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에게는
유독 밥과 연관된 말이 많다.
가난과
굶주림에 애닳았던
보릿고개의 역사를
가진 민족이기 때문이리라~!
어려웠던
시절 어른들은 밥 안 먹는 아이들을 야단치며 인생을 <밥
힘으로 산다.>고 하였다.
철 없는
자녀들에게는 <배가
불러서 그런다.>는 핀잔도
던진다.
어렵게
수고하는 가장들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다.>라고
너스레를 떨면
위로인지
덕담인지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고 되받아
치는 분들도 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하면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다.>라고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하는 분들도 계시다.
그래서일까
밖에서 고생하는 분들은 종종 <배
부르고 등 따신 게 최고다.>라고들 한다.
나는
밥과 관련된 말들 중에 <헝그리정신>이라는
말이 좋다.
그 옛날 1980년대에는
한국권투의 중흥기라는 게
있었다. 권투협회가
WBA와 WBC 두 개
밖에 없었던 시절로
챔피언 타이틀을 동시에 3~4개씩
거머쥐고 있었던 시절이다.
그 유명한
4전 5기의
홍수환 선수를 필두로 해서 유제두, 염동균, 김환진, 장정구, 박종팔, 유명우, 문성길, 백인철
같은 선수들이 그랬다.
이들에게는
한결같이 헝그리정신이라는 게
있었다.
가난하고
못 먹던 시절, 그 가난을
훈련 삼아 피나게 갈고 닦아 챔피언을 이룬 그들의 삶의 방식을 이른바 <헝그리정신>이라고
부른다.
밥이
없으면 악이 생기고, 밥이
없으면 깡이 생기는 게 헝그리정신이다.
이와
비슷한 것이 있는데 <군바리정신>이란
것이다. 군바리들의
구호 중에 <악으로
깡으로>라는 게
있다. 헝그리정신을 대표하는
말이 있다면 <악으로
깡으로>일 것이다.
굶주린
자의 마음과 배부른 자의 마음은 얼마나 다른 것일까?
설 연휴 기간에 가족과 함께 <정글의
법칙 In 파타고니아> 편을
보았다. 김병만
일행은 72시간에
가까운 굶주림 속에서 무언가를
먹기 위해 온갖 수고를 한다. 야생의
삶에서 그들을 살게 하는 것은 오직 헝그리정신이다. 부족민들은
잡히지 않는 토끼를 뒤쫓고 타조를 쫓으며 에너지를 태운다.
족장은 얼음장같이
물에서
송어를 잡으며 추위와의
사투를 벌이면서도 가족들에게 먹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힘들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생존은
그 어느 것보다 위대하다.
바로 그게 헝그리정신이다.
헝그리정신을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팔복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 싶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헝그리정신은 그 옛날
우리의 부모들이 가졌던 마음가짐 이상의 것일 수 있다.
헝그리정신은 성도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일 수 있다.
말씀을
좀더 살펴보자. 산상수훈의
이 말씀은 누가복음에서는
평지설교로 등장한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이 본문은 <심령이>라는
단어가 없다. 동일한
말씀인데 하나는 정서적 가난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가난이다. 이 둘을 어떻게 조화롭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마음이
가난해지려면 먼저 육체의 가난을 경험해야 한다.
가난의
경험 없이 어찌 가난을 알 수 있는가? 실전 없는
이론은 상상일 뿐이다. 예수님
역시 천국을 이루어가시며 가난한 삶을 자처하셨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식이 있다면 거룩한 헝그리정신이다.
당신에게
지금 이 정신이 있는가?
넉넉해진
살림, 두둑한
배에 정신 줄 놓고 있다면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가난을 경험하시길 간절히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