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시인 두보(杜甫)의 시(詩)
(54-3) 北征(북정): 북으로의 원정
❉ 두보(杜甫)가 피난지 봉상(奉翔)에서 가족이 있는 부주(鄜州)로 감
見耶背面啼(견야배면제) 아비를 보고 뒤 돌아서 우는데
垢膩腳不襪(구니각불말) 때 묻은 발에는 버선도 안 신었네
牀前兩小女(상전량소녀) 침상 앞에 있는 어린 두 딸은
補綻才過膝(보탄재과슬) 기워 입은 옷이 겨우 무릎을 가렸네
海圖坼波濤(해도탁파도) 수놓은 바다 그림 무늬 파도가 잘려있는데
舊繡移曲折(구수이곡절) 수놓던 옛날의 무늬 그만둔 까닭이라네
天吳及紫鳳(천오급자봉) 강과 바다의 신이
顛倒在裋褐(전도재수갈) 조각난 옷에 거꾸로 기워져 있다네
●註 *耶(야)-아버지<=爺> *垢膩(구니)-더러움<垢:때 구, 膩:때 니> *襪(말)-버선 말
*才(재)-겨우, 조금 *坼(탁)-갈라지다<坼:터질 탁> *天吳(천오)-물의 신(神)
*紫鳳(자봉)-바다의 신(神)<보랏빛 봉새(鳳)>
老夫情懷惡(노부정회악) 늙은 지아비 먼 길 오느라 마음이 쓰려
嘔泄臥數日(구설와수일) 구토와 설사로 며칠을 몸져누웠다네
那無囊中帛(나무낭중백) 어찌 이 보따리에 옷감이 하나 없어
救汝寒凜慄(구여한름률) 추위에 떠는 너희를 따뜻하게 해주지 못했을까?
粉黛亦解苞(분대역해포) 분갑과 눈썹 먹을 보통이에서 꺼내
衾裯稍羅列(금주초라렬) 이부자리 위에 하나하나 펼쳐 놓으니
瘦妻面復光(수처면부광) 야윈 처의 얼굴 화색이 돌고
癡女頭自櫛(치녀두자즐) 철부지 딸은 덩달아 머리를 빗네
●註 *老夫(노부)-늙은 남편<杜甫가 자신을 일컬음> *嘔泄(구설)-구토와 설사
*凜慄(늠률)-추워서 벌벌 떨다<慄:두려워할 률> *解苞(해포)-보퉁이를 풀다.
*粉黛(분대)-흰 분(白粉)과 눈썹 먹(眉墨) *衾裯(금주)-이부자리<裯:홑이불 주>
*癡女(치녀)-어린 여자아이<癡:어리석을 치:어리다> *櫛(즐)-빗 즐
學母無不爲(학모무불위) 어미에게 배워서 못하는 것이 없고,
曉妝隨手抹(효장수수말) 아침 화장한다고 손이 가는 대로 얼굴에 바르네
移時施朱鉛(이시시주연) 한동안 분 바르고 입술연지 바르더니
狼藉畫眉闊(낭자화미활) 넓게 그린 눈썹 난장판이네
生還對童稚(생환대동치) 살아 돌아와 어린아이를 마주하고 보니
似欲忘飢渴(사욕망기갈) 굶주림과 목마름도 거의 잊어버렸다네
問事競挽須(문사경만수) 이것저것 물으며 다투어 수염을 당기지만
誰能即嗔喝(수능즉진갈) 누가 능히 화내고 꾸짖을 수 있을까?
●註 *手抹(수말)-손으로 찍어 바름 *朱鉛(주연)-붉은 입술연지
*狼藉(랑자)-어지럽게 흩어짐 *嗔喝(진갈)-꾸짖음<喝:꾸짖을 갈>
翻思在賊愁(번사재적수) 문득 적에게 포로가 됐을 때를 생각하면
甘受雜亂聒(감수잡란괄) 이렇게 떠들썩한 어떤 것도 감수하겠네
新歸且慰意(신귀차위의) 집에 갓 돌아와 마음에 위안을 얻으니
生理焉能說(생리언능설) 함께 생활하는 기꺼움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리
至尊尚蒙塵(지존상몽진) 황제께서는 아직도 피난 중이시니
幾日休練卒(기일휴련졸) 그 언제나 전란이 끝나려나
仰觀天色改(앙관천색개) 하늘을 우러러보니 빛깔이 달라져
坐覺妖氣豁(좌각요기활) 사악한 기운 사라질 것 같은 느낌 앉아서도 알겠네
●註 *亂聒(난괄)-소란을 피움<聒:떠들썩할 괄> *生理(생리)-生計(생계), 일상의 生活(생활)
*蒙塵(몽진)-먼지를 뒤집어 씀<황제의 피난> *練卒(련졸)-군사의 훈련<전쟁>
*妖氣(요기)-불길한 기운<戰亂> *豁(활)-사라지다.
陰風西北來(음풍서북래) 음산한 바람이 서북쪽으로부터 불어와
慘澹隨回紇(참담수회흘) 따르는 회흘의 병사들 참담해 하네.
其王願助順(기왕원조순) 그들의 왕은 우리나라를 돕고자 했으나
其俗善馳突(기속선치돌) 그네들 풍속이 저돌적인 민족이네
送兵五千人(송병오천인) 병사 오천 명을 보내 왔고
驅馬一萬匹(구마일만필) 말은 일만 필(마리)을 몰고 왔네
此輩少爲貴(차배소위귀) 이들의 무리는 젊은이들 귀하고
四方服勇決(사방복용결) 온 사방을 그 용감함으로 굴복시켰네
●註 *西北(서북)-西域의 吐藩(토번)족 병사를 의미<安史의 亂을 평정코자 唐皇室이 끌어들임>
*回紇(회흘)-위구르족<回族:터키계의 유목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