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73. 바사닉왕, 음식의 양을 조절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몸이 뚱뚱한 바사닉왕이 숨을 헐떡거리면서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부처님께서 왕에게 물으셨다.
“대왕은 지금 몸이 너무 뚱뚱해서 움직이거나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일이 지극히 어렵겠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고 그러하니, 세존의 말씀과 같습니다.
지금 몸에 대한 걱정을 스스로 부끄러워하면서 자책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음식 먹을 때는 반드시 양(量)을 잘 조절해야 하니
사람이라면 늘 이 점을 명심해야 하네.
몸이 가뿐하고 편하면 고통이 적으며
소화가 잘 되면 수명을 길게 보호하리.
그때 오대(烏帶) 마납(摩納)이 대중 속에 있었는데,
왕은 그 소년에게 말하였다.
“네가 이 게송을 받아 지니고서 내가 밥 먹을 적마다 항상 나를 위해 이 게송을 외우겠느냐?
만약 외울 수 있다면, 나는 너에게 날마다 백 금(金)의 돈으로 상을 주겠으며, 내가 먹을 음식을 항상 네가 나보다 먼저 먹도록 허락하겠노라.”
오대 마납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거듭 바사닉왕을 위하여 갖가지로 설법하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고는 말없이 계셨다.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가자,
오대 마납은 조금 더 머물러 있다가 그 게송을 받아 지니었다.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왕이 식사할 때는 항상 왕을 위하여 이 게송을 말하거라.”
그리하여 바사닉왕은 날마다 음식을 줄였기 때문에 살이 차츰 빠지면서 가뿐하고 편하게 되었다.
바사닉왕이 나중에 부처님 처소에 왔을 때는 신체가 가뿐하고 편하여서 더욱 단정한 모습이 되었다.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서 현재의 몸으로도 한량 없는 즐거움을 받고 있습니다.
부처님ㆍ바가바(婆伽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귀의하오니, 제가 현재의 과보로써 현재의 이익을 얻은 건 음식을 조절했기 때문임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