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5권
[중생을 위해 평등한 마음을 일으킨다]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중생을 위해 평등한 마음을 일으킨 것이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중생을 위해 복을 닦는 인연을 만들어 주는 것,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없어지도록 하는 것,
모든 중생이 노여움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
모든 중생을 위해 보시하고 계를 지키고 참고 정진하고 선정을 이루고 지혜를 갖추는 것,
모든 중생을 위해 일체종지(一切種智)의 마음을 내는 것,
모든 중생을 위해 스스로 일체종지의 마음을 만족하는 것,
모든 것에 대해 두 가지 극단의 생각을 하지 않는 것,
지은 공덕을 모든 중생과 함께하는 것,
모든 중생을 인연해 경계(境界)로 삼는 것,
이렇게 생각할 때 속히 보살법(菩薩法)을 성취하는 것이다.
속히 보살법을 성취하는 까닭에 생사가 불타오르는 것 같다는 사실을 관찰해
스스로 이 법을 타고서 능히 생사를 벗어나고,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고해(苦海)를 건널 수 있게 하되,
모두에게 평등한 마음을 내어 더하거나 덜하지 않는다.
선남자야, 비유하면 여섯 명의 아들을 둔 장자가 아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모두에게 똑같으므로 그들을 위해 방편을 쓰는 것도 평등한 것과 같다.
여러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무지해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고 선악도 알지 못하는데 그 집에 불이 일어났다.
이때 어린아이들이 각각 다른 곳에 있으면
선남자야, 장자가 이 아이는 구해야 하고 저 아이는 구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이 아이는 먼저 구하고 저 아이는 나중에 구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느냐?”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장자의 아들에 대한 마음은 평등해 차별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 또한 그러하여 모든 중생을 아들처럼 여긴다.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생사의 마갈(摩竭)이 치성한 세계에서 이 모든 아들들이 각기 6도(道)에 처해 있으니,
보살은 그들의 근기에 따라 응하여 성취시키며 모두 다 건져 구제하고 벗어나게 해 적멸한 곳에 둔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모든 중생에 대해 평등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 한다.