7-8개월 이후에 익힌 곡류로부터 시작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흔히 이 시기에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물로 우유, 계란, 밀가루, 콩, 땅콩 등의 견과류, 생선류 등이 있으나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음식물에 의해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은 경미한 접촉 두드러기 증상에서부터, 전신 두드러기, 전신 쇽, 복통, 설사,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의 악화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물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는 음식물과 관련된 이상반응의 관찰 및 기록, 음식물 피부반응검사, 혈액내 음식물 관련 알레르기 항체 검사, 음식물 유발검사 등으로 가능합니다. 음식물 알레르기 증상을 나타내더라도 정확하게 찾아낸 원인 음식물을 2-3년 동안 식단에서 제한하면 후일 동일한 음식물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소실 될 수 있습니다. 유소아기 연령은 건강한 신체발육을 위해서 다양한 영양소의 섭취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막연한 음식물 알레르기에 대한 믿음 내지 불안감으로 아이들의 식단에서 무조건 음식물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영양실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편식을 삼가고 육류 및 곡물류, 채소류, 과일류 등에 의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인스탄트 식품, 탄산 음료, 술, 쵸콜릿, 차류, 매운 양념, 캔 저장식품 등을 피하는 것을 권합니다.
▷ 아토피, 과연 치료될 수 있는지?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성 질환이지만 현재로서 원인 유전자를 대체하는 근원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입니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은 일반적으로 생후 1세 무렵, 유아원/유치원 무렵, 사춘기 직전 등 3 시기에 자연적으로 증상의 호전이 나타납니다. 물론 일부에서 부적절한 관리로 인해서 장년기 이후 노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의 관리 요령은 병의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여 호전시키고, 평소 이 질환의 여러 악화요인을 조절하여, 심한 아토피피부염의 상태를 일상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호전된 상태에서 유지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현재로서 아토피피부염의 염증과 가려움증을 치료하는 다양한 종류의 약제와 치료법이 개발되어 있으며 동시에 이들 치료제제에 대한 부작용도 잘 검증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아토피피부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는 이 질환을 근치시킨다든지 또는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여 원활한 일상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자주 과도하고 검증되지 않은 치료방법으로 병을 악화시키고 심한 전신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 성인과 소아 아토피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소아기와 성인기의 아토피피부염은 동일한 질환이지만 습진의 모양과 분포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아토피피부염은 연령에 따라서 편의상 3가지 시기로 구분하는데 1) 영유아기 2) 소아기 3) 사춘기 및 성인기 입니다. 영유아기는 생후 2-3개월에 처음 시작하고 주로 머리, 얼굴, 몸통에 급성의 습성 습진으로 나타나거나, 노란 딱지를 나타내는 지루성으로 나타납니다.
소아기에는 팔과 다리의 접힌 부위, 목, 이마, 귀, 머리에 마른 비늘, 두꺼워진 피부, 색소침착 등의 건성 습진의 형태로 나타나고, 손발 및 몸통에 습성 습진으로도 나타납니다. 사춘기 및 성인기에는 흔히 두경부 피부염이란 형태로 나타나는데, 즉 머리, 얼굴, 목, 가슴 및 등의 상부에 급성 및 만성, 지루성의 습진으로 나타납니다. 소아기 아토피피부염과 같이 팔과 다리의 접힌 부위에도 습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주부습진 형태의 자극성 접촉피부염이 잘 나타납니다.
▷ 아토피 치료에서의 면역요법과 그 치료대상은?
아토피피부염은 근본적으로 우리몸의 면역계의 이상 질환입니다. 아토피피부염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백혈구, 항체, 세포 호르몬, 염증물질 등을 면역학적으로 조절해서 보다 근원에 가까운 치료를 하는 것을 면역치료 또는 면역조절치료라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 아토피피부염의 발생에 관여하는 면역기능의 이상반응은 매우 복잡하여 개개의 면역요법에 대한 면역학적인 적응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전신면역치료제는 부적절하게 사용될 때 심각한 전신장기의 부작용과 전신면역기능의 조절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아토피피부염환자에서 환자의 전신적 상태와 가능한 면역학적 적응을 잘 고려하여 전문가에 의하여 신중히 사용되어야 합니다. 특별한 단백물질에 대한 알레르기반응을 줄이는 감감작백신 피하주사가 일부에서 아토피피부염에 다시 사용되고 있으나 대상환자의 선정과 치료경과에 주의를 요하고, 세포성 면역을 증강시키고 비정상적인 알레르기 면역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싸이모펜틴 피하주사, 인터페론 감마 피하주사,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 등도 경우에 따라 사용되고 있습니다.
경구약제로 증가된 백혈구의 알레르기반응을 억제하는 싸이클로스포린, 아자티오퓨린, 메토트렉세이드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때로 심각한 전신 장기의 부작용과 전신면역기능의 억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근래 기존의 스테로이드 연고제가 가지는 부작용이 없고, 아토피피부염에서 증가된 백혈구의 알레르기반응을 억제하는 면역조절 연고제가 개발되어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 아토피피부염에서 연고를 오랫동안 사용해도 되는지?
여기서 이야기하는 연고제란 흔히 스테로이드 연고제 또는 부신피질 연고제를 이야기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제는 적절하게 사용하면 탁월한 항염증 효과를 가지는 훌륭한 치료제입니다. 현재까지 스테로이드 연고제는 아토피피부염의 일반적인 치료와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제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부작절하게 사용할 때 다양한 피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피부 부작용으로 피부위축, 모세혈관 확장, 여드름, 색소 침착, 피부면역 저하, 다모증 등이 있으며, 드물지만 영유아, 노인, 전신 화상환자에서 강한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장기간 사용시 스테로이드의 전신흡수로 심각한 부신피질호르몬 조절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올바른 스테로이드 연고의 사용법은 피부염의 심한 정도에 따라서 적절한 강도의 연고제를 일정 기간 바르고 점점 강도가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사용하여 그 약물의 강도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스테로이드 연고제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으로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강도의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사용하지 않아서 피부염이 오히려 심하게 악화되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올바른 스테로이드 연고제 사용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장기간 임의적으로 이들 연고제를 사용하는 도중 스테로이드 연고제가 가지는 약물내성반응으로 점점 스테로이드 약물 강도를 높혀서 심한 피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근래 스테로이드제가 아닌 면역조절 연고제들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이들 면역조절 연고제는 항염증치료에서 그 효과가 스테로이드 연고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 의사명 : 김진우
● 진료과 : 피부과
● 전문분야 : 면역 및 알레르기 피부질환/ 아토피피부염,두드러기,접촉피부염,건선
● 약력
1978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82년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의학석사(피부과학 전공)
1983년 피부과 전문의
1986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전임강사
1988년 가톨릭대학교 의학박사(피부과학 전공)
1989-1991년 미국 Oregon Health Sciences University 피부과 연구원(아토피피부염 전공)
1993-2003년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 병원 피부과 과장
1998년(현재) 가톨릭대학교 피부과학교실 교수
2003년(현재)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장
2007-2009년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
2008년(현재) 대한온천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